역파송과 미션 하이웨이
이주민 목회의 절정은 역파송 선교다. 필자는 다문화 이주민들을 선교하고 목회하면서 역파송의 의미와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닫고 있다. 역파송이란 국내의 이주민들을 전도하여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갈 때는 선교적인 삶을 살도록 결단하고 헌신하게 하여 자국으로 돌려보내자는 새로운 선교의 전략이다. 그러나 역파송의 선교가 그리 간단하고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는 오랫동안 역파송의 선교를 생각하고 준비하면서 많은 시행착오와 한계를 절감했다. 때로는 의욕적으로 사람을 키우다가 마지막 순간에 일을 망쳐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맞이하여야 했다.
나섬에서 외국인 신학생들을 키우는 일은 역파송 선교의 한 축이다. 그럼에도 신학생들을 키우고 졸업을 시키기까지 나섬에서 가졌던 관심과 비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알만한 교회와 사람들이 그들을 돈으로 유혹하거나 혹은 만만치 않은 대가를 약속하며 그동안 힘겹게 키운 외국인들을 데리고 가버리는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필자는 몽골 신학생들을 여럿 키웠었다. 그러나 그들 중 성공한 사례는 고작 한명이다. 현재 몽골 울란바타르시 외곽의 빈민촌에서 목회하는 보르마 목사만이 그 성공한 예다. 그마저도 우리가 파송하지 못하고 다른 교회를 통하여 파송할 수밖에 없었으니 절반의 성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목적을 이루었으니 감사한 일이다.
몽골의 보르마 목사에 이어, 작년에 터키 이스탄불로 보내진 이호잣 목사와 그의 가정은 현재 연착륙 중에 있다. 지금까지는 매우 성공적인 연착륙이다. 그러나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이슬람 지역으로의 역파송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목받는다는 것은 한편으로 유혹받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교회의 무차별적이며 자기중심적이고 전시적 선교에 노출되는 순간 호잣트 또한 충분히 유혹받을 수 있기에 염려가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인도의 판가즈 전도사는 그래도 조금 안심이다.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니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일이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니 늘 깨어있어 기도해야 한다. 내년에는 베트남 전도사 투하가 신대원을 졸업 하고 역파송 될 것이다. 그 후엔 터키의 세미와 이란의 자파드가 그 길을 잇게 될 것이다. 끝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랑으로 보살피고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그들을 키운다. 어느새 역파송은 필자와 나섬의 가장 중요한 비전이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는 몽골학교도 역파송의 선교를 위한 통로다. 아이들에게 복음을 가르치고 그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우는 것은 어떤 선교보다 보람 있는 일이다. 사람만이 희망이고 하나님은 사람을 통하여 당신의 나라를 이루어 가심을 알기에 더욱 그렇다.
나섬에서는 전세계에 역파송 선교사를 보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 몽골, 인도, 이란, 터키, 베트남, 필리핀, 중국 그리고 중앙아시아까지 지속적인 역파송의 선교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역파송의 선교를 네트웍하는 것이 미션 하이웨이 프로젝트다. 그것은 은퇴자를 중심으로 하는 뉴라이프 선교회와 나섬의 성도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의 삶이다. 역파송된 선교지를 찾아가 현지인 선교사들을 위하여 중보하고 협력하는 것이 미션 하이웨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과제다. 역파송의 선교와 미션 하이웨이를 준비하면서 가슴이 설레고 감사가 충만해 지는 경험을 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교라는 확신이 든다. 얼마 전 기독교 선교방송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제 역파송의 시대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선교의 전략이라고 말이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돈 선교'에 대한 유혹이 여전히 한국교회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의 동북삼성에서 실패한, 돈으로 사람을 사고 돈으로 선교하려는 막무가내식 선교 말이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 아니라 자기 교회의 확장을 위한 탐욕의 선교가 걱정이다.
역파송의 선교는 다문화와 세계화 시대의 바람직한 선교전략이다. 사람을 키워 보내는 것이야 말로 얼마나 효과적인 선교인가? 거기에 은퇴한 시니어 선교가 융합된 '미션하이웨이'야말로 정말 탁월한 선교 전략이다. 시니어들을 세계화하고, 이주민들을 선교사로 보내며 그 통로를 만드는 미션하이웨이를 꿈꾸고 싶지 않은가?
다문화와 세계화 시대는 선교적 변화를 요구한다. 이제는 역파송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우리에게 찾아온 나그네들을 순례자로 만들고, 그 순례자를 선교사로 다시 그들의 나라와 민족으로 보내는 역파송 선교와 경륜 있는 시니어 평신도 선교사들을 역파송 선교의 협력자로 융합시키는 새로운 선교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역파송과 미션 하이웨이를 꿈꾸며 필자는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간다. 오늘 판가즈 전도사의 설교를 들었다. 인도의 판가즈가 우리 나섬교회에서 대예배 설교를 한 것이다. 판가즈의 설교를 들으면서 필자는 감격했고 행복했다. 이것이 우리가 가는 길이다. 방향이 속도보다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