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와 군선교
2011년 11월 1일 부로 병역법이 개정되어 우리 군에도 다문화 자녀들이 입대할 수 있게 되었다. 매우 중요한 변화이다. 과연 지금까지 단일민족국가라는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집단으로 오해받는 군조직 내에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최근에 우리 군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조차 군내부의 왜곡된 문화가 큰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폭언은 물론이고 폭행과 과도한 왕따 문제, 그리고 또래집단 사이에서의 소외 문제 등이 분명 다문화 가정 청년들의 분노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도 지역별,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학력 등 다양한 이유로 군내부의 공동체 문화는 상당히 왜곡되어 있으며, 나아가 군조직을 통합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갈등과 분노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는 군문에 다문화 가정의 청년들이 입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수년 안에 그 숫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아 지금부터라도 조심스럽게 깊이 생각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에 다문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분명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는 우리사회가 인식하기에 매우 생소한 부분이 있다. 오래전부터 다문화 사회가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방인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분명 편견과 차별이 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방인에 대하여 낯가림이 대단히 심한 패쇄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 특히 군에서 다문화 가정의 청년들이 당할 수 있는 차별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그런 차별과 왕따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면 지금까지 군에서 일어났던 사건 이상의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년전 미국의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조승희 총기 난사 사건은 그런 실례로 부족함이 없다. 그는 이방인으로 소외와 왕따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총을 들고 버지니아 공대 학생들에게 무차별 난사를 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많은 이들이 죽어간 그 사건의 핵심은 다문화 가정의 청년이 당하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대하여 분노하고 급기야 총을 들고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우리 군이다. 군은 우리 사회와 달리 총과 같은 무기를 소지한다는 점이다. 무기는 언제든 누구에게든 분노의 흉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 그 화약에 분노의 불씨를 붙인다면 수많은 살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금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군내부의 자살과 군 탈영 그리고 총기사건과 같은 일들이 다문화 가정의 청년들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군의 문화는 그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분명한 점은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다. 갈등은 어디에든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보여준 다문화 이주자들에 대한 태도는 군안에서의 다문화 가정의 청년들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다문화 가정의 청년 입대자들은 우리 군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나아가 한국교회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다문화 사회는 위기이며 동시에 기회이다. 갈등의 원인이 되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우리 군을 다양성이 있는 조직으로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몽골의 칭키스칸은 모든 민족과 문화를 아우르면서 다문화 군을 조직하여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를 만들어 전쟁을 했다. 2000년 전 로마도 지금의 미국도 다문화 사회를 이루었고 다문화 군을 조직하여 가장 강력한 제국을 이루었다.
중요한 것은 다문화 이주민 특히 그 자녀들이 군에 입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갈등의 위기이지만 동시에 우리 군을 강하게 하며, 우리 군선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나아가 침몰하는 한국교회를 되살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부터 준비하여야 한다. 늦으면 되돌릴 수 없다. 다문화 시대에서의 군 선교 특히 다문화 가정의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기 시작한 이즈음에 결코 간단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