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섬페르시안교회의 호잣트 선교사와 리더들이 지난 상반기에 제자 훈련을 마친 후 성지순례를 떠났다. 아시아 일곱교회를 순례하며 sns를 통해 사진과 영상을 보내왔고 통화도 하였다. 사데교회를 시작으로 두아디라, 빌라델피아, 버가모, 라오디게아, 에베소 그리고 이즈밀의 서머나까지 일곱교회를 순례 중이라 한다.
이스탄불에 호잣트 선교사를 파송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엄청난 선교적 열매가 맺혀지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역파송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 30년이 지나면서 역파송 선교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 선교적 열매 중 하나가 호잣트 선교사에게 동역자들이 생긴 것이다. 호잣트와 함께 성지를 순례 중인 그들은 모두가 이란에서 넘어온 난민들이다. 무슬림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된 사람들이다.
지난 2023년 10월 나섬페르시안선교센터 설립 감사예배를 드리기 위하여 튀르키예에 갔을 때 나는 그들과 식사하며 한가지 약속을 하였다. 제자훈련을 다 마치면 그들이 원하는 성지순례를 시켜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순례는 나와 그들과의 약속으로 이뤄진 셈이다. 순례를 떠난 이들이 아시아 일곱교회와 초대교회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큰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문득 내가 성지순례를 했던 때가 떠오르면서 순례의 날들을 반추하였다. 정말 나는 어떤 마음으로 순례의 여정을 걸었던가. 눈물이 날 만큼의 감동이 있었던가? 아시아 일곱교회의 터는 사실상 사라지고 없다. 돌더미가 쌓여있는 그 현장을 교회터라 부르지만 그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그저 그 인근에 교회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무너진 돌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돌아와 다시 사진을 보면 그곳이 어디였는지조차 구별할 수 없는 정도다.
그런데 호잣트와 함께 순례를 떠난 난민들은 초대교회의 흔적을 보며 눈믈을 흘렸다 한다. 잠시 생각을 한다. 왜 그들과 나의 감격이 다른 것인가. 이는 그들이 얼마나 순수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분명 성령님과 동행하는 순례였을 것이다. 그들과 함께 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그곳에 충만했을 것이다. 그래서 눈물이 나고 감동이 되니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인도하셨을 거다.
눈물을 흘리며 성지를 순례하는 페르시아 난민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내가 다 아는 이들이다. 이스탄불에서 그들을 만나 교제하며 그들과 밥을 먹고 집에 직접 찾아가 심방을 했던 이들이다. 나를 향하여 손을 흔들고 '목사님 목사님!' 하며 진심 어린 인사를 했던 이들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놀랍다. 무슬림 난민들이 예수를 믿고 성지순례를 떠나 초대교회의 터를 돌며 그 감격으로 눈물을 흘린다. 이것이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