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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97 나섬 돌봄교실


나섬 돌봄교실

나섬에서 외국인 자녀들을위한 돌봄교실을 시작한다. 어느날 문득 내게 다가온 이주민들의 자녀 그것도 아주 작은 아이들을 위한 돌봄교실이 절박하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주일날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외국인 이주민 부부들을 보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이제는 더 지체할 수 없는 일이라 여겨졌다. 내게도 손자가 생겨 이제 아이들의 이야기는 곧 내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이 미래라고 하지만 정작 우리는 아이들에 대하여 무관심해왔다. 아이들을 통하여 이루고자하는 꿈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을 많이 낳고 그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돌보는 사역이 필요하다. 
우리 공동체에 찾아오는 이들은 베트남, 인도, 필리핀, 이란, 중국 그리고 몽골 등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모두 아이들이 있다. 예전에는 몽골 아이들만 보이더니만 이제는 몽골만이 아니라 베트남 이주여성, 필리핀 가정, 중국 동포들의 아이들 급기야 이란에서 온 이들의 자녀들까지 실제로 우리 안에 아이들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이제야 아이들이 보이니 참 내 눈이 안보이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1999년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찾아오고 오갈 데 없는 몽골 아이들이 우리 공동체를 처음 찾아왔을 때가 생각난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아이들의 출현에 나는 영문도 모르고 몽골학교를 시작했다. 그저 아이들이 불쌍하고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만으로 시작한 학교가 몽골학교다. 어떤 계획도 준비도 없이 시작한 학교다. 그런데 그 학교가 오늘날의 재한몽골학교가 되었다. 의도되고 준비된 학교가 아니라 어찌어찌하다보니 생겨난 학교다. 처음부터 잉태되기를 바란 학교가 아니라 뜬금없이 생겨난 학교가 지금의 몽골학교다.
그 후로 오늘 나섬은 다시 또 다른 아이들을 바라본다.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 이제야 제대로 눈이 보이는 모양이다.
그 아이들 또한 작은 아이들이다. 이주민의 아이들이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하느냐고 물어볼 곳조차 없는 아이들이다. 부모들은 자신들의 친구가 모이는 나섬에 오고 싶어도 아이들 때문에 올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의 자녀들을 왕자처럼 공주처럼 대접하고 돌보겠다고 선포하니 누구보다도 내 마음이 그렇게나 편안하고 행복해진다.
외국에 나가 내 손자 녀석이 누군가의 돌봄으로 왕자처럼 대접받을 수 있다면 내 가슴에 얼마나 큰 울림이 있을까를 생각하니 이 아이들을 내 손주 처럼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주부터는 내가 직접 아이들을 돌보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려 한다. 눈은 안보여도 우리 아이들 하나하나 데리고 기도해주는 그런 할아버지 목사로 남고 싶다. 할아버지라 불리기엔 아직 젊은(?)내가 이제야 철이 드는 모양이다. 
사실 우리 공동체에는 인도 판가즈 전도사의 두 딸 사라와 하나, 몽골 교사 에르뎀툭스의 딸  어용카, 몽골 사람 어트겅토야 선생의 손자 우주, 이란 사람 자파드의 딸 지나가 매주일 내게 찾아와 기도를 받는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한 아이씩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이름은 기억하고 직접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한꺼번에 기도를 해준다. 그때마다 내가 느끼는 그 기쁨이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나는 행복하다. 너무 기쁘고 행복해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난다. 이렇게나 어린 아이들이 모이는 공동체가 되어 너무 감사하다. 이제는 매주일 베트남 아이들, 필리핀 아이들, 이란과 인도 그리고 중국 아이들까지 그 아이들 하나하나 기도해주려면 무척이나 바쁠 것만 같다. 온통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고 이어질 그 작은 행복학교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좋다. 아이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는 사역으로 더 바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그 것이 바로 내 삶의 의미이고 존재이유인 것을 알겠다.
누가 알랴마는 이제야 내 존재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으로 감사하다. 아내는 내 눈이 안보이는 것이 다행이라 한다. 만약 눈이 보였다면 호기심 많고 가고 싶은 곳 많아 스캔들 일으키고 교회에서 쫓겨난 사람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며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눈이 안보여 아이들 기도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찾아가는 인생으로 살 수 있음이 은혜임을 새삼 깨닫는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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