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에 들어서면서 나섬의 교인들에게 이사야서의 43장 18~21절의 말씀을 선포하였다. 우리 모두를 위해 하나님이 새 일을 행하실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새 일은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다. 광야에 길을 만드신다는 하나님의 음성은 언제나 나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 광야에 길을 내시는 하나님의 크신 역사를 상상할 때면 내 가슴은 설렘으로 두근거린다.
몽골에 처음 갔을 때에 광활한 초원을 바라보며 느꼈던 그 신비로움을 잊을 수가 없다. 울란바타르에서 테렐지로 가는 길목의 비석에 새겨진 '성을 쌓는 자는 망한다. 그러나 길을 만드는 자는 흥한다.'라는 글귀는 내 인생의 철학이 되었다. 목회자로 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 돈유쿠크 장군의 비문은 충격적인 진리의 발견이었다. 그 후 나는 몽골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고 몽골학교와 몽골문화원을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나아가 몽골이 한반도 통일과 평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나라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몽골에 평화캠프를 세웠고 이제 몽골에 평화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되었다.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새 일을 행하실 것을 믿는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을 택하시고 택하신 백성을 위하여 새일, 곧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만드는 일을 하신다. 하나님의 대 역사는 이제 시작되었다. 몽골학교와 몽골문화원의 사역을 통하여 우리는 오랫동안 몽골에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몽골의 지도자들을 만나고 그들을 우리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우리의 목적의식을 잃어버리지 않고 인내하며 살아왔다. 몽골학교를 통하여 많은 학생들을 졸업시켜 이제는 번듯한 리더로서 살아가고 있다. 교육을 통하여 사람을 키우고 사람을 우리 편으로 만들고, 역사의 진리를 믿고 한자리를 지켜 살아왔으니 이로서 광야에 길을 만들고 사막에 물이 흐르게 하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광야에 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길을 오가는 누군가가 존재하여야 한다. 그 길은 한 두 사람의 수고나 헌신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피와 땀, 인내의 삶이 있어야 가능하다. 사막에 강물이 흐르게 하는 것은 또 어떤가? 그러나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반드시 광야에 길이 만들어지고 사막에 강물이 흐르는 날은 올 것이다. 이 진리를 믿기에 나는 오늘도 하루를 산다. 열정과 담대함으로 광야를 걷고 또 사막에 강물을 끌어드리는 삶을 산다. 그리고 그 삶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사시는 하나님의 영이 나를 인도하시기에 가능하다. 그분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가 나를 그렇게 살아가게 한다. 육신의 눈의 시력은 다 잃었지만 내 안에는 새로운 눈이 생겨 그 눈으로 광야를 본다. 광야에 성(城)이 아니라 길이 나기 시작했고 점점 그 길이 넓어지고 있다. 광야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