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선교는 한마디로 ‘나그네가 순례자 되게 하는 것’이다. 이 땅에 들어온 이주민이 곧 나그네다. 그들의 입국 목적은 대부분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혹은 가난 때문에, 결혼을 하기 위하여 찾아온 이주민들이다. 그 외에 유학생들이 있지만 그들 모두 나그네임이 분명하다. 나그네는 나그네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이방인들이다. 나그네는 갈 곳을 모른 채 하루하루 생존과 눈앞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일이므로 분명한 목적지를 갖고 있지도 않다. 어디로 가야할지 자신도 모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주민 나그네들을 섬기면서 나는 선교의 의미를 깨달았다. 나그네 된 사람들을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본향을 찾아가는 순례자로 바꾸는 것이 선교임을 깨달았다.
순례자도 물론 나그네다. 그러나 단순한 나그네와 순례자로서의 나그네는 다르다. 나그네는 갈 곳을 모르니 분명한 목적지를 갖고 있지 않지만 순례자는 본향 즉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과 목적을 갖고 살아간다. 그들 모두 나그네지만 그들의 삶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인생을 나그네 길이라 한다. 우리 모두 나그네 된 삶을 살지만, 우리가 갈 곳이 하나님 나라임을 깨닫게 되면 우리의 삶은 달라진다. 나그네들도 순례자가 되는 순간 변화하기 시작한다. 돈 때문에 찾아와 이주민이 되었지만 본향을 찾아가는 순례자로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된다. 즉 목적이 수단이 되고 수단이 목적으로 변화되는 삶의 큰 전환을 경험하는 것이다. 신앙적 체험이 그런 것이지 않은가? 나도 그랬다. 나도 나그네로서 살다가 어느 날 진정한 삶의 목적과 방향을 찾아가는 순례자로 살아가면서 삶의 내용과 의미가 달라졌다.
이주민 선교는 나그네 된 이들을 순례자로 살아가도록 돕고 섬기는 것이다. 우리는 나그네가 순례자가 되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때 쯤 이주민 사역자로서의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나는 그렇게 30여년을 이주민 목회와 선교에 전념하며 살아왔다. 이제 그 삶은 후회가 아니라 감사이며 큰 기쁨이 되었다.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바꾸게 하는 선교, 이주민 선교는 그래서 의미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