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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나섬이야기2020-04

4월의 나섬이야기

 

부활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세상은 더욱 어둡고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어 모든 것이 정지된 느낌입니다. 우리 모두 힘들고 지쳐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잃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모든 예배가 온라인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고 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 안의 한국인 예배는 물론 외국인들도 각각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터키에서 호잣트 선교사가 설교를 하고 한국의 이란인들이 말씀을 듣습니다. 판카즈 선교사가 인도에서 설교하면 인도 공동체의 지체들이 듣고, 투하 선교사가 보내온 베트남어 설교는 베트남 사람들이 경청합니다. 어느덧 전세계가 온라인으로 네트워크 되어 갑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오히려 이것도 괜찮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익숙하지 않으니 조금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예배를 드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코로나가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옵니다. 예배와 교회의 개념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하나님 나라 선교 또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한 뜻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물어가며 조심스럽게 새로운 미래를 준비합니다.

몽골학교는 아직 개학을 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들은 각자의 집에서 주어진 과제물을 통하여 공부합니다. 선생님들은 온라인으로 아이들에게 강의를 하고 아이들은 집에서 강의를 듣습니다. 학교는 조용하지만 직원들과 교사들은 분주합니다. 우리는 광야에서 살아보았음으로 이겨나갈 것입니다. 광야의 경험이 오늘의 고된 삶을 지탱시켜 줍니다.

사랑하는 동역자님!

어려운 고난은 한꺼번에 몰려오나 봅니다. 오랫동안 운영해온 나섬 어린이집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에는 학령기 전 몽골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데 얼마 전 소유주로부터 집을 매각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교사들의 월급도 제대로 줄 수 없을 만큼 열악한 상황이기에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매입을 결정했습니다. 만약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된다면 20여명의 아이들은 갈 곳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은행 빚을 내서라도 매입하려 합니다. 엄청난 위기 속에서 우리는 또 고통스러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우리와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존경하는 후원자님!

위기는 또한 기회입니다. 얼마 전 터키의 호잣트 선교사가 제게 '목사님, 위기를 우리 편으로 만들면 되잖아요.'라고 하더군요. 힘들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어린이집의 어려움 또한 주실 은혜를 믿고 십자가를 지기로 했습니다. 사순절의 의미가 현실로 느껴지는 4월입니다. 언젠가는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후원자님도 많이 힘드시겠지요. 저는 여기서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 작은 방에서 온종일 머물며 생각하고 기도하며 울다 웃으면서 힘든 님의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힘을 내십시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우리의 모든 고통을 이기게 할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이 지금 이 순간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곳 광나루 아차산 벚꽃 길에는 어느덧 꽃 봉우리들이 피어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화려한 꽃들로 가득하겠지요. 세상은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를 위하여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오늘도 주어진 길을 걷습니다. 우리 모두 끝까지 견디고 이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광나루 아차산 나섬과 몽골학교에서 유해근 목사 드림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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