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된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밤이 두렵고 때로는 힘들어 도망치고 싶다. 그러다 아예 마음을 비우고 책을 읽거나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엊그제는 밤새 새로운 미래 교회를 구상하다가 밤을 새웠다. 한마디로 e나섬교회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온라인 예배를 아예 새로운 교회 모델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온라인 예배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 같다. 단순한 온라인 예배만이 아니라 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사역을 온라인 안에서 해보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차별화되어야 할 기준이 있다면 창조적이며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지는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평소의 소신과 철학, 신학 그리고 시대정신을 아우를 수 있는 컨텐츠가 그 기준이 될 것이다. 일반교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목회와 영성 그리고 선교적 컨텐츠를 담아낸다면 무척 의미 있고 재미있는 구성이 될 것 같다. 한마디로 실험적 교회를 해보려고 한다. 실험적인 교회이니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듣고 함께 만들어가려 한다. 한국교회에는 숨어있는 아웃사이더 비주류 목회자와 인물들이 의외로 많다. 나는 그들을 발굴하여 한국교회에 소개하고 싶다. 그들의 삶과 고백을 듣고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강단을 비워 놓으려 한다.
어째든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내용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서 품어내지 못한 가나안 성도들과 청년들, 의식 있는 성도들을 중심으로 가상공간의 새로운 교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예배는 물론이고 성경공부와 교제, 한국교회 십일조 나눔재단과 같은 새로운 캠페인도 시도할 수 있겠다. 정의롭고 투명한 십일조 나눔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뿐만아니라 나섬은 전세계에 현지인 선교사들을 역(逆)파송하였다. 터키와 인도, 베트남과 몽골 그리고 뉴라이프 시니어들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선교적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 e나섬교회에서는 그런 선교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정기적으로 듣고자 한다. e나섬을 통해 전세계 선교지를 네트워크하고 견고하게 만들어 새로운 하나님나라 선교를 할 수 있다면 코로나가 은총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혁신적인 정신과 철학으로 새로운 미래교회를 만들고자 한다. 예배는 반드시 주일날에만 드릴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도 자유롭고 싶다. 왜 주일날이어야 하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예배의 시간이며 만남의 기회다. 자유와 혁신 그리고 창조적 영성이 어우러진 e나섬의 사역이 나를 설레게 한다.
e나섬과 함께 할 뜻있는 동지들의 규합이 먼저다. 멀리 영국에 있는 친구 목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괜찮은 아이디어라 한다. 나섬의 협동 목회자들에게도 귀띔을 해주려고 한다. 그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리고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평생 은둔의 수도자로 살고 있는 아는 형이다. 작은 개척교회를 하면서 행복해 하던 동기들도 있다. 변변한 기회 한 번 붙잡지 못하고 비주류 아웃사이더로 평생을 살아온 내 친구들이 있다. 한국교회에 대하여 날선 비판을 하던 선생님들도 계셨다. 같은 종교는 아니어도 얼마든지 토론이 가능한 종교인들도 있다. 나는 그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e나섬의 실험적 도전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