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에 역파송 선교사를 보내놓고 어떻게 선교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럴 즈음 내게 떠오른 생각이 박항서 감독의 한국 축구 붐이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를 새롭게 바꾸어 가면서 베트남에 엄청난 한국 축구 붐이 일어나고 있다. 언론을 통해 박항서 감독이 경상도 산청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우리 교회 최 장로님과 친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박 감독도 신실한 기독교인이라 한다. 무언가 베트남 선교의 길이 열리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베트남에 학교를 세워 선교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으니 여기에 축구를 결합시키면 기막힌 선교와 교육이 동시에 시작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베트남에 학교를 세우는 꿈을 꾸기 시작할 즈음 나는 판카즈 목사와 함께 호주 시드니를 방문하게 되었다. 2018년 12월 초순 시드니의 김 권사님댁에 머물면서 나는 소중한 한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하늘이 숨겨놓은 사람들이다. 문영일, 이주영 집사 부부가 그들이다. 문 집사님은 일찍이 호주로 이주해 사는 분인데 그가 호주로 가기 전 한국에서 하던 일은 다름 아닌 축구선수였다. 우리나라 청소년 국가대표까지 했다고 한다. 마침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워놓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던 시점에 나를 만난 것이다. 나는 집사님에게 베트남에 축구선교사로 갈 것을 제안했다. 우리는 곧바로 의기투합이랄까?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게 되었고 그들 부부도 한국으로 그리고 베트남에 축구선교사로 떠날 것에 동의하였다. 이렇게 우리의 생각과 하나님의 계획 그리고 예비해놓으신 사람들과의 만남까지 순식간에 일은 진행되었다.
문 집사님과 함께하는 축구교실이 제대로 시작되면 많은 베트남 아이들이 모여들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 대표선수까지 지내던 사람이 축구교실을 한다고 하면 베트남의 축구열기에 편승해 엄청난 바람이 그곳 다낭에 불게 될 것이다. 여기에 박항서 감독의 도움이 있다면 그 시너지는 가히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본다. 상상하는 자유는 언제나 현실로 다가왔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이곳에서 베트남 축구교실에 보낼 축구공을 모으고 축구화를 사서 선물보따리를 만들어 보낼 것이다. 축구교실에 대한 준비는 물론이고 한국어 교실과 대안학교에 대한 준비도 시작하여야 한다. 아이들이 너무 많이 모여들어 누가 우리 베트남 행복학교에 들어올 수 있을지 선발하는 기분은 또 어떠할까? 이왕이면 한국에서 돌아간 베트남 이주여성과 그들의 아이들을 우선으로 선발하고 싶다. 불행한 삶의 현실을 극복하도록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어서다. 학교 이름도 필리핀 행복학교와 같이 베트남 행복학교로 정하면 좋겠다. 행복학교라는 이름처럼 우리 학교에 들어온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고 그곳에서 교사로 가르치고 선교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그런 행복이 충만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밤새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나는 이런 생각으로 밤을 지새운다. 상상하는 삶은 행복하다. 영국의 버진(virgin)그룹의 창업자인 리차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이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라고 하더니 나도 그런 상상이 어느새 현실이 되는 삶을 살아간다. 나섬의 모든 사역은 그런 나의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나섬이 하는 모든 사역은 언제나 그런 상상이 출발점이다. 역파송과 뉴라이프 시니어 선교, 아시아청소년학교와 몽골학교의 건축 나아가 양평을 비롯한 나섬의 사회적 기업과 선교사역은 그런 상상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상상하고 하나님은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주셨다.
베트남 행복학교와 축구교실도 우리의 상상이 현실이 될 것이다. 믿음은 상상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큰 은혜 중 하나가 상상력을 주신 것이라 믿는다. 현실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굴레가 될 수 있지만 미래를 상상하면 희망이 생긴다. 아름다운 미래를 상상하는 습관에서부터 신앙의 열매는 맺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