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남은 자 사상이 무엇인가 알 것 같다. 남은 자가 그루터기의 희망이라는 것이 이제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한다. 심판의 종말에도 그루터기 같은 존재가 새로운 미래의 희망이며 그들을 통하여 회복의 은총이 일어남을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 심판이 끝이 아니라 그 안에 새로운 회복의 은혜가 숨어있다는 역설의 진리가 새삼 위로가 된다.
현재 우리는 교회의 위기를 넘어 종말로 급속하게 추락하고 있음을 그저 바라보고 있다. 교회에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가나안’신자(교회에 ‘안나가’는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고 젊은이들은 이미 교회를 등지고 있다. 저출산과 초고령의 사회적 현실은 교회를 고령화의 늪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하고 교회 안에 아이들은 사라진지 오래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라 하셨지만 우리는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할 만큼 잘못된 선택을 하였다. 이미 교회의 위상은 밑바닥으로 추락한지 오래다. 세상을 선도하고 이끌어야 할 교회는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길로 들어섰다. 성을 쌓고 세습과 기득권 안에 머물러 그것을 지키려는 천박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스스로 우리만의 섬 안에 갇혀버린 것이다.
교인이 줄고 헌금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모습이 계속되는 한 교회의 미래는 없다. 우리의 미래는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지 두렵고 무서운 생각마저 든다. 이것이 어찌 나 혼자만의 걱정이겠는가? 만약 이런 걱정이 현실이 된다면 교회는 사라지고 남은 자는 없게 될 것이다. 남은 자에 대한 희망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어디에서도 남은 자는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이렇게 안개처럼 사라질 수는 없다. 무언가를 찾아야하고 시작하여야 할 순간이 왔다. 그래서 우리는 ‘나섬선교재단’을 만들려고 한다.
나섬의 모든 사역 즉 재한몽골학교와 역파송 선교, 하나님 나라에 대한 수많은 선교적 상상력이 현실이 되려면 우리는 지금 나섬선교재단을 만들어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하며 지속가능한 선교재단이야말로 우리가 이루려는 사역의 마지막이다. 나섬선교재단은 어느 한사람의 전유물이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많은 이들의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선 십일조 나눔의 형식이 재단설립의 근간이며, 두 번째가 은퇴자들의 상속재산 중 선교적 목적으로 남겨지는 것들이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선교에 대한 열정과 사명자들이 드리는 헌금이 모여 나섬선교재단을 이루어내야 한다. 기독교 기업인들과 기업의 소중한 나눔도 나섬선교재단의 설립을 돕는 근본적 토대가 된다.
나섬선교재단은 익명성에서부터 실명까지 헌금의 목적에 따라 운영되어지고 그 운영을 위하여 분배와 감사를 위한 전문 위원회를 둘 것이다. 그들을 통하여 철저하게 감사하고 운영하는 것은 기본전제다. 우리가 설립하려는 재단은 한국교회 선교펀드의 시조이며 모범이 되어야 함이 당연하다. 그런 목적으로 시작하려는 나섬선교재단에 이제부터 참여할 개인과 기업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갈 나섬선교재단은 한국교회의 남은 자요, 그루터기로 남아 마지막까지 선교적 목적을 이루어내는 희망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