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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23 떠난 사람과 돌아온 사람


떠난 사람과 돌아온 사람

오늘 아침에 성경을 묵상했다. 열 명의 문둥병자가 예수님을 만난 후, 아홉은 다 떠나 사라지고 돌아온 사람은 오직 사마리아 사람 한 사람뿐이었다는 기사다. 그 내용을 묵상하는 가운데 예수님의 물음이 나에게 들려온다. 나머지 아홉은 어디로 갔느냐? 라는 물음이다. 아홉은 누구이며 돌아온 한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어느 쪽에 속한 사람일까를 생각한다. 아홉에 속한 사람인가, 아니면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일까? 치유된 후 떠난 사람이 있고, 치유되고 다시 돌아온 사람이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떠난 사람인가, 아니면 돌아온 사람인가?
나섬의 사역은 언제나 오고 가는 것이 일상이다. 일상의 만남과 이별이 우리의 사역인 것이다. 그러나 때로 그 떠남과 이별 속에는 평범하지 않는 만남이 있다.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섬의 사역이 언제나 고달프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돌아오는 사람이 있기에 새 힘을 얻고 살아간다. 외롭고 고독하지만 또 어느 순간 내 옆자리에 누군가 돌아온 사람이 있으므로 일어나고 용기를 얻는다. 
인간에게 배반은 원죄일지도 모른다. 배반과 반역의 역사가 우리에게는 원초적인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원죄의 무덤위에도 감동의 꽃은 피고 자란다.
외국인 나그네들은 물론이고 그들 중 신학 공부를 시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홀연히 떠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금방 떠날 것 같아 마음 비우고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이 돌아와 내 손에 감사의 입을 맞출 때에는 깜짝 놀라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하기도 한다.
나그네는 언제나 떠나는 것에 익숙하다. 돌아오는 나그네는 그중 십분의 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돌아오는 한 사람 때문에 나는 사역을 멈출 수 없었다.
하나님의 마음도 이런 것이 아닐까? 우리가 받은 은혜를 잊어버리고 떠나는 것을 바라보시며 씁쓰레 웃으시다가도 문득 돌아와 주님 앞에 무릎 꿇는 모습 보시며 더 큰 사랑 베푸시는 그런 마음 말이다.  
나 또한 오늘이 그렇다. 간 사람이 그립다. 떠난 사람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먼 눈으로 그가 떠난 길목을 돌아본다.
혹시도 돌아올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떠나보내고 돌아오기를 그리워한다. 이토록 외롭고 고독한 것이 내 삶인가 싶다. 그래서 오늘은 하나님의 고독을 생각한다. 받은 것 잊어버리고 떠나버린 인생들 바라보실 그분의 마음이 오늘 내 마음에 진하게 스며든다.

당장의 치유가 궁극적 구원은 아니다. 치유와 구원에는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 감사다. 감사가 없는 치유는 결코 구원으로 이어질 수 없다. 나그네들에게 감사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우리 삶도 그 감사로 충만하여야 한다. 떠나버린 아홉은 치유되었지만 감사가 없었으므로 구원은 없었다. 그러나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은 감사하였으므로 더 큰 은총이 있었다. 그는 치유와 함께 구원의 은혜를 받은 것이다. 감사하는 것이 궁극적인 구원으로 가는 통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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