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교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현재 북한선교의 현장은 탈북자 지원 사역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탈북자 3만 4천여 명 중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거나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은 6%에 불과하다. 한국교회가 그토록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지원하고 헌신한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빈곤한 결과다. 탈북자 지원도 현재는 거의 멈추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 완전히 막혀있고 전통적 탈북 루트로 여겨지던 중국 서쪽의 길목도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탈북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현재는 탈북자가 거의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선교의 두 번째 사역은 직접적인 북한지원사업이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시절에는 북한에 옥수수를 비롯한 식량지원을 하였고 평양과학기술대학을 비롯하여 고아원과 빵공장 설립, 아이들을 비롯한 북한 주민을 위한 의약품 지원사업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이런 지원사역도 최근 정권이 바뀌고 북한에 대한 정책이 바뀌면서 전면적으로 막히게 되었다. 교회의 북한 지원사역이 이념적 진영논리 앞에 무너지고 좌우된다는 것은 우리의 북한선교가 갖는 한계이다. 우리 모두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의 북한 지원사역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더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세 번째 북한선교의 방향은 결국 북한에 기독교인들이 많아지도록 돕고 무너진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전통적이며 근본적인 목적을 갖고 사역하는 것이다. 그래서 확인되지도 않은 지하교회를 언급한다든지 그들을 지원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하며 실제로 북한에는 지하교회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이지 않다.
이렇듯 북한선교는 가야할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거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제 북한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논할 때가 되었다.
한국교회의 북한선교는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가? 새로운 북한선교의 패러다임은 전략적이며 지속가능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 변화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전체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전제로 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이며 이념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난 접근이어야 한다. 정치논리로 우리의 북한선교에 대한 방향이 결정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북한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비정치적이며 脫이념적이어야 한다.
나는 그 대안으로 몽골을 통한 새로운 접근을 제안해 왔다. 몽골은 지정학적이며 전략적인 부분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다. 몽골은 남북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며 이념을 넘어 지속가능한 북한선교의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국가다. 그곳에 ‘평화경제공동체’(가칭)가 만들어진다면 남북과 몽골이 얻어낼 수 있는 평화의 모델은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몽골을 통하여 북한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자는 우리의 생각과 비전에 공감하는 교회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여타 기관의 국제적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