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내편이라 생각하며 사는 것이 믿음인줄 알았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하나님이 내편인가? 다윗이 골리앗과 싸울 때에 다윗은 만군의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며 하나님이 자신의 편이라 말했다. 가데스 바네아의 두 정탐꾼 갈렙과 여호수아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과연 가나안의 헤브론 아낙자손들은 자신들의 밥이라 말했다. 여호수아에게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겠다고 했고 이사야와 예레미아 선지자에게도 그리 말씀하셨다. 아니 성서의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같은 편이라고 말씀하심으로 용기와 은혜를 주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무작정 아무에게나 당신이 편들어 주시겠다고 하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편들어 주실만한 사람들을 편들어 주신 것이다. 도무지 편들어 주실 이유가 없고 나아가 편들어 주면 더 나쁜 짓 하려는 자들까지도 편들어 주시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잘 알아야한다. 하나님이 무조건 우리 편이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 우리가 잘해야 편들어 주시는 것이지 그렇지 못할지라도 편들어 주실 것이라 말하는 것은 하나님의 편들기를 빙자한 사기에 불과하다.
하나님이 우리 편에 서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 마땅하다. 하나님이 우리 편에 서시도록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는 삶이 되어야 비로소 하나님이 우리 편이 되어 주실 것이다.
나는 요즘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있는가 생각한다. 아니 나 자신이 하나님 편에서 생각하고 살아가는지 곰곰이 생각하며 묻는다. 하나님 편에서 살아가지 못하면 당장 나 자신이 불안하고 불편해지는 느낌이 드니 이제는 하나님 편에서 산다는 것에 대하여 몸으로 체득하며 살고 싶다. 작은 것에서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온갖 일들이 모두 하나님 편에 맞는 것인지를 살피고 살아가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하나님이 내편이라고 무작정 믿는 것이 신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나님 편에 서 있는가가 더 중요한 조건이다. 내가 하나님 편에 있어야 하나님도 내 편에서 나를 지지하고 도우실 것이다. 내가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삶을 살면서 무슨 낯으로 하나님이 내편이라 우기는가?
한발 더 나아가 오늘 한국교회는 하나님 편에 서 있는가? 이념에 종노릇하고 진영논리를 마치 절대적 신앙인양 추종하면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이라 우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교회의 부패와 왜곡된 현실을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이라 말하는 것이 진정 맞는 말인가? 교회정치가 득세하고 그 정치의 끝에 어떤 힘이 작동하는지 묻는다. 과연 그 끝에 계신 분이 하나님이신가 아니면 돈과 정치로 교회를 지배하고 싶은 욕망의 화신인 사람인가?
하나님이 우리 편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 있어야 그것이 신앙이다. 지금 하나님은 한국교회의 편에 서 계시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이 내가 느끼는 하나님의 현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