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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586_우리가 하나 되는 길

  오늘도 탈북민들의 여행 후기가 줄줄이 단톡방을 통해 올라온다. 이런 여행은 처음이라는 이야기에서부터 너무 좋았다며 고마움을 표현하는 글까지 참여자들 모두 금 번 여행을 만족스럽게 여기는 듯하다.

12일의 짧은 여행이었다. 탈북민과 한국 교인들이 함께 떠난 여행은 설악산과 동해 그리고 남이섬에서 한나절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탈북민 모두가 행복해했고 우리도 행복했으니 이번 여행은 성공적이었다. 탈북민 20여 명과 교인들 모두 38명이 참석하였다. 날씨도 좋았고 무엇보다 실무자들이 준비를 철저히 하여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우리 모두 하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우리 모두 하나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으니 목적을 이룬 셈이다. 과연 남북은 통일로,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언제나 우리 모두의 고민이고 그것을 이루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여행은 그 의미가 남달랐다. 특히 탈북민들은 여러 단체를 통해 이미 다양한 캠프를 경험한 바 있고 여행을 다녀와도 대부분은 일회성 행사로 끝이 난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모두에게 감동이 있었고 가슴에 무언가 남는 여행이었다. 탈북민 중 김○○선생이라는 분에게 마이크를 넘겨주며 이야기할 기회를 드렸는데 버스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70세를 넘긴 노인의 삶과 회한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또 다른 세상에 대한 것이었고 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눈물을 흘리며 시를 읊는 그는 탈북민 중 매우 특별한 인상을 주었다. 그는 자신을 객관화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기회가 되는 대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내게도 매우 실제적인 경험이 되었다. 이전에 느끼지 못하던 새로운 만남이었다. 그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김 선생님은 이념적으로도 보통의 탈북민과 달리 매우 개방적인 사람이었다.

우리의 통일은 이념이 아닌 사랑으로 하는 것이어야 함을 확신한다. 통일은 정치로 하는 것이 아니다. 결코 몇몇 정치인들이 우리의 하나 됨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정치적 통일은 결국 이념의 강제이며 이념의 통일은 전쟁이거나 흡수통일로만 가능할텐데 그런 통일은 결국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피할 수 없는 다툼의 여지를 남기게 된다.

우리는 전쟁이나 힘이 아닌 사랑과 공의로 이루는 통일을 바란다. 그것이 가능한지를 알기 위해 우리는 실험적 여행을 떠난 것이다. 우리는 여행 내내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고 탈북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들을 이해하는 시작이 되었다. 이번 여행을 위해 일부러 공주에서 올라 온 최○○씨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왜 공주에서 살게 되었는지 자신의 어머니로부터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20년 전 탈북한 그녀는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그럼에도 자식들을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었던 이야기를 줄줄이 후련하게 풀어내었다. 지금도 힘든 인생을 살고 있지만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자녀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정도로 자녀들이 효성스럽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다. 너무 행복해 보였다. 눈물이 날 정도로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그 순간 깨달았다. 탈북자들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성공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함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행복한 탈북자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하나 되는 길이다.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 답이다. 탈북자들과 행복한 여행을 마치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모두가 행복해했다. 굳이 말이 필요 없었다. 그들의 손을 잡으며 그것이 느껴졌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으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였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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