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보고 싶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이들이 궁금하다. 학교를 졸업한 후 가끔 찾아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홈커밍의 날을 정하니 그날이 기다려진다.
아이들이 졸업하고 학교를 떠나는 날이면 나는 언제나 눈물을 흘린다. 아이들에게 조금 더 좋은 학교를 만들어 주지 못한 아쉬움과 아이들이 떠나는 뒷모습이 힘들어 보여서다. 한국에 와서 아이들이 당하는 차별과 편견은 상상 이상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몽골 사람이라는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에게 몽골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몽골은 위대한 제국을 경험한 국가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간직하라고 말한다.
몽골은 제국이었다. 전 세계가 몽골의 말발굽 아래에 있었다. 그 중심에 칭기즈칸이 있었고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가 인정했다. 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난 일천 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되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칭기즈칸의 후예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라 가르친다. 졸렬하게 살지 말고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언제나 도전하는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 칭기즈칸처럼 모든 이에게 열린 관용의 삶을 살라고 한다. 그래서 넓은 세상을 품을 수 있는 큰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반드시 좋은 대학에 들어가거나 많은 돈을 버는 것만이 성공이 아니라고 했다. 성공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므로 스스로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매우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해 주었다. 가장 우선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몽골을 사랑하며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물론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겨자씨같이 작고 미미한 존재지만 언젠가 겨자 나무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래서 공중의 새들이 그 겨자 나무에서 쉼을 얻고 수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울타리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리고 아이들은 떠나갔다. 다시 모이는 날이 기다려지는 것은 내 꿈이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를 보고 싶어서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성숙해 가면서 내가 말하고 가르쳐준 것들이 아이들의 삶 속에서 어떤 열매로 자라고 있는지 보고 싶어서다. 물론 어떤 아이들은 아직도 방황하거나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조금 늦게 가면 좀 어떤가? 그리 빨리 가려고 할 이유도 없다. 조금 늦더라도 자기만의 발걸음으로 걷고 있다면 아무 문제가 아니다. 다만 희망을 포기하지는 말아야 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될 것이니 지금 아이들의 모습만으로 그들을 평가하지는 않겠다.
우리 아이들이 보고 싶다. 내 삶의 소중한 보물들이니 빨리 아이들이 보고 싶다. 아이들과 아름다운 세상, 의미 있는 삶을 나누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더욱 큰 비전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부터 일명 ‘독수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독수리 프로젝트’는 우리 몽골학교 동문을 성공시키는 프로젝트다.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 길을 안내하는 사역이다. 그래서 올여름엔 몽골에서 ‘한·몽 비즈니스 네트워크’ 행사도 기획했다.
아직 갈 길을 찾지 못한 아이들이 있다면 손을 잡아주고 내가 아이들을 직접 챙겨주고 싶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위로해 주고 용기를 잃지 말라 말해 주고 싶다. 스스로 제 갈 길을 가는 아이들이라면 더욱 힘을 내라고 격려해 줄 것이다.
가슴이 설렌다. 얼마나 소중한 내 보물들이던가? 내가 사랑하고 함께 살았던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로 인하여 나는 진정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