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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653_광야가 나를 부른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장로회신학대학 1학년에 입학하고 원서로 읽었던 책이다. 영어 공부도 할 겸 원서로 읽은 그 책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책이다. 그 후 한국어 번역본을 읽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렴풋하게나마 그 책의 대략의 내용은 기억난다. 그리고 언젠가 출애굽기를 읽다 문득 그 책이 기억났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에서의 불평과 원망 그리고 광야에 대한 두려움이 강렬하게 나에게 각인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사랑하고 좋아하는 몽골의 고비가 떠올랐고 나는 자연스럽게 광야를 다시 생각하고 또 고비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는 그에 합당한 고난을 감수하여야 한다. 자유함을 원하면 광야로 나가야 한다.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된 자들이 간 곳은 광야였고 그 광야는 자유를 향한 필연적 만남의 공간이었다. 이집트의 시나이 광야, 이스라엘의 유대 광야, 실크로드의 타클라마칸 그리고 몽골의 고비가 광야였다. 나는 운이 좋게도 그 광야들을 두루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광야는 두려움과 고독,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깊은 거룩함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다.

어느 날 우연히 자연 속에서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을 보았다. 그때 어느 자연인에게 왜 아무도 없는 이런 곳에서 홀로 사느냐, 고독하지 않은가, 물으니 그는 한마디로 고독함과 자유는 함께 있는 것이라며 자신은 고독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답하였다.

자유는 고독하고 두려우며 외로워 처절하게 깊은 영혼의 밑바닥에서부터 느껴지는 것이다. 선배 목사님 중 한 분은 강원도 홍천에서 홀로 지내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 산다. 나는 홍천에서 군목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으므로 홍천의 깊은 산속이라면 대충 어떤 곳인지를 알고 있다. 진정 그 목사님의 삶은 자유함과 동시에 불편하고 고독한 것이리라.

어젯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새벽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문득 그 선배 목사님이 떠올랐다. 화려한 경력의 선배 목사님은 왜 가장 불편한 곳으로 떠나셨을까? 그리고 왜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외로운 삶을 살기로 했을까? 자유를 향한 고독한 결단이리라. 자유가 두려워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자는 히브리 백성에게 하나님은 과연 인간이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존재일까를 고민하셨을 것이다.

 

 

요즘 나는 자유를 위한 고독을 생각한다. 관계를 줄이고 외로운 시간을 즐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광야가 부른다. 다시 자유를 살아가는 광야가 나를 부른다. 광야 같은 삶을 살고 싶다. 고독해도 광야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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