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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665_죽는 날이 은퇴하는 날이다!

고난과 맞장 뜨기로 했다. 고난을 피하지 않고, 고난 앞에서 무릎 꿇지 않기로 했다. 며칠 동안 삶과 죽음을 묵상했다. 죽는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일 뿐, 죽음의 절망감을 새로운 창조의 영성으로 회복하기로 했다. 첫 번째, 은퇴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내 삶에서 은퇴는 없다. 이제 죽는 날이 은퇴하는 날임을 선포한다.

80세에 부르심을 받았을 때 모세는 얼마나 많이 숙고했을까? 나이가 80살인 노인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르심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럼에도 그의 삶은 누구도 연출할 수 없는 한 편의 영화와도 같다.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전설이 되었다. 그는 마지막 120살에 느보산 꼭대기에서 주님과 함께 사라졌다. 그의 죽음이 곧 은퇴한 날이 되었다.

죽는 날까지 사명자로 살다가 가는 것이 복이라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이제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 그렇게 살고 싶다. 죽는 날까지 일하고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노년의 삶이 기대된다. 병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내게 주신 사명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죽음의 날에 은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다. 모세처럼 말이다.

암에 걸리고 떠오른 생각이 그것이다. 죽지 않고 오랫동안 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죽는 날에 은퇴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내 입에서 은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발목이 부러지고, 암 진단을 받고 처음에는 쉬어야 하는 것 아닌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깊은 묵상의 시간을 거치며 은퇴할 때가 아님을 깨달았다. 더 열정적으로 지금보다 더 힘 있게 살고 싶다. 정말 그렇게 살다가 주님 곁으로 가고 싶다. 그것이 내 남은 소망이다.

죽는다는 것은 두렵다. 그러나 죽음이 주는 절망감을 이기는 것이 신앙이다. 죽음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죽음의 공포로부터 자유할 수는 있다. 웃으며 순교의 자리를 감당했던 이들의 모습은 거룩하다. 스데반이 그랬고, 베드로의 최후가 그랬다. 바울도 그렇게 마지막을 맞이했다. 바울은 굳이 가지 않아도 되었을 예루살렘으로, 로마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그곳에 가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바울은 그것을 외면하거나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로마로 향하는 길을 선택했다. 나도 바울처럼 살고 싶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은 바울이다. 예수와 바울은 그렇게 자신들의 갈 길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예수와 바울의 삶이었다. 나도 그 길을 가기로 했다. 이것이 죽기까지 길 위의 삶을 거부하지 않고 은퇴하는 날을 죽는 날로 정한 이유다. 죽기 위해 눕지 않을 것이다. 길 위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모세처럼 예수처럼 바울처럼 마지막이 위대한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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