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10학년의 테르겔과 에르뎀이 나를 찾아왔다. 아이들이 학교 이사장을 찾아온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마 전 10학년 반 교실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날 아이들에게 나를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 찾아와도 좋다고 말해 주었더니 테르겔과 에르뎀이 나를 찾아온 것이다. 10학년이면 우리나라 학제로 고등학교 1학년이다. 나는 그 나이에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를 찾아온 테르겔과 에르뎀을 바라본다. 과연 이 아이들의 마음을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10학년 아이들 36명 중 두 아이만이 나를 찾아왔다. 나머지 아이들은 이사장님 만나기가 무섭고 어렵다고 했다 한다. 그럼에도 두 아이는 용기를 냈고 그것이 너무 고맙고 기뻤다. 그리고 행복했다. 나를 찾아 준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아이들이 내게 찾아와 가장 먼저 한 이야기는 이런 학교를 만들어 주어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감사하다는 말 속에 아이들의 진심이 느껴졌다. 테르겔은 우리 학교에 들어오기 위하여 한 학기를 기다렸다 한다. 에르뎀은 아버지가 주한몽골대사관에 직원으로 오면서 입학하게 되었다며 우리 학교에 온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다 한다. 에르뎀은 동생 둘과 함께 삼 형제가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이라 했다. 아이들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니 무엇이라도 내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테르겔과 에르뎀이 말하고 바라는 것을 들으며 그들의 바램을 꼭 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은 농구부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했다. 마침 서울시에서 유소년 농구대회를 연다는 공문이 왔는데 그 대회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농구부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 아이들과 겨루어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니 그 대회를 기점으로 농구부를 만들어 주려 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태도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 찾아온 아이들을 보며 우리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더욱 깊이 깨닫는다. 우리가 감사하다는 말을 한마디만 해도 주님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어 하실 것이다. 당장 내 마음이 그랬다. 아이들이 감사하다고 말하니 더 많은 것을 아끼지 않고 주고 싶은 것이다.
감사가 복 받는 길이라 했는데 그것은 진리다. 감사하면 감사할 것이 더 많아진다. 감사한 마음을 넘어 감사를 표현해야 한다. 마음으로만이 아니라 입술로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고백하여야 한다. 그러면 없던 복도 받을 것이니 그것이 주님의 마음이다.
요즘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오후가 되면 괜히 울적하고 힘들었는데 오늘은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웃으니 너무 좋다. 아이들에게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니 눈물이 날 것 같다. 내가 헛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하다.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내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아이들이 찾아와 감사함을 표현하는 순간 너희의 미래가 잘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반드시 성공하여 우리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말도 해주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복을 빌어주며 하나님의 심정을 더 잘 알 것 같았다. 감사가 은총의 시작이다. 반드시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감사를 잊지 않고 사는 삶이 가장 복 있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