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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 682_선교사의 조건

25년 전 노회의 목사님 장로님들, 총회 세계선교부 총무님 등 다양한 분들과 몽골 선교여행을 했었다. 몽골을 방문하면 초원에서 말을 타고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며 몽골을 즐길 수 있다. 그때만 하여도 몽골에 가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었다. 몽골의 초원은 정말 환상적이었으며 그 아름다움은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할 만큼 놀라웠다. 드넓은 초원에서 말을 타고 마음껏 달릴 수 있었던 경험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우리 일행은 서너 시간 말을 타고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몽골에 가면 반드시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양을 잡는 모습이다. 요즘은 많이 알려져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겠지만 점심으로 나온 양고기 요리는 드시는 분들에게 맛있는 이국적인 경험이 되었다. 가신 분들 모두 맛있게 양고기를 드시는 모습만 봐도 행복했고 그것으로 내 역할은 충분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는 양고기를 먹지 못하여 멀찍이 서서 컵라면을 먹어야 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바라보시던 세계선교부 총무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양고기를 먹지 못하면 몽골 선교를 어떻게 하겠소? 선교사의 조건은 모든 음식을 잘 먹는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선교사가 되려면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 모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이 선교사의 절대조건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모든 음식을 그다지 맛있게 먹지 못한다. 우리나라 음식을 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터키에 가서도, 필리핀에서도, 네팔에 가서도 나는 항상 음식이 문제였다. 나는 원천적으로 선교사가 될 수 없는 모양이다. 그 나라 음식을 먹지 않으면 어떻게 선교사가 될 수 있겠는가 하는 물음에 '나는 선교사 안 합니다.'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선교사의 조건 중 하나는 음식 문제이고 두 번째가 언어와 문화적 충격, 마지막이 비자 문제다. 음식과 언어와 비자 문제를 풀 수 있다면 그는 제대로 선교사가 될 수 있다. 그것이 선교사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것 중 어느 하나만 문제가 있어도 선교를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런데 나는 그 조건 중 어느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선교하고 있다. 그것도 매우 활발하게 의미 있는 선교를 하고 있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가? 이주민 사역을 시작한 지 벌써 33년이 되었다. 새해가 되면 34년째다. 긴 세월을 한길만 걸어왔다. 오래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 것은 '선교사의 조건'이라는 말 때문이다.

선교사의 조건은 흘러간 옛노래다. 이미 우리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과거의 조건을 맞추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나는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말로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 속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안에서 선교를 한다. 이것이 이주민 선교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주민 선교의 패러다임은, 첫째 선교사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여도 선교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과 언어, 비자 문제와 전혀 관계없이 우리는 선교사가 될 수 있다. 두 번째, 역파송 선교사역이다. 나섬공동체는 이미 터키, 인도,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에 역파송 선교사를 보냈다. 역파송 선교사들은 현지인이며 그들에게는 음식과 언어와 비자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문제 될 게 없다. 그들은 자신의 민족을 위해 최적화된 선교사들이기 때문이다.

 

 

선교의 길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나의 삶이었다.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하여 33년을 살아왔다. 이제 새로운 선교의 시대가 되었다. 선교의 조건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 모두 선교사가 될 수 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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