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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나그네와 더불어 사는 <나섬공동체>
나그네와 더불어 사는 <나섬공동체>

가. 나섬공동체와 외국인근로자
나섬공동체는 '나그네를 섬기는 공동체'라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 공동체는 1996년 뚝섬지역의 외국인근로자들을 섬기고 선교하기 위하여 <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되었다. 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는 바로 <나섬공동체>의 모태가 된 기관인 것이다. 
외국인근로자들은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해 현재는 약 50만 명에 이르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우리의 이웃이 되어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아직도 이방인으로 취급하며 차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섬공동체는 바로 그들 곧 우리 사회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창립된 선교공동체이다. 현재 우리 나섬공동체에는 약 2000여명의 외국인근로자들이 등록되어 있으며, 특히 몽골인 근로자들은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우리 공동체는  몽골인근로자의 자녀들을 위해 지난 1999년부터 재한몽골학교를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다. 몽골학교는 현재 약 65명의 몽골 아동들과 50여명의 한국인과 몽골인 교사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나섬의 집’과 ‘요셉의 집’ 등 두 채의 기숙사도 마련하여 함께 생활하고 있다. 
특별히 우리 공동체 안에는 ‘몽골문화원’이 있어 몽골과 한국의 양국 간에 민간외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나섬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사역과 프로그램은 외국인 나그네들에게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것을 어떻게 지원하고 돕느냐에 달려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의 입장에서 나그네들을 바라보거나 혹은 우리의 편의대로 그들의 욕구를 판단하기도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마치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지원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그러나 참된 공동체는 나그네들의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품어낼 수 있는 열린 공동체이다.  
지금까지 우리 나섬공동체는 그런 고민과 함께 성장했고 나그네들의 삶의 현장에서 나름대로의 사역을 감당하여 왔다.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일해 왔다고 자부하고 싶다.  
21세기는 세계화의 시대이다. 즉 국경이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는 역사적으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다문화 사회와 접하고 있다. 우리는 혼자 사는 세상에서,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에 적응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단일민족국가라는 배타적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  우리의 이웃으로 외국인나그네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동의와 관계없이 이미 우리의 이웃이다. 우리는 이미 세계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편견과 차별을 넘어 함께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은 선택적 삶의 양태가 아니라 필수적인 삶의 양태인 것이다. 우리가 외국인 나그네와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거부하는 순간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왕따민족(?)으로 전락하는 비극을 맛볼지도 모른다. 


나. 나섬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이야기

1. 재한몽골학교

우리 몽골 아이들은 매우 밝은 표정이다. 처음 우리 학교에 방문한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아이들의 얼굴이 밝고 예쁘냐고 묻는다. 모두들 자신들이 상상했던 몽골 아이들이 아니라며 놀라워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아이들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선입견을 완전히 불식시켜 버린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약 3만 명 정도의  몽골인들이 체류하고 있다. 물론 그들의 상당수는 불법체류자이다. 문제는 몽골인들 특유의  가족 중심의 문화 덕분에 많은 몽골 아이들도 우리 사회에 함께 체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섬공동체는 1999년 12월 9명의 몽골 아이들을 데리고 처음 몽골학교를 시작했다. 그 당시 국내에 이주노동자 자녀들은 한국학교에 갈 수 없었으므로 학령기의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 안타까워 학교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후 2005년 2월 이주노동자 자녀학교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외국인 학교로 인가를 받아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몽골 아이들이 한국학교에 갈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우리 학교에 그들이 입학하는 이유는 한국 학교에서 제대로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화적 격차와 언어의 한계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교육환경의 제약 등 수없이 많은 문제가 몽골 아이들에게 주어져 있다. 그들은 한국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왕따를 당하거나 혹은 열등감으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아이들은 초원의 광대함을 잊어버리고 작은 골방에 갇혀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그들은 다시 초원의 자유인으로 교육받아야 한다. 그래서 몽골의 기본과목에 덧붙여 한국어와 영어, 컴퓨터 등 세계화 교육을 병행하는 우리 학교의 교육 커리큘럼은 미래 몽골의 각계각층의 지도자가 우리 학교에서 배출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기에 충분하다. 

2. 나섬어린이집

우리는 지금 다문화사회에 살고 있다. 농촌 총각의 30%가 외국 여성과 결혼하여 살고 있으며, 도시 근로자의 17%가 이주 여성과 결혼하여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그들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머니가 외국인일 경우 자녀들은 상대적으로 한국말을 배우는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다. 어머니가 한국 사회에 재대로 편입되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다. 앞으로 몇 년 후면 이러한 이중문화 내지 다문화 가정의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나섬어린이집은 이러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와 교육을 위하여 세워진 교육기관이다. 미취학 다문화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 집은 절실히 필요하며 시급하다.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 교육받고 보호받아야할 권리가 있다. 그들은 국적과 체류 자격에 관계없이 똑같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다문화가정과 그 자녀들에 대하여 매우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 외국인 신학생과 더불어 사는 교회

나섬공동체에는 다섯 명의 외국인 신학생들이 있다. 두 명의 몽골인, 이란과 필리핀, 인도에서 각각 1명씩 모두 다섯 명이 장신대 등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있다. 이들 중 이란인 호잣트와 인도 형제 빵가지는 우리 한국인 자매들과 결혼하여 살고 있다. 이들은 우리 공동체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들이다. 

이란인 호잣트는 요한이라는 아들을 두었다. 물론 그 아이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다. 그러나 우리 공동체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 아이를 차별하거나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 아이는 우리 교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이다. 
다섯 명의 신학생들은 우리 교회의 중심인물들이다. 모든 교인들은 그들을 위하여 기도한다. 그들에 대한 우리 공동체 식구들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들에게 가장 좋은 것들이 제공되며 그들은 우리 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다. 앞으로 그들은 전세계로 파송될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곳에서 받았던 사랑과 더불어 사는 경험과 섬김의 공동체에서 배운 것들을 그들의 나라와 민족공동체에 그대로 전달할 것이다. 
섬김과 나눔의 삶은 긍정적인 누룩처럼 전세계로 퍼져갈 것이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미움은 미움을 낳는다. 저주는 저주를 낳고 축복은 축복을 낳는다. 선교는 섬김과 나눔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전세계로 퍼져가는 것이다.
      
4. 무료급식과 선한사마리아인의 여인숙

우리 공동체에서는 일년에 약 6만명의 노인들과 나그네들이 함께 식사를 한다. 하루에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200명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는다. 우리 공동체에서 이렇게 무료급식을 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10여년이 되었으니 결코 하루아침에 된 일은 아니다.       
우리는 무료급식과 함께 실직하거나 병들어 갈 곳 없는 나그네들을 위하여 ‘선한사마리아인의 여인숙’이라는 쉼터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국인 노숙자들과는 달리 외국인 노숙자들은 정말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국인 노숙자 사회에서도 따돌림 당하는 사람들이다. 가끔씩 그들 중 일부는 길거리에서 혹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주검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그들은 생존의 문제 앞에서 절망하고 정신병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자기 고향도 아닌 타국에서 먹을 것 없고, 잘 곳 없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절망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료급식과 선한사마리아인의 여인숙은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 빠져버린 나그네들을 위해 만들어진 최소한의 복지 프로그램이다. 그들은 나섬공동체에서 먹고 자면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꿈꾼다.

다. 나섬공동체의 비젼과 과제

나섬공동체는 새로운 시대의 선교와 구제를 선도하는 비젼을 갖는다. 우리는 섬김과 나눔을 통하여 선교하는 공동체가 되려는 꿈을 갖고 있다. 지금은 모든 면에서 열악하고 부족하지만 지금의 추세로라면 몇 년 이내로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선교와 섬김의 사역현장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나섬공동체는 현재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지역에 ‘나섬선교훈련원’과 ‘나섬공동체’를 건축 중에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나그네들을 더욱 섬기고 선교하는 공동체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훈련되고 양육된 현지인 선교사들을 파송할 것이며,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룩하는 비젼을 이루게 될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꿈은 우리의 꿈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 나섬교회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4-1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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