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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유목민처럼살아야한다

유목민처럼 살아야 한다 

내가 몽골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초원과 유목민 때문이다. 어쩌면 유목민의 삶과 인생관을 좋아한다는 표현이 맞겠다. 특히 몽골의 고비사막이나 홉스골 같은 곳에서 만난 유목민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고비사막을 여러 번 가보았지만 그때마다 유목민의 모습은 새롭게 다가온다. 그 느낌은 언제나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였다. 자유와 단순함 말이다. 자유는 고독을 전제로 한다. 아무도 없는 초원에 달랑 작은 게르집을 짓고 하늘과 초원, 그리고 동물들을 벗삼고 사는 유목민은 자유와 고독이 언제나 그 얼굴과 영혼 속에 충만하다. 그래서 그들은 찾아온 손님들을 귀하게 대접하고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려한다. 더 머물다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그들의 배려와 붙잡는 손길에서 역력히 느껴진다. 자유와 고독은 그렇게 공존한다. 또 하나의 멋스러움은 단순하다는 것이다. 유목민의 삶이 복잡하고 무거우면 유목민이 아니다. 성을 쌓지 않고 집을 짓지 않고 게르 천막하나, 작은 난로하나, 그리고 몇 개의 침대며 의자가 전부인 그들의 삶은 언제나 이사할 수 있게 단순하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이사하고 다른 곳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그 자유함과 단순함은 내게 언제나 매력적이다. 
            
유목민처럼 살아야 한다. 그래야 행복하고 아름다우며 자유로울 수 있다. 소유보다 공유하는 삶이 또한 그렇다. 그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은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할 공적 재산이다. 초원이 그렇고 하늘이 그렇다. 누구의 땅이라고 경계선을 만들어 놓지 않고 산다. 모든 것은 하늘이 준 것이며 더불어 누리는 축복이다. 우리처럼 알 박기도 없고 땅 투기도 없다. 그저 자기 가족 먹고 살만큼의 가축 떼나 몰고 다니며 그저 하루의 삶에 감사하는 것이 유목민이다. 만들어 놓은 마유주는 딱히 그 주인의 것이 아니라 찾아온 손님들과 더불어 마시고 대접할 모두의 것이다. 몇 년 전 찾아간 고비사막의 유목민이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이 그것이었다. 마유주가 몸에 좋다고 하니 우리 일행들은 먹고 더 마시겠다고 서로 눈치를 본다. 혹시 한 모금이라도 더 마셔보았으면 하는 기색이다. 그런 눈치를 챘을까 유목민은 자신이 마셔야 할 마지막 마유주를 손님들을 위하여 다 내어 놓았다. 참으로 아름다운 비움이었다. 마유주는 내일 또 만들면 된다는 그 소박한 마음씨가 귀하다. 마유주보다 더 맛스러운 유목민의 철학이다. 자유하고 단순하며 그래서 아무런 전제 없이 그저 자신의 것을 내 놓는 유목민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오래전 읽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과 마크 , 델리아 오웬스의 '야생속으로' 라는 책이 기억난다. 자연과 야생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호숫가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한 인간의 자유함과 고독, 그리고 갓 결혼하고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야생의 초원에 텐트를 치고 장장 7년을 넘게 동물들을 관찰하고 돌보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책을 읽으며 언제나 그 물음이 떠나지 않았다. 고독하고 힘들었을 그들의 삶을 상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그럼에도 야생과 자연 속에서 단절과 결핍의 삶을 선택하고 결단한 이유를 물어본다. 유목민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르다. 그들은 소유를 거부하고 공유를 말하며 차지하려는 욕망보다 내려놓기를 결단하는 자유한 사람들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 유목민의 삶을 배우는 것 아닐까. 예수가 그런 유목민이었고 성서의 인물들이 모두 그런 유목적 삶을 살았다. 그들은 때로 지쳐 안주하고 싶은 욕망의 사슬을 끊게 해달라며 하늘을 믿고 의지하였다. 우리 모두 소유에서 공유의 삶으로 달라져야 한다. 욕망이 아니라 비우는 삶을 살아야 한다. 유목민을 찾아 떠나는 몽골 여행은 그래서 언제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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