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섬은 교회당을 짓지 않겠다 3 > 노마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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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나섬은 교회당을 짓지 않겠다 3


나섬교회를 목회하면서 이제 이런 말도 한다. 이제 나섬교회와 나의 목회에서 예배당 건축은 없다. 이 무슨 싱거운 선언인가? 이 선언은 나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 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혹 나 자신이 유혹받고 흔들리며 때로 타협할지도 모르니 이렇게 세상에 선언하고 돌아보지 않는 결단을 해야겠기에 이렇게 선언하고 약속한다. 예배당 짓는 목회자로 남을 바에야 이제 목회를 그만두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교회당 짓고 교인 수 늘리고  성공했다고 자랑하고도 싶었지만 이제 그런 목회는 나부터 끝장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제 떠나고 흩어지는 목회를 선언하는 것이다.

내가 오랫동안 생각하고 꿈꾸었던 교회는 흩어지는 교회다.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결단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것이 나만의 고민이거나 나만의 새로운 일은 아니다. 이미 흩어지는 목회를 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곳곳에 숨어 조용히 자신만의 삶을 살고 목회하면서 하늘의 뜻을 실현하는 내공 깊은 사람들이 있다. 

이제 나섬공동체는 한국에 없다. 전 세계로 흩어져 주께서 허락하신 그 땅에서 우리는 만날 것이다. 몽골의 울란바타르로부터 중국 접경지역, 인도 펀잡의 주도 찬디갈, 필리핀 엥겔레스와 비하우, 터키와 이란의 국경도시 본도지역, 아프리카 케냐 등등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곳이든 주님이 허락하신 땅에 선교 거점 센터를 마련하고 떠날 준비를 시작하려 한다. 나와 나섬은 이미 마음을 굳혔으며 이것은 대세이고 21세기 한국교회의 새로운 선교와 미래를 위한 최선의 결단이다.
그래서 나섬의 모든 지체들은 선교동역자로서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 자신들이  섬기고 싶은 땅에서,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최소한의 비용으로 선교와 섬김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행복이 무엇이며 의미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몸으로 삶으로 경험하고 즐기게 될 것이다.

나와 내 아내가 제일 먼저 떠나고 싶다. 이제는 전세계로 흩어져 이 땅에 남겨두는 것 없이 그저 유목민 선교사가 되어 우리를 필요로하는 그 곳에서 그들을 만나고 그 땅의 기운과 냄새를 맡으며 살고 싶다. 그러다 때가 되면 그 땅에서 다시 새로운 땅으로 찾아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한 주일에서 한 달 혹은 몇 개월씩 선교지를 다니다가 어느 날 생명이 다하여 주님이 부르시면, 그 순간 머물던 땅에서 하늘나라로 가고 싶다.

그러기위하여는 먼저 내 목회를 정리하고 선포해야한다. 성공 콤플렉스에서 자유해야 한다. 나는 얼마나 성공한 목회자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던가.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자신 한없이 열등한 존재임을 자각해야 했다. 부럽기도 하고 그렇게 되고도 싶었다. 속에서는 그런 마음이 간절했지만 겉으로는 태연한척 했다. 그것은 위장이며 위선이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를 극복하고 싶었다. 이 열등감의 한계를 이기고도 싶었다. 그러나 번번이 나는 나에게 속고 무너졌다. 솔직히 나는 경쟁에서 이기고도 싶었고 성공하고도 싶었으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었다. 그런데 이젠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사실 매일같이 하다시피하였지만 그것을 삶으로 결단하고 내려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가볍고 자유롭게 벗어 버리기로 했다. 목회를 새롭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성공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니 이제 자유롭다. 다시 미래가 보이고 세계가 보이는 것이다. 더 큰 일이 눈앞에 아른 거린다. 떠나고 싶다. 성공에서 떠나고 이 세상의 욕망에서 떠나고 더 큰 가치와 자유를 향하여 떠나고 싶다.

그러려면 예배당을 지어서는 안된다. 땅 사고 건축하는 예배당 짓는 목사에서 사람을 섬기고 사랑하며 세우는 삶으로 목적을 바꾸어야한다. 사람이 건물보다 중요하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라는 믿음에서부터 시작된 고백이다. 그래서 나섬교회는 한국이 아닌 세계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며, 나섬의 교인들 또한 한국 땅에선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전세계 어느 곳에선가 매년 한 번씩 만남의 기쁨을 누리고 선교를 논하는 인생들이 될 것이다. 나섬의 교인은 몽골의 울란바타르 외곽 초원, 혹은 인도의 히말라야 어느 아름다운 마을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꿈꾸고 그날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예배당을 짓고 자랑하는 건축가 목사가 아닌 그냥 자유로운 유목민 선교사로 살아가고 싶다. 우리 교인들은 지금 전세계 선교지에서 만나고 그 만남이 행복하여 어쩔 줄 모르는 그 날을 꿈꾸고 있다.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일까.

나섬은 오랫동안 그날을 준비해 왔다. 그래서 외국인 신학생들을 키우고 어렵지만 학비를 대고 함께 미래를 준비했다. 몽골에는 보르마 목사를 파송했고, 그녀는 지금 무척 열정적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에 방문한 보르마 목사는 우리가 생각한 그대로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있었다. 몽골의 울란바타르 빈민촌에서 작은 교회를 섬기며 살아가는 보르마목사를 보면서 이제는 우리 나섬의 교인들이 함께 섬기고 선교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울란바타르에 작은 게스트 하우스를 마련한다면, 선교에 헌신하려는 교인들이 언제든 찾아가 최소한의 비용으로도 선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필리핀 엥겔레스에 작은 아파트 하나 얻어 놓으면 고통 받는 이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아이들과 함께 바나나와 망고를 나누 먹으며 이태석 신부 같은 선교사가 될 것이다. 인도 펀잡의 찬드갈에서 나섬의 교인들은 우리 공동체에서 파송한 판가즈 전도사를 앞장세우고 히말라야를 오르내리는 선다싱 선교사의 삶을 잇는 삶을 살 것이고, 터키북부 본도지방에서는 우리의 사랑하는 호잣트 선교사와  함께 이란에서 넘어온 난민들을 돕는 무슬림선교에 헌신하게 될 것이다.
중국 동북삼성에서는 중국인들을 선교하거나 때로 두만강을 넘어오는 탈북자들을 돕고 통일을 준비하는 나섬의 교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케냐에서도 아름다운 선교 이야기가 들려오는 꿈을 꾸는 날이면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다. 그러다보면 우리의 지경은 더욱 확장되어 방글라데시와 네팔, 중앙아시아와 전세계 땅 끝까지 우리의 사명을 다하며 그렇게 살게 될 것이다. 예배당 짓는 돈으로 사람을 키우고, 선교지에 선교거점과 게스트 하우스를 마련하면 적은 돈, 아니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가난한 교인들도 언제나 비행기 삯만 마련하면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적은 돈으로 생활하며 선교도 하고 여행도하면서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나섬은 예배당 대신 그 돈으로 사람을 보내려고 한다.

이제 가슴이 후련하다. 큰 짐을 벗어버린 것 같은 가벼움이 오랜만에 찾아온다. 속이 뚫리고 갑자기 눈먼 내 눈에서 눈물이 난다. 눈은 보이지 않아도 눈물은 이렇게 흐르니 아직 내 눈은 살아 있었나 보다. 행복이 무엇이며 신앙적 삶은 어떤 것이고 선교적 인생은 또 무언가? 욕망을 내려놓고 하늘을 보니 내 눈에 하늘이 보인다. 세상은 못보지만 오늘 내겐 하늘이 보인다. 하늘은 파랗고 별들은 빛나고 내 눈은 하늘을 본다. 그리고 '꼭 이렇게 살다가  주님 곁으로 갈께요'라고 기도한다. 정말 꼭 이렇게 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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