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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꿈과 비전을 주지 못하는 노인학교는 가라
얼마 전 어느 경로학교에서 "다문화 시대의 이해"라는 주제로 강의를 부탁받았다. '실버 아카데미'라 하기에 노인들에게 선교적 비전을 주는 강의로 오인한 나는 무작정 그 강의를 수락한 것이다. 그리고 찾아간 그 경로학교는 내게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곳이었다. 그곳에 도착하여 강의 장소에 들어선 순간 마침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들려오는 기도소리는 마치 마지막 고별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였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노인들을 부탁한다는 기도처럼 들린 것이다. 임종예배를 온 것도 아니고 노인학교 예배에서 기도하는)기도의 내용은 마치  노인들은 이제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으니 오직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만 갖고 천국가실 날만 기다리다가 돌아가시라는 것이었다. 
건강하게 천국 소망 갖고 노인학교에나 다니면서 어린아이처럼 무료로 식사 제공하는 교회나 찾아다니는 경로당 노인들로 전락시키는 예배와 프로그램이었다. 목사님의 설교도 그러했다. 물론 쉽게 하여야 하는 설교였으니 이해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왠지 이제는 다 끝난 인생들에 대한 임종 예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이것은 아니라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내 순서가 되어 강단에 올랐다. 그런데 정말 난감하고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여야 할지 헷갈리고 맥락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 설교도 아닌 강의를 한다는 것이 참으로 황당하였다.
처음부터 노인들을 정신박약자이거나 어린아이 취급을 하고는 다문화에 대한 강의를 하라고하는 것이 내겐 너무도 혼란스러웠다. 과연 이들에게 다문화에 대한 무슨 강의를 하라는 말인가?
지금 노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들을 하나님의 피조물 즉 하나님이 부르실 때까지 그 뜻을 위해 달려가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천국을 코앞에서 기다리는 무기력한 인생으로 보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가급적 평안하고 즐겁게 웃고 적당히 마련한 식사나 대접하면 이것이 효도요 경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초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한국교회의 노인들에게 노인선교라는 이름으로 경로잔치를 노인학교의 전형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마지막 죽을 때까지 부르심을 받아 열정적으로 살았던 모세나 아브라함, 갈렙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들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무능하고 더 이상 희망을 갖지 못하는 버림받아 나서지 못하는 노인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그곳에서 크게 말하여야 했다. "이건 아닙니다!"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라고 말이다. 정말 노인들을 이렇게 취급한다면 이는 차라리 동네 경로당 찾아다니며 고스톱 치는 노인들에게 동전 바꾸어 주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건 대우가 아니라 차별이다.
꿈을 주지 못하는 노인학교는 노인들의 존재의미를 상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노인들이라고 왜 꿈이 없고 비전이 없을까? 만약 내가 그들처럼 나이를 먹어 그런 취급을 받아야 한다면 끔찍하게도 가슴 아픈 일이다. 여전히 영혼은 살아있으며 죽는 날까지 부름받아 살고 싶은 내 삶에 꿈을 잊게 하는 그 어떤 도움도 나는 거부할 것이다.

노인들은 거부하여야 한다. 이런 정도의 겉치레 경로당 프로그램에 농락당하는 것에 분개하여야 한다. 노인들이 먼저 사람답게 인정받고자 하는 요구를 당당히 하여야 한다. 노인들이 지금처럼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웃고 넘기는 노인학교는 노인들 자신의 인권을 침해당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치매가 걸려 도저히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면 노인들은 일어나 한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하나님이 창조하신 창조의 목적이 자신에게 있음을 믿고 고백하는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아직 선교적 삶을 살 수 있음을 가르치는 새로운 노인학교를 제안한다. 얼마든지 은퇴자들에게도 '뉴 라이프'가 가능하다는 믿음이 한국교회의 노인선교가 아닌 노인들을 통한 새로운 비전의 선교를 이어져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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