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근목사와 함께 떠나는 선교여행-베트남편2 > 노마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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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유해근목사와 함께 떠나는 선교여행-베트남편2


선교지에서는 미국 국적보다 한국 국적이 더 유리하다

모든 여행은 설레임이다. 특히 선교여행은 더 그렇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실 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출발하는 선교여행이야말로 진정한 여행 그 자체다. 그날도 그랬다. 우리 일행은 아침 일찍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나도 약속시간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날은 내가 가장 늦게 도착하였다. 얼마나 일찍들 나오셨는지 모든 분들이 나를 놀라게 하였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라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만큼 여행에 대한 설레임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분 한 분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한다. 반갑다. 그리고 함께 여행하게된 것이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모두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우리에게 이번 선교 여행은 특별했다. 우리 나섬공동체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자매 투하 전도사가 동행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투하는 하노이에서 왔다. 특히 투하를 데리고 들어가는 이유는 앞으로 베트남 선교의 비전을 더 확실하게 알기 위함이다. 이번 여행자들 중 가장 설레임으로 이 여행을 기다린 사람은 김혜옥 전도사님이다. 미국의 시애틀에서 오신 전도사님은 투하의 베트남 사역에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도와주던 분이다. 김 전도사님과는 새벽 이른 시간에 만나 공항까지 함께 왔다. 전도사님은 차안에서 오는 내내 즐거워하였다. 참 투하 전도사도 함께 있었다. 우리는 인천공항까지 오는 차안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베트남 선교에 대하여 즐겁게 비전을 나누었다.

공항에는 이미 모든 분들이 도착해 계셨다. 우리 일행 중 나와 김혜옥 전도사님 그리고 투하가 마지막이란다. 참으로 우리 뉴 라이프 선교여행은 완벽하다. 정말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비행기좌석을 받기위해 앞에 나가있던 한순옥 목사님이 난감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리고 내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목사님, 큰일 났습니다. 김혜옥 전도사님이 미국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발권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 국적자는 미리 비자를 받아야한다고 하네요."

베트남 비자는 며칠 전에 받아야 하거나 여행사가 어떤 서류를 미리 해주어야 하는데 우리는 미처 그것을 몰랐던 것이다. 지금 시간이 아침 7시다. 어디서 비자를 받을 것이며 어떤 여행사가 그것을 도와줄 것인가? 아무도 없다. 어찌 할 방법이 없다.
지금 발권을 하지 못하면 그다음 비행기표도 없다고 한다. 이미 오버부킹이니 혹시 비자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비행기 좌석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 황당하다.

함께 베트남 선교여행을 가려고 그렇게 기다렸는데... 김혜옥 전도사님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한국국적도 아닌 미국국적이라면 전세계에서 가장 확실하고 믿을만한 국적이 아닌가?

그래서 바울도 자신이 로마 시민권자라고 자랑도 하지 않았던가? 로마 시민권자보다 지금의 미국 시민권자의 지위와 힘은 더 강한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이다. 미국 시민권자에게는 베트남 입국비자가 필요하고 한국 국적자에게는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너무도 황당하고 난감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말 그럴까 다시 한 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한국 국적이 미국 국적자보다 더 좋을까를 생각하니 우습고 한편에서는 우리가 그렇게 컸나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분명히 미국 국적자에게는 입국 비자가 필요하고 우리에게는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혜옥 전도사님은 남을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일행과 베트남행 아시아나 비행기에 오르려하니 발이 떨어지질 않는다. 안타깝고 답답한 것이 말로 다할 수 없다. 마지막까지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바라만 볼 뿐 아무런 힘이 없다. 미국도 못하는 일이니 말이다. 맨 나중에 입국 수속을 하려하니 이제는 우리가 탈 비행기 시간을 놓칠 지경이다. 앞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우리는 뛰다시피하여 겨우 비행기에 올랐다. 하노이로 가는 아시아나 비행기에서 주는 기내식은 결국 입에도 대질 못했다. 이미 입맛을 잃었기 때문이다. 피곤하고 지쳐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잠도 오지 않았다. 그저 김 전도사님의 일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미국에서부터 베트남 선교여행을 기대하고 오셨는데 마지막에 비자문제로 갈 수 없게 된 전도사님의 상황이 안타까워 가슴이 저렸다. 옆에 있는 아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것이 불길한 생각도 들었다. 이번 베트남 선교여행은 망쳤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한다. 나머지 다른 분들을 어떻게 규합하여 선교여행을 마칠까하는 생각에 이르니 머리가 아파온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정시에 하노이 공항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김 선교사는 따뜻한 사람이다. 처음 만난 사이이지만 그에게서 진정성있는 선교사의 모습이 느껴진다. 마지막 순간까지 김 선교사는 그런 사람으로 남아 정말 감사했다.

우리가 머물 숙소는 하노이에서 가장 좋은 칠성급 호텔이다. 우리나라의 참빛그룹에서 지은 멋진 호텔에 여장을 풀었지만 내 마음은 불편했다. 김혜옥 전도사님 때문이다. 그분이 함께 동행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었다. 그 즈음 서울에서 날아온 한통의 문자 메시지는 흥분하기에 충분했다.
김혜옥 전도사님의 비자 문제가 풀려 아시아나 저녁 비행기에 올랐다는 것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나는 기도했었다. 아니 우리 일행 모두 기도했을 것이다. 제발 우리 김 전도사님이 비자문제를 해결하고 하노이에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이다.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주신 것이다.

공항에 마중 나가는 한 목사님과 투하에게 호텔에 돌아오면 내 방으로 연락을 달라고 했다. 늦은 시간일지라도 꼭 전화를 달라고 했다. 밤이 늦도록 기다린다. 밤 12시가 넘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다. 걱정이 되었다. 또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새벽 1시에는 결국 옆에 있는 아내를 재촉해 이광옥 목사님이 묵고 계시는 방에 인터폰을 한다.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또 생겼다. 아내에게 2310호실을 2010호실로 잘못 가르쳐 준 것이다. 새벽 한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인터폰을 받은 그 방의 주인에게 정말 미안하다. 아내는 남자의 굵직한 목소리를 들으니 당황했다. 정말 '손님 당황하셨습니까?'라는 개그의 소재가 이해가 된다. 아내가 말한다.

"혹시 그 방에 김혜옥 전도사님 안계세요?"

웃긴다. 그 시간에 김 전도사님이 그 방에 계시냐고 묻는 아내가 웃긴다. 나는 순간 웃고 말았다. 아내에게 방 호수를 잘못 가르쳐주어 미안하고 그 방의 아저씨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몇 분후에 한 목사님으로부터 인터폰이 왔다. 드디어 도착했다고 한다. 감사하다. 정말 내 마음의 먹구름이 활짝 개인 느낌이다. 고맙다. 이 베트남 선교여행이 즐거울 것 같은 예감이다. 정말 나는 변덕꾸러기 목사다.

아침 식사를 하는 호텔의 메뉴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멋진 아침이다. 정말 즐거운 아침식사 자리다. 온갖 메뉴는 물론이고 그 자리에 함께 한 김 전도사님이 반갑고도 반갑다. 어떻게 된 일인가 물으니 전도사님의 대답이 또 황당하다. 늦은 아시아나 비행기까지 오르는 과정은 한편의 영화다.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 비행기 자리가 없다는 말을 듣고도 늦은 시간까지 공항에서 기다리던 이야기, 공항의 직원이 하도 와서 물으니 가서 기다리라며 핀잔을 주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한자리가 생겼다며 좌석을 만든 이야기 등등. 그런데 압권은 그 다음이다. 마지막 하노이행 아시아나 비행기에 오른 전도사님이 안심하고 눈을 감고 피곤한 몸을 의자 깊숙이 기대고 있을 즈음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 움직이고 있을 때에 들려오는 기내방송. 혹시 이 기내 안에 의사나 간호사가 계시면 앞으로 와달라는 긴급한 방송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또 문제가 생겼다.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아픈 환자가 생긴 것이다.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돌아선다. 그리고는 문이 열리고 환자는 내려야 한다. 물론 그 환자의 짐을 찾는 시간이 꼬박 두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행기는 다시 하노이로 향할 수 있었다. 그러니 몇 시간이 지연되고 늦게 도착한 것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을 알 것 같다. 그렇구나! 우리 주님도 그런 이유가 있어 이 땅에 아직 오시지 않는 모양이다.
어째든 김전도사님은 그렇게 늦은 시간 이곳에 도착해 우리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그날을 나는 참으로 기분 좋은 날이라 부른다. 아니 은혜로 충만한 날이라 부르고 싶다. 시애틀에서부터 우리 공동체를 찾아와 함께 사역을 하고 베트남 선교여행에 동행하게 된 것은 김전도사님에게 특별한 경험이다. 투하라는 아주 특별한 자매와 만나고 그 자매의 미래 선교를 함께 나누는 그 경험을 하고 싶었던 게다. 나는 그것을 꼭 돕고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감사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선교지에서 미국 시민권보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더 귀하게 쓰임 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베트남에 한국인은 무비자로 들어가 선교하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지만 미국인은 비자가 필요하다. 그만큼 베트남 사람들에게 미국은 전쟁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모양이다.
얼마 전 들은 이야기로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터키를 비롯한 중동 이슬람 지역에서도 미국인보다는 한국인들이 선교에 훨씬 유리하다는 보고가 있다. 이것은 현실이다. 하나님은 지금 한국을 쓰신다. 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 세계선교에 적합한 사람들이라는 것은 은총이다. 지금은 우리의 시대이다. 나아가자 세계로.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운동을 확산시켜 나아가야 한다. 이번 베트남 선교여행은 하나님께서 미국 사람들보다 한국 사람을 선교에 더 귀하게 사용하고 계심을 확인한 소중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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