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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유해근 목사의 노마드 톡8 84세 권사님의 삶을 송두리째 받아들이며


84세 권사님의 삶을 송두리째 받아들이며  

독거노인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어도 한 번도 만나본 적은 없었다. 박 권사님은 앉아서 나를 반겼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내게 내민 그 작고 거친 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어떤 느낌을 주었다. 권사님은 독거노인이셨고 나는 그분을 뵙기 위하여 사시는 곳을 찾아간 것이다. 이분은 과연 누구이기에 나를 여기까지 부르신 걸까? 작고 볼품없는 아파트, 권사님의 집은 그저 독거노인이 사는 낡은 아파트였다. 여기에 무슨 선한 것이 있을까? 내가 그곳에 간 까닭은 어떤 큰 기대를 하고 간 것이 아니었으니 그저 담담할 뿐이었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어 두발로 걷기조차 힘들어 하시는 권사님의 올해 연세는 84세였다. 내가 묻기도 전에 권사님의 삶이 내게 전해졌다. 자식을 낳지 못해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평생 홀로 사셨다 한다. 가족이 없다는 말이다. 무엇을 하고 사셨는가 물으니 남의집살이를 하셨다 한다. 그러고 보니 오자마자 잡았던 권사님의 손마디는 굵고 거친 느낌이었다. '그랬구나!' 싶은 마음에 권사님의 삶이 절로 느껴진다. 
왜 나를 이곳까지 오라하셨을까? 궁금했다. 얼핏 듣기는 했지만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곳에 간 것이다.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꼭 가야만 할 것 같은 생각에서다. 이건 하늘의 부르심이고 하나님이 엮어주신 만남이다. 그렇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그곳에 간 것이다.
권사님은 남의집살이를 하면서 모은 돈 일천만원을 몽골학교 건축헌금으로 내어 놓으셨다. 자신의 생명과 같은 돈이다. 그분에게 돈은 삶 자체이고 의지할 것의 전부다. 그 엄청난 돈 일천만원을 건축헌금으로 선뜻 내 놓으신 것이다. 그러면서 권사님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내어 우셨다. 나도 울었다. 눈물이 흘러 말도 할 수 없는 그 순간, 내게 이분의 삶을 송두리째 받아들일 수 있는 권리가 있는가 묻고 또 물었다. 나는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어떤 가치로도 계산할 수 없는 돈이기 때문이다. 내 목구멍에서 받을 수 없다고 말하려 했으나 내 눈물이 그 말을 막아섰다. 한없이 부끄럽고 한없이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나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저 눈물을 흘리며 우는 노인 권사님에게서 깊은 연민이 느껴졌다. 얼마나 힘드셨을까를 생각하니 천만원의 돈은 그 권사님의 삶의 무게만큼 무겁게 느껴졌다. 돈의 크기를 액수의 많고 적음으로 생각했던 내게 돈에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그 어떤 가치가 숨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분에게 천만원은 전부다.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인 것이다. 그 일천만원을 모으기 위해 얼마나 힘든 삶을 사셨을까를 생각하니 전율이 느껴졌다. 부끄러웠다. 돈에 대하여 처음으로 미안하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울면서 받아든 천만원은 너무도 큰돈이다. 그 노 권사님의 삶 전부였으니 말이다.
기도를 하고 돌아 나오면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과부의 두 렙돈 이야기를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이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살아야 한다. 이 돈에 부끄럽지 않도록 잘 사용하여야 한다. 이건 돈이 아니라 눈물이고 피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삶의 무게를 담은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있다. 분명 우리 학교는 지어질 것이다. 학교가 완성되는 그날 그 권사님의 이름도 새겨져야 한다. 몽골학교는 그토록 고통스러운 삶이 녹아져 만들어진 학교라는 것을 역사에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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