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톡10 꿈꿀 때는 나도 눈을 뜬다. > 노마드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10 꿈꿀 때는 나도 눈을 뜬다.


꿈꿀 때는 나도 눈을 뜬다.

참 이상한 일이다. 평소에는 눈이 보이지 않아 무척이나 불편한 나도 꿈꾸는 순간에는 보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꿈꾸는 순간에는 눈이 보이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것도 너무 생생하게 보이니 꿈꿀 때면 행복해진다. 
사실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에게 얼마나 불편하냐고 묻지만 불편함을 넘어 그 고통의 강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나의 경우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중도에 실명을 하게 되었으니 정말 막막한 느낌이다. 점자도 지팡이도 사용할 수 없으니 내가 기대고 살 수 있는 것이라곤 오직 아내의 손목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내는 내 지팡이고 눈이며 나를 살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힘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절망적인 생각이 들면  깊은 수렁에 빠진 것처럼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프다. 정말 이제 이렇게 죽는 날까지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정말 이것으로 나는 끝인가를 생각하면 죽고 싶을 정도로 아프고 힘들다. 가슴이 터지도록 답답한 날은 나도 모르게 차라리 이렇게 살 것이 아니라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나님께 이렇게 살게 하느니 차라리 데리고 가십시오라고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다.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없음에 누구에게 이 고통을 설명할까마는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꿈꿀 때면 눈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꿈꾸고 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눈자위가  젖어 있다. 행복한 꿈이면 더욱 그렇다. 나도 모르게 꿈속에서 가슴 저미도록 행복했나 싶다. 
어제도 그렇게 꿈을 꾸며 행복했다. 눈이 보이니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먼저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였다. 얼마나 보고 싶은지... 요즘 들어 더욱 보고 싶은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웃는 모습은 내게 언제나 힘이 되었다. 아버지는 내 삶의 존재이유이기도 했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했다. 물론아버지도 나를 많이 사랑하셨다. 어느 아버지인들 그렇지 않겠는가마는 아버지는 특히 내게 큰 산이셨다. 때로 기대고 때로 하소연하는 내 친구이며 스승이고 멘토 같은 존재였다. 그런 아버지가 떠나신 지금 나는 아버지가 무척 보고 싶다. 그런데 아버지가 보였다. 내 눈에 아버지는 웃고 계셨다. 힘내라고 응원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꿈속에서 아버지의 응원을 받으며 달리는 마라톤 선수 같았다. 지금은 힘들지만 반드시 끝까지 달리겠노라고 소리를 질렀다. 다시 일어나겠노라고 아버지에게 크게 소리쳤다. 아버지는 끝까지 내 편이 되어 응원해 주겠노라고 하셨다. 꿈속에서 본 아버지를 생각하면 이 순간에도 눈물이 난다. 울고 싶을 때면 정말 지금처럼 울고 싶을 때면 아버지를 부르며 울었다. 그런데 꿈속에서 본 아버지는 웃고 계셨다. 아버지를 꿈속에서 만나고 다시 힘을 얻었다. 그렇다 아버지가 보고 싶으면 꿈을 꾸면 된다. 더 이상 울지 않고 꿈꾸면 아버지가  나타나실 것이니 꿈꾸면 아버지를 뵐 수 있는 것이다.
어제는 또 하나 꿈속에서 본 것이 있다. 몽골학교다. 잘 지어진 몽골학교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볼 수 없음에 가슴아파했던 그 몽골학교가 보인 것이다. 빨간 벽돌집이다. 푸른 창문이 아름답게 보인다. 예배당과 주차장 그리고 작은 운동장이 있다. 그 위에는 생태교육장. 그랬다. 우리 교인들은 웃고 아이들은 뛰놀고 있었다. 몽골아이들인지 한국 아이들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지만 하나가 되었으니 모두 우리 아이들이다.
  작은 잔디밭을 거니는 교인들이 보였다.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웃고 있었다. 좋다고 손뼉을 치기도 했다. 나는 꿈속에서 웃고 또 웃었다. 행복해 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나는 더욱 행복했다. 꿈속이었지만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꿈속에서 또 본 것은 터키의 이스탄불이다. 호잣트 선교사 가정이다. 갈라타 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는 호잣트가 보였다. 사람낚는 어부가 되라 했더니 갈라타 다리에서 고등어 낚시냐고 농담을 하는 내가 보인다. 사람도 낚지만 가끔은 이렇게 고등어도 낚아야 한다고 웃는 호잣트가 보였다. 웃고 있었다. 행복해 보였다. 우리 교인들도 그 다리 위를 거닐고 있었다. 누구였을까? 우리 교회 장로님들이다. 권사님들이다. 집사님들이다. 스탭들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모두가 그 이스탄불에서 무슨 회의를 하는지 다 모였다. 열심히 강의를 하는 내가 보인다. 또 잘난체하는 모양이다. 역사를 말하고 인문학을 가르치고 성경의 배경을 설명한다. 선교를 말하고 인생을 논하고 미래를 설교한다. 모두가 아멘이라고 고백 한다. 행복한 모습이다. 꿈속이었지만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꿈꾸고 나니 깨었어도 눈물이 흘렀고 내 입가는 웃음 짓고 있는 모습 그대로다. 아버지가 보였고 몽골학교가 보였고 그 안에서 예배하고 행복해 하는 우리 교인들과 몽골 아이들이 보였다. 그리고 호잣트와 그의 가족이 보였다. 이스탄불의 다리 위를 거니는 우리 교인들이 보였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이 내 눈에 보였다. 분명 나는 보았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꿈꾸며 살고 싶다. 비록 현실이 아니더라도 꿈속에서만이라도 눈을 떠  보고 싶다. 보고 싶은 것, 보고 싶은 사람들을 꿈속에서라도 만지고 만나고 싶다. 그리고 그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을 기다리며 살고 싶다. 내 눈이 꿈속에서 본 것을 반드시 이루고 싶다. 그리고 그 날은 곧 올 것이다. 내가 꿈속에서 본대로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6-07-01 11:18:46 노마드톡에서 복사 됨] http://nasom16.cafe24.com/bbs/board.php?bo_table=B02&wr_id=256


hi
   


[04982]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장로 1(광장동 401-17)
나섬공동체 대표전화 : 02-458-2981 사단법인 나섬공동체 대표자 유해근
COPYRIGHT © NASOM COMMUNIT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