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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 73 몽골의 장애인을 사랑하는 모임을 시작하며


몽골의 장애인을 사랑하는 모임을 시작하며

그렇게나 긴 한숨이 나올 줄 몰랐다.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빚진 자가 빚을 갚은 후 느끼는 그 시원함이었을까 가슴이 심하게 울린다. 울림의 감동은 이제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아니 꼭 해야하는 일을 찾았다는 안도 때문이다.
내 작은아들 영길이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아이가 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 느꼈던 그 절망감과 중압감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젠 나도 시각장애인이 되었다. 우리 가정에 몰아닥친 그 심각한 쓰나미의 공격 그리고 아픈 상처들은 아직도 치유중이다. 회복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몽골의 장애인 문제는 내 관심사에서 언제나 벗어나 있었다. 아직 그 문제까지 거론하고 싶지 않다는 내 안의 어떤 거부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몽골을 다녀오면 또다시 홍역을 앓듯 고민을 한다. 무언가 하여야 한다는 부채감 때문이다.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부채감정이 나를 옭아맨다. 그래서 몽골은 내게 애증이다. 한국에서 몽골학교를 하면 되었지 또 무슨 장애인 사역일까 싶어 의도적으로도 나는 몽골의 장애인을 모른 체하고 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수용이 때문이었을까? 몽골 방문 마지막 날, 수용이가 부르던 찬양은 내게 큰 감동과 도전을 주었다. 자다가 일어나 몽골의 장애인을 사랑하는 모임에 대한 생각이 나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한 것은 그 즈음이었다.
그래서 이제 결단하고 다시 몽골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땅의 소외된 장애인들과 부모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 또한 결국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늘이 내게 맡기신 또 하나의 남은 사명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주님 뜻이라 여기며 그대로 받아들이려니 아프다. 그 아픈 삶의 자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외면한 내가 나를 아프게 한다. 또다시 살아내야 할 미래가 아픈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아픔을 외면하고 싶었던 내 자신이 나를 아프게 한다. 그래서 이제 시원하다. 외면하고 싶었던 연인을 꼭 끌어안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자고 고백하는 사람처럼 잊어버린 사랑을 다시 찾아낸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 그리고 이상하게 눈물만 난다. 그 일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만 할 것 같은 당위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몽골은 71년 동안 사회주의 국가로 살다가 1993년부터 자본주의 체제로 돌아선 나라다. 그런 과정 중에 가장 소외되고 힘든 사람들은 당연히 장애인들이다. 사회주의 체제하에서는 국가가 그들을 책임지고 돌보아 주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로 바뀌면서 나라는 더 이상 그들을 책임지지 않게 되었으니 그대로 버려진 그들은 살길을 잃은 것이다. 
현재 우리 몽골학교의 선생님 중 한 분은 자폐증을 앓는 아들을 데리고 산다. 나는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며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을 목격하기도 했었다. 언젠가 그 선생님이 자신의 꿈은 몽골에 돌아가 장애인 학교를 세우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몇 년 전 그녀에게서 그 얘길 들었을 때에도 나는 그렇게 하라고 격려만 했을 뿐 그녀의 꿈이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내가 그 일에 꼭 함께 하여 그 땅에 희망의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 것이다.
며칠 동안 이일을 두고 생각하면서 계속 잠을 설쳤다. 그래서 마침내 순종하기로 했다. 새로운 길을 또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몽골의 장애인을 사랑하는 첫모임을 가졌다. 이제 몽골의 장애인들을 섬기는 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함께 할 이들이 필요하다. 함께 그 길을 만들고 걸어갈 사람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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