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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필리핀 행복학교4 선교사는 아무나 하나?

선교사는 아무나 하나?

선교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라도 할 수도 있다. 억지로 선교할 수는 없어도 자발적으로 하려 한다면 얼마든지 쓰임 받을 수 있다. 선교는 배운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고 부자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남자와 여자의 구분도 없을뿐더러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선교의 자리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다. 
선교사의 자격에는 나이도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나이가 많으면 선교 할 수 없다는 논리는 비성서적이며 반 기독교적이다. 젊은이든 늙은이든 선교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것이 나섬의 선교다.
그러나 우리 교단 선교부가 제시한 선교조건은 매우 실망스럽다. 우리 공동체 판가즈 전도사는 인도사람이다. 외국인 나그네로 찾아와 예수를 믿고 장신대에서 자그마치 9년 동안 신학공부를 했다. 목사안수를 받으면 곧바로 인도에 선교사로 파송을 하려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판가즈의 목사안수는 두 번이나 부결되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세계화와 다문화 시대에 아직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역파송 선교의 길목에서 멈춰서야 하는 현실 앞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외국인이 목사가 되어 선교사가 되려는 것에 박수를 치고 응원해도 부족할 상황에서 오히려 제동을 거는 이유를 묻고 싶다. 선교에 일정부분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선교는 인간의 판단영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결정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제도권에서 규칙을 만들고 원칙을 세우는 이유는 선교를 제대로 더 의미있게 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법이 갖는 철학과 정신보다 법 조항에 집착하는 문자주의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한편 총회 파송 선교사가 되려면 토플 500점 이상의 영어능력이 있어야 하고, 나이는 40세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언어능력이 선교의 필수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말을 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말이란 본디 의사소통의 도구일 뿐 그것이 목적은 아니다. 말은 못해도 의사소통이 잘되는 사람이 있다. 말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한다. 손과 발도 언어일 수 있다. 눈으로도 말을 하지 않는가. 영어를 잘하면 좋지만 그래서 토플 500점 이상을 받아야 선교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지나치다. 
나이 40살이 넘으면 선교사가 될 수 없다는 조건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이를 제한하는 것에 일정부분은 이해를 한다. 혹시 나이로 인하여 실족할 수많은 선교사 지망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선교사는 활동을 해야 하고 그래서 이왕이면 젊어야 한다는 논리도 억지로는 이해한다. 그러나 보자. 정말 나이가 중요한 조건이어야 하는가? 
아브라함은 75세에 그의 고향 우르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모세는 80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나이를 따진다면 부르심 자체가 무효다. 굳이 성서에 하나님이 부르신 이들의 나이를 기록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왜 하나님은 늙은 종들을 부르셨을까? 나이 40세에 모세의 인생은 혈기로 충만했다. 바로의 궁전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권력을 누리던 때다. 그때에 '하나님이 쓰신다.' 부르셨다면 모세는 응답하였을까? 
'힘없고 늙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라고 자신을 고백하는 순간이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순간이다. 젊어서 혈기가 왕성할 때가 아니라 늙어 충분히 성숙되었을 때에 부르시는 것이다. 늙음은 소멸하는 과정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과정이다. 숙성되어야 맛이 나는 음식처럼 늙어감에 따라 숙성되어지는 인생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인간적인 스펙을 요구한다. 선교사가 되려는 자들은 영어 점수를 얼마 이상 따야하고, 나이는 40세 이상은 안되며 외국인이라도 목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둥 실로 하나님의 관점이 아닌 인간적인 생각으로 선교사의 조건을 제한한다. 하나님 나라에 인간적인 제한 조건은 없다. 세상에 처음부터 하나님의 인정을 받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모두 죄인이며 무능하고 타락한 존재였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구원하신 사랑에 무슨 조건이 있겠는가? 조건을 따지고 들어가면 나또한 구원받을 수 없다. 죽어야 하고 버려져야 할 쓰레기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나를 구원하고 부르셨으며 주의 종의 자리에 올려놓으셨다. 그것은 내 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이며 은혜다. 그런데 선교사가 조건이 있다고? 아니다. 그건 오해이며 이단이다. 만약 조건이 있다면 세상의 법이 있는 것처럼 교회의 조직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작은 규칙들이 있을 뿐이다. 규칙이 있다지만 그것 또한 완전한 것은 아니다. 그 모든 것은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운영되어져야 할 일시적이며 단편적이고 융통성을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는 탄력적인 규정일 뿐이다. 그것은 모든 것을 제한하는 법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효과적이며 경제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것들이다. 
교회의 법은 존중되어져야 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완전무결한 말씀은 아니다. 만약 우리가 만들어놓은 헌법이라는 것에 우리가 매몰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바리새적이며 문자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몽학선생이 되는 길이다.
적어도 선교사의 조건은 없다. 세상의 부와 권력이 조건일 수 없다. 지식의 유무도 관계가 없다. 남녀의 구별도 없다. 장애를 가진 자들도 얼마든지 선교가 가능하다. 나이는 더욱 상관이 없다. 선교란 본디 인간사와 관계가 있다. 인간의 삶은 다양하다. 문화와 언어, 조건과 상황, 그리고 배경이 다르다. 수십억의 인간이 존재한다면 수십억의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수십억의 다양성에 왜 다양한 선교는 없는가? 인생이 다양한 것처럼 선교도 다양하다. 세상의 모든 문제가 선교의 영역이다. 나와 네가 다른 것처럼 하나님 나라의 모습도 다양하다. 복음은 생명력이 있다 했다. 믿음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다. 획일적이고 배타적인 신앙은 건강하지 않다. 다양성의 선교가 존재한다면 다양한 선교사가 필요하다. 배우지 못했어도 지혜가 있는 이들이 많다. 가난하지만 사랑이 많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랑이 선교사의 조건이 된다. 필리핀 행복학교를 만들어 가면서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과연 누가 행복학교의 첫 번째 선교사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뉴라이프 선교회(New Life Mission)는 나섬의 사역 중 결코 작지 않다. 나는 일찍이 시니어 은퇴자들을 주목했다. 그래서 2012년 뉴라이프 비전 스쿨(New Life Vision School)을 시작하여 선교적 삶으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과정을 만들었으며 이는 해가 지날수록 그 숫자가 늘어났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다양한 평신도 사역자들이 모여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한마디로 이미 성숙되어 충분히 숙성된 선교사의 조건을 가진 분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었다. 공무원에서부터 학교의 교사로 혹은 기업의 리더로서 조금도 손색없는 경험과 경륜을 가진 분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신앙의 경지는 이미 웬만한 목회자를 넘어선다. 지혜와 지식이 풍부하며 배려와 이해심도 많다. 무엇이 선교사의 조건인가를 묻는다면 나는 은퇴자들이야말로 가장 좋은 선교사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추천한다.

뉴라이프 선교회의 회원이기도 한 김영옥 전도사님은 이제 선교사가 되었다. 뉴라이프 비전스쿨에서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제 필리핀 행복학교의 시니어 선교사가 되기까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준비되고 구별된 선교사다. 그녀는 30년 이상 일반교회에서 전도사로 목회를 했다. 제도권 교회에서의 전도사 생활은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가지 소망이 있었다. 남은 인생은 선교사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나섬의 뉴라이프 비전 스쿨에서 은퇴자 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게 되었고 드디어 결단하였다. 재한몽골학교에서 학교 운영에 대한 몇 개월의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선교를 눈뜨며 행복학교 선교사로 부르심 받은 것이다.  
나는 지난 수개월간 재한몽골학교 스텦으로 함께 하게 된 김 선교사를 지켜보면서 이분이야말로 준비된 선교사라는 확신을 가졌다. 적극적이고 지혜로우며 인내심이 많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소중한 선교자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직 출가시키지 못한 자녀들이 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자녀들을 핑계 삼지도 않았다. 아름답고 소중한 순종이다. 

서정길 장로와 최현숙 권사도 마찬가지이다. 두 분은 남대문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했고 특히 봉제공장을 운영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이는 선교지에서 크게 쓰임 받을 수 있는 경험이다. 특히 봉제기술을 갖고 계신 서장로님의 행복학교 선교사로의 결단은 기대되는 대목이다. 행복학교에 봉제기술을 가르치는 교실을 만들어 필리핀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새로운 직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벌써 시작하자마자 많은 이들이 봉제기술에 관심을 갖고 문의하고 있다.

정재순 장로는 행복학교에 컴퓨터를 지원하고 교육 시설을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다. 물론 뉴라이프 선교회의 회원이다. 컴퓨터 교육은 필리핀의 새로운 미래다. 아직 한국처럼 광범위하게 인터넷 사용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행복학교 커리큘럼 중 컴퓨터 교육 과정이 있다.
한국어 교육과 봉제, 컴퓨터 교실과 제과제빵 등 앞으로 다양한 기술교육과정을 만들어 많은 시니어 은퇴자들이 선교하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봉사하고 섬기며, 선교하고 사랑하며 사는 길뿐이다.

늙어도 선교사가 될 수 있다. 늙음은 부족함이 아니며 열정이 있는 한 선교사로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누구든 선교사가 될 수 있다. 나이 때문에 안된다고 스스로를 제한하지 말라. 건강도 웬만하면 괜찮다. 늙으면 아픈 거다. 아픈 것은 선교적 삶을 사는 것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아프면 아픈 대로 쓰임 받고 선교하면 되는 것이다. 돈이 없으면 최소한의 돈으로 선교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찾으면 될 것이다. 나섬이 필리핀에 행복학교와 더불어 뉴라이프 비전 빌리지(New Life Vision Village)를 만든 것은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우린 그곳에 집을 만들어 놓았다. 먹고 자며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집이다. 
시니어 은퇴자들이여 오시라! 필리핀으로. 죽는 날까지 하나님 앞에서 쓰임 받을 수 있음을 믿고 포기하지 말자. 
가자.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위하여! 우리를 세계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기쁘게 응답하며 당당하게 나서자. ‘뉴라이프 미션’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임을 확신하고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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