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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은퇴자를 통한 새로운 목회와 선교 페러다임 모색 (총회 원고)

은퇴자를 통한 새로운 목회와 선교 페러다임 모색

 

()나섬공동체 대표 유해근 목사

 

. 교회가 늙어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과 초고령이라는 두 가지 인구절벽의 한계 앞에 직면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산의 현상과 더불어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지속가능하게 할 수 없는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0명 수준이며 반대로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 속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편이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를 넘어서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어서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 사회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 2026년이 되면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1955년부터 1963년까지 출생한 세대를 베이비 붐 세대라 부르는데 이들이 우리 사회를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인구 중 약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은퇴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급속한 인구 변화 현상은 교회와 교인들의 상황과 현실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교단은 지난 회기에 교인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를 한 적이 있다. 저출산 사회의 현상은 곧바로 주일학교를 약화시켜 전체 교회 중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60%를 넘어서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저출산과 더불어 초고령 사회의 현상은 교회와 교인들의 상황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래교회는 분명히 늙음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교회가 늙어간다는 말은 곧 희망이 없다는 말과 동일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하기도 한다. 서구의 교회가 늙어서 이미 사라지거나 현저하게 그 영향력이 상실된 것을 보면서 우리 교회도 그와 비슷하게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만약 그런 서구의 경험을 빗대어 우리의 미래도 매우 절망적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거야말로 더 큰 문제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는 오히려 시니어 은퇴자들이 우리 교회의 기둥이며 미래라는 새로운 의식을 갖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이유가 성서에 분명히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주장은 결코 과장이거나 우리의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 은퇴자가 다음세대이며 늙음은 새로운 도전의 시작

 

다음세대란 출산으로 인하여 새롭게 등장하는 젊은 청소년 세대를 일컫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에게 저출산의 현상은 자연스럽게 다음세대에 대한 분명한 한계를 설정한다.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며, 젊고 어린 청소년들이 다음세대인 것은 맞지만 동시에 시니어 은퇴자도 다음세대다. 왜 시니어가 다음세대인가? 필자가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기대수명의 연장 때문이다. 기대수명이 100세가 되면서 비록 60세에 은퇴하더라도 40여년을 더 살게 되었다는 점이다. 건강만 허락된다면 우리는 은퇴이후에도 40여년을 일하며 쓰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은퇴이후에도 40년을 더 살 수 있다면 그들이 다음세대가 아니고 무엇이랴.

 

두 번째 은퇴이후의 삶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주장은 성서의 가르침 때문이다. 창세기 12장은 아브라함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시작된다. 아브라함의 부르심은 드라마틱하다. 하나님은 그의 고향 아버지의 집을 떠나 하나님이 가라하는 곳으로 떠나라며 아브라함을 부르신다. 평생 살아온 갈대아 우르의 고향집을 떠나는 아브라함의 순종은 그대로 감동이다. 그래서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며 복의 근원이라 부르는 것이리라. 창세기 124절에는 아브라함이 그의 고향을 떠날 때에 나이가 기록되어 있다. 그 때 그의 나이가 75세라 한다. 왜 성서는 아브라함의 나이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놓았을까? 적어도 창세기 12장부터를 역사의 시작이라 부르는데 그 이유는 그 이전의 세대와 비교해서 가장 합리적이며 검증 가능한 역사라는 이유 때문이다. 아브라함 이전의 성서의 인물들의 나이가 수백 세씩 묘사된 것에 대한 현대인들의 의심을 감안할 때에 아브라함의 나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때가 75세라는 성서의 기록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미 늙음을 설명한다. 이미 인간적인 희망과 능력의 상실을 의미한다. 아브라함은 그의 나이를 통하여 하나님의 부르심이 인간의 나이를 뛰어넘는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75세가 된 노인도 하나님이 사용하신다. 부르심의 조건은 나이가 아니다.

나아가 아브라함보다 더 나이 많은 이가 있으니 모세다. 출애굽기에 보면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을 위하여 모세를 지도자로 세우실 때에 그의 나이가 80세였다. 모세의 나이 80세에 하나님은 모세를 쓰시겠다고 부르신다. 이미 모세는 나이가 먹었으며 늙어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백성에게 배신과 불신을 당한 사람이거니와 입이 뻣뻣하여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었음에도 하나님은 모세를 부르신다. 왜 모세를 부르시는 것인가? 그렇게 늙고 힘이 떨어진 노인을, 말도 못하여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해진 장애를 가진 사람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의도는 무엇인가? 부르심의 조건은 나이도 능력도 건강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부름 받은 모세는 장장 40년을 일하고 죽었다. 그의 나이 120세까지 쓰임 받았으니 우리에게 얼마나 큰 감동이며 희망을 주는 일인가?

모세의 부르심이 자신의 자발적 결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여기 한사람을 더 소개한다. 갈렙이다. 여호수아 14장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던지는 도전의 한마디를 들어보자. '오늘 내가 85세로되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도 내가 여전히 강건하니 내 힘이 그때나 지금이나 같아서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으니 그 날에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라고 말하는 갈렙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너무도 많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는 여호수아에 대한 갈렙의 요청은 오늘 우리에게 큰 도전을 준다. 85세의 갈렙은 그 후 아낙 자손들이 살았던 헤브론을 차지하고 그의 후손에게까지 그의 땅을 기업으로 물려주었다. 늙으면 약해질 수도, 능력의 한계를 가질 수도 있지만 늙음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감에 있어 결코 불가능한 나이는 아니다.

 

은퇴이후에도 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기대수명의 연장과 성서를 통한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어떤 관계가 있다. 적어도 우리에게 은퇴는 없어야 한다. 시니어가 늙음을 설명하는 말일 수는 있어도 늙음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라져야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은 아니다.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 더 살아내야 한다. 이대로 죽지 않으니 은퇴자는 여전히 다음세대이며 늙음은 새로운 도전과 부르심의 시작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늙음의 나이를 극복하여야 한다.

 

. 뉴라이프 미션(New Life Mission)과 다문화 사역 그리고 역파송 선교의 융합

 

우리가 뉴라이프 미션을 만든 것은 20121월이었다. 한국 사회와 교회의 노령화 문제를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우리 사회의 초고령화와 함께 교회의 초고령화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은퇴자와 시니어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뉴라이프 미션은 더 이상 인생의 종착점을 향해가는 이들의 모임이 아니라 인생의 황금기를 살고 있는 이들의 공동체이다. 우리 모두 마지막까지 열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황금기라고 자랑하며 더욱 열정적인 선교와 헌신의 삶을 사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한다.

'뉴라이프 미션'을 시작하면서 필자는 이것이 새로운 길이라 확신하게 되었다. 특히 우리에게는 다문화 선교가 있다. 건강과 경제적 여건, 문화적 충격과 언어의 문제를 일거에 극복하고 한국 안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도 얼마든지 세계선교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자와 다문화 이주자 선교의 융합은 절묘하다.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 은퇴자가 세계선교를 국내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뿐만아니라 필자가 몸담고 있는 나섬공동체는 역파송의 선교를 이미 시작하였다. 몽골과 터키에서 역파송 선교를 통한 활발한 선교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필리핀에도 선교거점을 마련하였다. 이어서 인도와 베트남, 이란 등으로도 역파송하려는 계획을 갖고 현지인을 키우고 있다.

 

역파송은 다문화 이주자들을 훈련하여 보내는 선교전략이다. 그들 스스로 자국민을 선교하도록 파송하는 것이다. 거기에 은퇴자 즉 뉴라이프 미션의 지체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체가 아니라 역파송 선교사들이 주체가 되니 우리는 돕는 자일뿐이다. 최소한의 경제적 부담과 헌신을 통하여 우리는 가장 효과적인 선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은퇴한 뉴라이프 미션의 멤버들이 다문화 사역은 물론이고 나아가 역파송 선교와 융합할 경우 우리는 창조적 선교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우리에게 꿈은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뉴라이프 미션과 다문화 사역 그리고 역파송의 선교가 융합하면 창조적 선교가 가능하다. 이것은 가장 효과적인 선교이며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미래구조를 혁신하고 나름대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예측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을 고백하며 쓰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 두 번째 인생은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얼마 전 정신과 의사 이근후 박사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는 책을 읽었다. 은퇴한 이후의 행복한 삶을 느끼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모두들 은퇴라는 말에 부정적인 생각들을 갖고 살아간다. 누군들 은퇴라는 단어의 주인공이고 싶겠는가?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은퇴는 결코 끝이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과 생각을 갖고 살아간다. 그는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활동적이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결코 은퇴를 실감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부러운 인생을 살고 있었다. 나도 그런 은퇴의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톨스토이는 '지금을 사랑하라'고 했다. 지금을 사랑하라는 말은 무엇인가? 지금이라는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일 수 있다는 말일게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을 사랑하는가? 어쩌면 어제나 혹은 과거를 사랑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근후 박사는 지금이야말로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시절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지금이 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고 좋은 날이다. 앞으로 살아야 할 시간 중에서 지금이라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젊고 좋은 시간일 뿐만아니라 할 일이 많은 때다. 나이의 숫자에 관계없이 우리는 지금을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내 인생의 가장 황금기인 것이다. 황금기는 어떤 시점이나 나이가 아니라 지금이 황금기이다. 지금이 가장 좋은 날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날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인 것이다.

은퇴자들이여,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자. 하나님께서 주신 마지막 선교적 삶을 살아보자. 그것이 진정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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