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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181 종교개혁 500주년과 세습논쟁

 

1517년 마틴루터의 종교개혁은 어떤 배경하에서 일어났는가? 그리고 그 종교개혁이 오늘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만약 500년 전 루터가 오늘날의 한국교회에 온다면 지금의 교회에 대하여 무어라 말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특별히 최근의 세습논쟁에 대한 루터의 생각을 듣고 싶다. 루터라면 한국교회의 세습에 대하여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세습에 대한 루터의 생각은 한국교회와 일치할까 아니면 우리보다 더 강하게 저항하고 개혁의 기치를 올릴까? 나는 적어도 루터가 세습을 인정하고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세습이란 무엇인가? 자신이 개척하여 거대한 교회로 성장시켜 놓은 교회를 자신의 아들이나 사위에게 넘겨주어 대를 이어 목회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세상적으로 볼 때 어느 기업주가 자신의 아들에게 기업의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과 결코 다르지 않다. 유독 우리나라에만 그런 세습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있다. 기업과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의 영역에 있어 전혀 차이가 없다. 적어도 교회만큼은 공적 교회로서 교회의 머리는 예수그리스도라는 고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교회의 주인은 예수그리스도가 아닌 목회자라고 고백하고 있으며 이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오늘 한국교회에서 과연 교회의 주인은 누구인가? 솔직하게 교회의 주인은 예수가 아니라 담임목사라고 답하고 인정한다면 세습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게라도 인정한다면 세습은 가능하다. 왜냐하면 그 교회는 기업이었으니까. 교회가 아니라 교회를 빙자하거나 교회의 모습을 갖춘 기업의 한 종류였다고만 고백한다면 세습은 그나마 인정할 수 있겠다.

예수가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신 것은 영광의 면류관을 위함이 아니라 고난을 감당하라 하심이다. 영광의 자리를 세습하는 것은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의도와는 관계가 없다. 고난을 세습하라. 그것이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의 모습이다.

목회자의 아들이 그렇게 탁월하다면 차라리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골고다에 개척을 시키는 것이 하나님의 정신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을 영광의 자리에 남겨두어 세습하게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이 세상의 모든 죄를 짊어지게 하시려고 종의 모습으로 가장 낮은 이 땅으로 보내셨다. 자신의 아들을 너무 사랑하셨음으로 세습시켜 주신 것이 아니라 너무 사랑하신 공적 사역을 위하여 아들을 고난과 죽음의 자리로까지 보내신 것이다. 아들을 인간적으로 사랑하는 것과 공적 구원의 사역은 구분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선택을 생각한다면 오늘날 교회의 세습은 하나님과 관계없는 선택이다. 그들만의 세습은 하나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심을 알아야 한다. 재산과 권력의 세습은 세상에서도 얼마든지 구경할 수 있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그 광경을 교회에서까지 바라보아야 한다면 루터가 통탄하며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왜 루터는 종교개혁을 해야 했던가? 교회의 타락 때문이다. 성서의 말씀과는 다른 길로 가려는 중세 교회와 지도자들에게 대한 명백한 저항이었다. 하늘의 뜻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마음대로 해석하려는 지도자들에 대한 거부였던 것이다. 그런데 과연 저항하고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오늘 우리 한국교회에 있는가?

지금 우리는 세습의 공범이 될 것인가, 아니면 자유인으로 남아 하늘의 뜻을 따라가는 노마드 목회자로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성을 쌓고 세습하는 교회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길을 만드는 길 위의 목회자로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하여야 한다.

예수께서 성안에 머물지 않고 세습의 자리를 박차고 길이 되셨으므로 나섬과 나 또한 길 위로 올라간다.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차라리 나그네로 살아가는 것이 훨씬 자유롭고 감격스럽다. 목사가 무엇이며 교회가 무엇인가? 그 알량한 종교 권력과 재산을 위하여 세습을 감행하려는 인생들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상상하며 나는 홀로 내 길을 떠나려 한다. 누구든 동행자가 되려는 이들이 있다면 길 위에서 만나고 싶다.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하여 길 위로 올라올 이들을 기다린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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