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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186 판가즈와 함께 하는 인도 선교의 비전과 의미2

인도에서 한국인 목회를?

얼마 전 인도에 다녀온 판가즈 목사가 인도에서 한국 목회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생각이다. 정말 뜻밖의 발상이다. 혹시 그것도 가능하다면 도전해 볼 수 있다. 나는 판가즈를 몇 번 나섬의 강단에 세워 보았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판가즈에게 천부적인 은사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인도 사람이 판가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에 대한 감각이 있다는 말이다. 한국 사람의 정서와 분위기를 적절히 맞출 줄 아는 탁월한 재능이 그에게 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정말 은사다.

요즘 한국 교회에서 판가즈를 많이도 초청한다. 한번 초청한 교회는 다시 그를 부른다. 다양한 공동체와 예배와 강단에서 판가즈는 인기 만점의 강사다.

한번은 대구 공무원 연수원에서 나를 다문화 강사로 초청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에 내게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 판가즈를 대신 보내게 되었다. 그 후로 판가즈는 계속해서 대구를 내려갔다. 서너 번인가 대구에 내려가 공무원들에게 강의를 하고 돌아온 판가즈가 어느 날 내게 대구에 내려갔더니 대구 시장님이 강의를 듣더라는 것이다. 강의를 마치고 대구시장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대구시장 왈 대구에 내려와 살 계획은 없느냐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대구시민이 되면 좋겠다는 제안이다.

판가즈가 가는 곳이면 그곳에서는 난리가 난다. 그 반응이 너무도 뜨거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어디서 저런 특별한 감각이 생긴 것일까? 그에게는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않은 아주 특별한 은사가 있음이 분명하다. 나는 그것을 확신하고 있으니 그가 인도에서 한국인 목회를 할 수 있다는 말은 그냥 지나칠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판가즈는 인도사람이다.

한국인 선교사들에게 인도 선교의 가장 큰 어려움은 비자 문제다. 선교지 어느 곳이든 모두 비자 문제가 있지만 유독 인도에서 비자를 얻기란 대단히 어렵다. 일단 인도에 입국하자면 비자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인도 여행을 하려면 인도 대사관에서 비자를 얻어야 하는데 그 비자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먼저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 정말 황당하다. 여행비자임에도 1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몽골이나 중국도 비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비자를 내는데 필요한 비용이 10만원이 넘는다면 누가 그 나라에 가려 하겠는가? 들어오려면 돈을 많이 가지고 오던지 아예 오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인도에 가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는 사실에 어떤 경이로움을 느끼고 있다. 저 당당함은 어디서 온 것일까? 가는 곳마다 거지들이 우글대는 가난한 나라가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자존감을 지키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비자 비용이 10만원이 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인도에 가려면 돈을 많이 들여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정이 떨어진다. 가고 싶지 않다. 그러나 간다. 인도에 무슨 특별한 것이 있는지 몰라도 우리는 인도 대사관에서 비자를 내기 위하여 복잡하고 황당한 경험을 한다. 비자를 위하여 갖추어야 하는 서류도 황당하다. 칼라 반신사진은 물론이고 여행자 부모의 원 고향까지 기록해야 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이름과 그분의 태어난 곳까지 말이다. 무슨 비자에 이런 정보가 필요하단 말인가? 한번 가는 여행도 그렇게 돈이 들고 말 같지도 않은 정보를 기록하면서 우리는 인도로 간다.

잠시 다녀오는 여행을 위해서도 이럴진대 인도에 살면서 선교해야 하는 선교사들은 어떨까?

얼마 전 방갈로에서 선교하던 후배 선교사가 나를 찾아왔다. 그는 13년 동안 인도에서 선교하며 무척이나 고생을 했다고 한다. 정말 헌신하며 목숨까지도 던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인도인들 특별히 달리트라는 불가촉천민들을 위하여 선교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인도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인도 비자를 내려고 시도 했지만 세 번이나 거절을 당했다는 것이다. 인도 선교사로 낙인이 찍혀 더 이상은 인도에 들어갈 수 없다고 낙담을 했다. 얼마나 인도에 들어가고 싶었는지 그는 최근 네팔을 경유해 인도로 불법 입국을 했다. 3개월을 인도에서 버티다가 다시 네팔로 돌아오던 중 그만 인도 쪽에서 붙잡혀 감옥에 갈 뻔 했지만 벌금을 많이 내고 쫒기듯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인도에 갈 수 없음에 그는 안타까워했다.

그 후배 선교사는 물론이고 지금 인도에서 선교하는 한국 선교사들이 쫒겨나다시피 하면서 인도 선교사의 꿈을 접고 있다. 선교사라는 사실이 들통이 나는 순간 그들은 인도에 들어가지 못한다. 혹시 몰래 선교사로 살기 위하여 들어갔더라도 3개월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도에서 비즈니스 선교를 한다 하더라도 매년 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을 하고 엄청난 세금을 내야 비로소 체류 비자를 준다고 하니 어떻게 인도 선교를 하겠는가 말이다.

지금 인도 선교사들에게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언어도 문화적 갈등도 아닌 오직 비자 문제다. 합법적인 비자를 얻고 그곳에서 선교를 할 수 있는 길이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판가즈는 인도 사람이다. 그는 한국인 아내 이혜정을 만났음으로 한국으로 귀화할 수 있었음에도 인도인으로 남았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는 인도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그 이유는 선교를 위하여 다시 인도로 가기 위해서다. 만약 그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였다면 그도 인도에 가기 위해 그 복잡하고 기분 나쁜 인도 비자를 만들어야 한다. 뿐만아니라 그는 인도에서 다시 3개월마다 비자를 갱신하기 위하여 다른 나라로 출국해야 하고 그런 일들을 반복해야 하므로 매우 소모적인 시간과 돈을 내야 한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그는 인도인으로 남았다. 한국인으로 살 수 있었음에도 그는 인도를 사랑하고 인도 선교사로 살기 위하여 인도인으로 남아 주었다.

그는 비자 문제 같은 힘들고 복잡한 문제를 겪을 필요가 없다. 그러니 그는 자유로운 인도 선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가 인도에서 한국인 목회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판가즈는 야곱이다.

나는 판가즈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판가즈가 내 눈에 확 들어온 날이 있었다. 우리 공동체는 많은 외국인들이 있음으로 내가 모두를 잘 알 수는 없다. 판가즈 역시 내게 특별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던 판가즈가 내게 나타났다. 그것도 아주 교묘하게 접근해 왔다. 아니다. 그는 계획적으로 전략적으로 나를 포섭하기 위하여 접근해 온 것이다. 그는 나를 알고 있었다. 나를 붙잡는 것이 자신의 인생을 위하여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혜정을 사랑하고 있었다. 우리 공동체의 자원봉사자로 사역하던 아리따운 자매를 찍은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끔쩍도 하지 않는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고 하지만 이혜정은 넘어가지 않은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자매들이 외국인과 외부에서 만나는 것에 대하여 아주 좋지 않게 생각하였음으로 처음 봉사자로 오는 자매들에게는 외국인들과 개인적으로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기도 했으리라. 그러니 이혜정을 넘어뜨리기 위해서는 나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판단했을까?

어느 가을날 나는 우리 공동체의 스텝들을 데리고 강원도 오대산에 간 적이 있었다. 오대산 길을 산책하는데 판가즈가 내 옆으로 접근을 한다. 그는 우리가 오대산에 가는 것을 어떻게 알고 우리 버스에 동승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이내 슬며시 다가오며 나를 꾀려는 의도를 알아 차렸다. 인도의 자기 집에 대하여 말을 한다. 아버지를 비롯하여 자기 집안이 얼마나 좋은 지부터 자랑을 한다. 그러고는 나에게 자기하고 인도를 가잔다. 그러면 먹고 자는 것부터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다나? 얼마나 한국말을 잘하는지 나는 지금도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진짜 명물을 만났구나 싶었다. 그것이 판가즈가 내 눈에 띈 날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의도대로 인도를 다녀오고 그의 마력에 빠져 버렸다. 물론 그는 이혜정을 자기의 아내로 만들었으며 이렇게 나는 판가즈를 자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내 마음을 읽고 나를 어떻게 하면 자기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알았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안다. 그러니 그는 천재다.

 

나는 판가즈가 야곱이라 생각했다. 그는 야곱처럼 꿈이 있고 비전이 있는 사람이다. 성공하고 싶고 쓰임 받고 싶은 존재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게다. 그러나 그는 창세기 28장의 야곱처럼 광야의 나그네로 살면서 서서히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해갔던 것이다. 라헬을 만나 사랑에 빠져버린 야곱처럼 그리고 그녀를 얻기 위하여 긴 시간을 종으로 살면서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인내하고 마지막까지 그 목적을 달성했던 야곱처럼 판가즈도 이혜정을 얻기 위하여 나를 비롯하여 주변의 사람들을 자기의 계획대로 이끌어 간 것이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이 있다. 야곱처럼 한 일가를 이루고 인도로 가는 그는 분명 야곱이다.

 

나는 판가즈 때문에 행복하다.

나는 참으로 많은 고생을 하면서 사역을 했다. 구로공단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고 아픔을 겪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이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고백하건대 나는 행복한 목사다. 그 이유는 판가즈같은 사역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판가즈는 내 존재의 의미다. 내 사역의 목적이며 소중한 열매다. 나에게 판가즈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나는 성공한 사람이다.

이제 판가즈를 인도로 보내려 한다. 한발씩 인도로 가려는 그를 바라보자니 괜히 눈물이 난다. 그는 내게 마치 잘 키워 시집보내는 딸 같은 존재다. 판가즈 때문에 기쁘고 행복했기 때문에 그를 보내자면 무척이나 섭섭할 게다. 그러나 그는 가야 한다. 그의 살 곳은 여기가 아니라 인도이니 말이다. 그래서 나도 인도로 가려 한다. 그를 따라 인도로 떠나려 한다. 그와 함께 하나님 나라를 만들고 선포하며 그렇게 행복한 인생을 누리고자 한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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