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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굿모닝몽골9 몽골학교는 요셉학교

9.몽골학교는 요셉학교다

시편 121:1-2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현대제철에서 기숙사를 마련해 주다

 

2007년으로 기억을 한다. 어느 날부터인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학교를 드나들며 이런저런 사정을 물었다. 누구시냐고 물어도 그저 관심이 있어 찾아왔노라하며 즉답을 피하였다. 우리 공동체에는 가끔 그런 사람들이 오고가니 그런가보다 하며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생각지도 않는 일이 일어났다. ()현대제철에서 우리학교 입구에 있는 단독주택을 사서 내부수리를 한 후 우리학교의 기숙사로 쓰겠냐고 한 것이다. 정말 뜻밖의 제안이었고 우리에겐 기쁜 소식이었다. 우리 학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바로 기숙사 문제였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에서는 그 당시 약10억이라는 거액을 주고 집을 사서 내부인테리어까지 하여 우리에게 무상임대를 한 것이다. 나는 사실 지금까지도 그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누구도 우리에게 그 이유를 자세히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으므로 대충 짐작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어찌되었든 우리에겐 또 하나의 기숙사가 생겼다. 우리 학교 아이들의 부모는 전국에서 일을 한다. 가까이는 서울경기에서부터 멀리는 부산에서도 일을 하고 있다. 때문에 멀리 사는 아이들은 우리학교에 오고 싶어도 올 수 없으므로 가장 시급한 것이 기숙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전 해에 처음으로 요셉의 집이라는 기숙사를 마련했는데, 그때에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 해결할 수 있었다. 기숙사는 우리학교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우리학교의 재정적 여건으로는 도저히 기숙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한 사회복지재단에서 기숙사 임대를 위한 전세금을 지원해주기로 하여 전세계약을 했었다. 그런데 그 재단에서 내부사정을 이유로 그 약속을 파기해 버리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천사 같은 분이 나타나 대신 전세계약을 체결해주어 기숙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일단 기숙사가 확보되었지만 그것만으로 우리 아이들의 기숙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입학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기숙사에 들어오는 아이들이 늘어나다보니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것이 무척 불편해진 것이다. 하루속히 남녀학생을 구분하여 기숙하게 하여야겠다고 바라던 중에 현대제철에서 집을 구해주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우리는 그 집의 이름을 '나섬의 집'이라 불렀다. 그때부터 나섬의 집에는 남자아이들이, ‘요셉의 집에는 여자아이들이 기숙하며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양쪽 기숙사에서 약 40명의 아이들을 재울 수 있게 되었으니 이미 충분하고 감사한 일이다.

우리학교가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외국인 학교로 인가를 받고 몽골 교육부로부터도 인가를 받았으니 아이들은 지속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우리아이들은 몽골과 한국 양쪽의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얻었으니 학교에 대한 소문은 몽골인들 사이에 점점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숙사까지 확보해놓고 아이들을 공부시킬 수 있게 되니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특히 현대제철과 같은 대기업이 참여하여 몽골아이들이 지속가능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에 너무도 감사하다.

 

학교에 남녀 기숙사가 마련되고 나서 그 다음은 우리가 운영하는 나섬어린이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나섬어린이집 사역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몽골 부모들 중 아이들의 보육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취학 전의 아이들에 대한 보육은 그리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영, 유아들은 정부에서 보육비를 지원해주니 상관없지만 몽골아이들에 대한 정부의 보조는 전혀 없으므로 그 아이들을 일반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래서 몽골 엄마들은 아이들을 키우고 보육하는 일 때문에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악순환이 이어진다. 몽골 사람들에게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의 문제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그래서 학교와 더불어 어린이집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린이집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집을 얻는 일이었다. 전세비용이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마침 ()SK의 신헌철 부회장과 임직원이 우리 공동체에 무료급식 봉사를 왔다가 취학 전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 전세금을 ()SK에서 부담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닌가?

기적 같은 일이 연이어 일어난 것이다. 우리의 필요를 아시는 하나님께서 때마다 돕는 이들을 보내주시었다. 두 기업을 통하여 몽골 아이들의 보육과 기숙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의 사역을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확신을 더욱 갖게 되었다.

우리의 모든 사역은 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우리의 사역은 돈이 아니라 비전과 믿음으로만 가능하다. 나는 꿈을 꾸고 하나님은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신다. 기숙사와 어린이집 외에 우리의 모든 사역이 그랬다. 정말 하나님께서 인정하고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셨다. 우리의 사역은 하나님이 주도하신다.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끌어 가시는 사역이다.

 

민간외교의 역할을 하다

 

우리학교가 외국인 학교로 인가를 받으면서 대내외적으로 우리에 대한 시선이 이전과는 분명 달라졌다. 우리의 역할도 달라졌다. 몽골과 한국을 잇는 다리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나라 기업의 몽골진출에 도움을 주는 일뿐만 아니라 민간외교의 역할까지 감당하게 되었다. 이것은 큰 변화이다. 외국인학교로 인가를 받았을 뿐이었음에도 몽골학교의 역할은 계속 확장되었다.

 

여수 엑스포 유치를 위하여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전세계를 상대로 외교전을 펼칠 때였다. 치열한 유치경쟁에서 몽골 쪽을 맡은 기업에서 우리학교에 연락이 왔다. 혹시 몽골대통령 면담을 주선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외교는 정부만 하는 것이 아님을 그때에 알았다. 우리도 얼마든지 우리 국가를 위하여 외교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민간외교다. 우리학교가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학교 인가를 받으니 몽골 교육부로부터도 인가를 받아 한몽 양국에서 정식학교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몽골의 정부를 상대로 할 말이 생긴 것이다. 몽골대통령 영부인이 우리학교에 방문하고, 몽골의 정치인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특히 엥흐볼트 울란바토르 시장은 여러 번 우리 학교를 방문하였고 나하고는 매우 친숙한 관계가 되었다. 그는 현재 야당의 지도자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 중 한명이다. 그는 울란바토르 시장을 역임하고 곧이어 몽골의 총리가 되었다. 총리시절 내가 몽골을 방문하였을 때 그는 우리 일행을 영빈관에 초청해 만찬을 배설해 주기도 했으니, 우리의 위상이 얼마나 높이 올라간 것인지를 실감하는 일이기도 했다.

칭기즈칸은 적이 아니라 친구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는 모든 민족과 종교를 포용하는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는 그에 대하여 다소 왜곡된 교육을 받았기에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지만 실상 그는 바다 같은 사람이다. 그는 자신을 죽이려했던 사람을 자신의 최측근 참모로 삼았고, 적장의 아들을 자신을 호위하는 호위병으로 삼을 정도였다.

적이 아니라 친구를 만드는 사람이 미래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세계화와 다문화 시대의 시대정신은 포용과 관용이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의 조건은 모든 민족과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미국 예일대의 석학인 에이미 추아(Amy Chua)는 자신의 책 제국의 미래에서 로마제국과 몽골제국, 그리고 미국의 공통점은 다문화를 받아들이는 흡인력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 강자의 진정한 힘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모든 민족과 문화를 받아들이는 바다 같은 포용력에서부터 시작한다.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바다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물을 받아들이는 낮은 자세와 관용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몽골학교를 받아들이고 정식 외국인학교로 인가를 내주는 순간 우리에게는 힘이 생긴다. 그것도 만만치 않은 힘이다. 몽골정부에 많은 지인을 두게 되고 양국간 다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적 힘이 생기는 것이다.

여수 엑스포 유치를 준비하는 기업에게 몽골정부를 소개해 주면서 나는 참으로 많은 보람을 느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외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학교는 외교를 한다. 몽골을 상대로 외교를 한다. 우리 국가를 위하여, 우리 기업을 위하여 우리는 외교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자부심이 되었다.

 

창세기 45 : 3-5

3요셉이 그 형들에게 이르되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계시니이까 형들이 그 앞에서 놀라서 능히 대답하지 못하는지라 4요셉이 형들에게 이르되 내게로 가까이 오소서 그들이 가까이 가니 가로되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 5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45:

 

요셉이 애급의 총리가 되었다. 어릴 적 형들은 요셉을 시기하고 질투하였음으로 그를 미디안 장사꾼들에게 팔아 넘겨 버렸으며 결국 요셉은 애급의 보디발 장군의 노예 신세가 되었다. 그때까지도 요셉의 운명을 알 수 있었던 사람은 이 세상에 없었다. 요셉 자신도 그가 자신의 민족과 형제들을 구원할 자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요셉의 인생에 드리워진 고난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고난은 계속 이어져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을 모함했으며 그 연유로 그는 감옥살이를 한다. 감옥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전주곡이었다. 요셉에게 감옥살이는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준 축복의 자리다.

그곳에서 꿈꾸는 요셉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술 맡은 관원의 꿈 해몽은 결국 애급의 바로왕의 꿈까지 해몽할 수 있도록 길이 되어준 대사건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총리가 되었으며 그 자리는 곧 그의 형제들과 만나는 자리로 다시 그 민족을 구원하는 자리가 되었다.

 

나는 우리 몽골학교 기숙사의 이름을 '요셉의 집'이라고 지었는데 그것은 곧 요셉 같은 아이들이 되라는 나의 바램이 있기 때문이다. 요셉의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몽골학교가 그런 요셉 같은 아이들을 키우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목사님, 저 아나르입니다. 그래 너를 여기서 만나는 구나. 지금 너는 어떤 일을 하고 있니?"

"이번에 몽골 재무부의 사무관이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저를 이렇게 키워주신 것이죠."

 

2016년 마침 몽골 울란바토르시와 함께 '한국 속 몽골 이야기'라는 주제로 울란바토르에서 사진 전시회를 가졌을 때에 그 전시회장에서 아나르를 만났다. 키가 크고 잘생긴 아나르를 나는 상상한다. 손을 잡고 악수를 하면서 왠지 모를 감격 같은 것이 있었다. 몽골 재무부의 사무관이 내 제자라는 사실이 그냥 좋았다.

그리고 2017년 겨울 아나르가 한국의 우리 학교를 찾아왔다. 한국의 재정경제부에 출장을 와서 우리 학교를 방문한 것이다. 몽골학교가 새로 건축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꼭 오고 싶었다며 나를 찾아와 인사를 했다. 한국에 10년 만에 왔다고 한다. 그동안 대학공부를 하고 재무부의 사무관이 되기까지 한국에 올 기회가 없었던 모양이다. 아나르는 한국말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정말 똑똑한 아나르다. 마침 그 자리에는 서울시 교육청의 장학사가 있었다. 무척이나 감격스러운 재회였다. 아나르에게서 또 한 번의 희망을 발견했다. 우리 아이들 속에 엄청난 비밀이 있음을 보았다. 나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확신했다.

나는 그날 아나르와 사진을 함께 찍었다. 오늘은 재무부의 사무관이지만 내일은 더 큰 리더가 되어 찾아오라고 말해 주었다. 아나르는 꼭 그런 사람이 되어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아나르는 요셉처럼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이 비전인가? 무엇이 믿음인가? 믿음은 꿈꿀 수 없는 것을 꿈꾸는 것이다. 믿음은 바랄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그것은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 평소의 지론이다. 나는 그런 믿음과 비전으로 살았다. 한 번도 꿈꾸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나는 비록 보이지 않지만 내 안에는 거대한 꿈들이 자라고 있다. 그날은 온다. 반드시 내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은 온다. 나는 그것을 믿는다. 그것이 내 인생의 존재이유다.

 

나섬과 몽골학교의 모든 사역은 세상을 바꾸고 미래 우리의 운명을 통째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 안에 생명이 있고 우리가 살아갈 미래가 있다. 몽골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우리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위하여 우리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통일과 평화의 내일을 우리 몽골학교와 아이들이 담보하고 있다. 우리 안에 그런 희망이 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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