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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굿모닝몽골10 기다림이가르쳐 준 교훈(1)

10.기다림이 가르쳐 준 교훈

 

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200812월 어느 날, 마침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에서 집회가 있어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었다. 공항에서부터 교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몇 년 전부터 알게 된 서울시 김배영 의원의 전화다. 김 의원은 당시 서울시 의원이던 유승주 의원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김 의원은 젊고 추진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는 지역구가 우리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지만 광진구에 있는 우리 몽골학교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아마 당시 김 의원은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화를 받자 곧바로 김 의원의 높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사님, 몽골학교 건축을 한다면 재정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글쎄요. 10억쯤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때에 내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권 목사님이 내 옆구리를 쿡 찌른다.

 

"목사님, 학교를 어떻게 10억으로 지어요? 20억쯤 된다고 말하세요."

"김 의원님, 20억쯤 들어간다고 하네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예상하지 못한 전화였음으로 당황을 하였나보다. 그러니 갑자기 돈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무슨 말을 하여야 할지 몰라 앞뒤가 없는 말로 얼버무리고 만 것이다. 20억쯤 들것이라고 말하던 내가 참으로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대답은 하였지만 그 말의 의미를 알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김 의원은 곧바로 의원발의를 하여 시 예산을 배정한 것이었다. 학교 건축을 위하여 예산을 배정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잠시 아무런 판단을 하지 못하였다.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학교건축을 하면 좋겠지만 건축할 엄두를 내지 못했었음으로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서울시의 담당 부서가 결정되고 공무원들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하는 말이 어디에 학교를 지을 예정이냐는 것이다. 학교 부지를 묻는 말이었다. 학교 건축을 하려면 건축부지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때만 해도 건축부지라는 말의 개념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우리 선교센터 바로 옆 부지가 생각났다. 당장은 우리 선교센터와 가깝고 하니 그곳에 마음을 두고 있었으나 땅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땅이 있어도 그 주인이 팔지 않겠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선교센터 바로 옆 부지가 동양공전의 학교 부지라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구로구 고척동에 있는 동양공전을 찾아갔다. 학교의 실무 책임자를 만나 우리 몽골학교에 땅을 팔라고 이야기 할 참이었다. 사무총장인지 하는 책임자를 만나 나 자신을 소개하고는 다짜고짜로 당시네 학교 부지를 우리에게 팔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책임자는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며 화를 내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떤 놈이 우리 학교 부지를 팔라고 하는 거냐며 나를 앞에 두고는 욕을 해대고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황당하고 민망하던지... 그러나 나는 또 한 번 찾아갔고 그때도 욕을 먹고 돌아와야 했다.

그렇게 두 번이나 찾아갔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학교 부지를 매각할 의향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그 학교는 알고 보니 효성그룹이 운영하는 학교였다. 그러니까 그 땅의 주인은 효성그룹이다. 효성그룹에 대하여 나는 아무 것도 알고 있지 않았다. 단순히 그 재벌이 당시 대통령과 사돈이라는 사실쯤 알고 있었다.

선교센터 옆 부지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았다. 그러니 다른 땅을 찾아야 한다. 광장동 안에 학교를 지을만한 다른 땅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학교를 지을 수 있는 부지는 없었다. 그러던 중 한 곳이 생각났다. 바로 지금 우리 학교가 지어진 땅이다. 그러나 그 땅은 풍치지구로 묶인 땅이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풍치지구에는 오직 학교와 같은 공적인 건물만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곧바로 서울시에 연락을 했다. 드디어 학교 부지를 찾았다고! 서울시는 바로 그 땅에 대하여 몽골학교 부지로 도시계획지정을 하고 공탁금을 걸어 등기를 이전하였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처럼 그렇게 일이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러나 그 후로 우리는 장장 5년을 기다려야 하는 긴 법정싸움의 길에 들어서야 했다. 알고 보니 그 땅의 주인도 역시 효성그룹이었다. 듣기로는 효성의 차명재산이라고 하였다. 당장 효성의 관재 이사가 찾아와 절대 이 땅을 팔지 않겠다며 못을 박는다.

그리고는 곧바로 &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로펌을 대리인으로 하는 행정소송을 벌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관재상무가 나의 고등학교 선배였다. 어떻게든 그를 만나 설득할 요령으로 고등학교 족보를 따지자 나온 결과였다. 갑자기 선배라니 할 말이 없다. 그저 도와달라고 했지만 그는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난색을 표한다. 공연히 입장만 난처하게 된 것이다. 그 후로 나는 그를 만나지 않았다. 대신 김대운 장로님이 그 일을 대신하게 되었다.

&에서는 온갖 조건을 내걸어 서울시에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었다. 서울시도 마찬가지다. ‘&에서 법정다툼을 벌이면서 요구하는 모든 질의에 대하여 우리는 직접 답변서를 쓰고 대응하여야했다.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든 것에 대하여 입장을 밝혀야하는 것이다. 돈을 들여 법정 대리인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음으로 우리는 스스로 대응하고 나아가야했다.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었다.

1심 재판이 끝났다. 그런데 의외로 우리가 가볍게 이긴 것이다. 하지만 효성에서는 또다시 항소를 하였다. 시간이 흘러갔다. 후원자들에게는 학교를 짓는다고 말해놓은 상태였으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학교건축에 대하여 피로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회의가 들었다. 정말 이렇게 해서라도 학교를 지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스스로 묻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미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있었다. 서울시에서는 이미 예산이 편성되어 있었고, 부지에 대하여 등기가 마무리 되었으며 지금은 행정소송 중이지 않은가? 그리고 1차 소송에서는 서울시가 승소한 상황이었다. 기다려야 했다.

그때에 내게 큰 상처를 받는 일이 일어났다.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찾아온 어느 집사님이 학교 건축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며 내게 막말을 하고는 떠나버린 것이다.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다. 차라리 아무 말 하지 말고 떠날 것이지 그렇게까지 막말을 하고 떠나야 하는지 참으로 절망스러웠다. 며칠 동안 잠을 못자고 아픔을 삭여야 했다. 지금도 그 집사님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이주민 목회를 하고 몽골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우리를 돕겠다고 하던 이들이 등을 돌리고 떠나버리는 경우에 느끼는 참담함이다.

 

학교를 짓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과와 열매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때만 해도 나 역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시고 학교를 짓는 일은 하나님께서 직접 추진하고 계셨음을 고백할 수 있다.

만약 그때에 아무런 문제없이 학교부지가 마련되어 곧바로 학교를 지어야 했다면 우리는 학교를 지을 수 없었을 것이다.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학교를 지을 수 있었겠는가? 하나님은 우리에게 시간을 주신 것이다. 우리는 행정소송으로 막연히 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우리가 그만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질 때까지 하나님께서 건축을 지체시키신 것이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기까지 하나님이 시간을 벌어주신 것이다.

우리는 조급했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계셨다. 당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때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때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때에 맞추었다면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없이 늦어지고 기다리는 순간도 축복의 시간이 된다.

김 의원의 전화를 받은 이후, 학교 건축은 장장 5년여를 끌다가 시작되었다. 1차 소송에 이어 2차 소송도 서울시가 승소하였다. 20137월이었다. 행정소송은 2차로 끝난다고 했다. 드디어 우리가 이긴 것이다. 아무런 힘도 없는 우리가 &이라는 굴지의 로펌을 이긴 것이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느껴지던 그 막막함을 뚫고 우리가 이겼다. 대통령의 사돈 기업을 이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로펌을 이긴 것이다. 누가 이 싸움의 결말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모든 것이 하늘의 섭리였다. 하나님은 효성이라는 거대 기업을 통해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주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지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내게 절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떠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었다. 사람을 정리해 주시고, 시간을 벌어 재정적으로 종자돈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며, 주변의 더 많은 이들이 관심 갖고 참여하게 하심으로 우리의 연약함을 채워주신 것이다.

행정소송 5년 동안 우리는 힘을 키웠다. 매일매일 학교건축을 위해 기도하였고, 최소한의 종자돈이라도 모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린도전서 3 : 5-7

:5 그런즉 아볼로는 무엇이며 바울은 무엇이뇨 저희는 주께서 각각 주신대로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한 사역자들이니라 고전3:6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나니

 

바울은 씨를 뿌리고 아볼로는 물을 주고 하나님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고 했다. 고린도교회의 분파 싸움에 대한 바울의 답이다.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의 인생에도 적용된다. 우리의 사역이 그런 거다.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용하시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일하는 것이 고작이다.

김 서울시의원은 그 후 어느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고 들었다. 우리 학교를 위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도우려 했던 분이었기에 학교를 완공한 지금 더욱 그분에게 감사하다. 그가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아이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하여 일하신다. 김 의원도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이었고 효성과 김&장도 하나님이 쓰신 것이다. 우리는 왜 일이 이렇게 진행되어 가는지를 물었을 뿐이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다.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였다는 것을 말이다. 시간도 사람도 하나님의 것이요, 하나님께서 쓰시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그 뜻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은 당신의 사역을 위하여 엄청난 섭리로 역사하신다. 한 사람만이 아니라 주변의 수많은 이들이 연결되어 필요하면 사람을 붙이시고 때로는 떼어놓으시며 하나의 사역이 이루어지기까지 치밀하게 역사하신다. 사람들은 때로 부정적으로 혹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뿐이다. 그들 모두 소중한 사람들이다. 필요 없는 인생은 하나도 없다.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목적을 위하여 동원된 인생들이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하나님을 원망하고 세상이 나를 도와주지 않음을 탄식할 뿐, 더 깊고 오묘한 섭리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전도서 3 : 1-4

1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2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3 죽일 때가 있고 치료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4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사람이 계획하였지만 그 계획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이 분명하다. 인생에는 때가 있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하고 몸부림쳐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나는 급하게 서둘러 학교를 건축하고 싶었지만 그때는 건축할 때가 아니었다. 학교 부지가 결정되고도 건축이 시작되기까지는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시간은 우리를 단련시키시고 나름의 조건을 성숙시켜 나가시는 하나님의 스케줄 안의 시간이었다. 어린아이가 자랄 때에도 그 시간표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그 시간표가 있었다. 나는 성숙되지 못했음에도 다 성장한 어른처럼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디 몸만 컸다고 어른일 수 있으랴. 마음도 생각도 어른스러워야 하듯 우리 몽골학교와 그 학교를 운영하는 나는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미성숙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기다리라 하신 것이다. 때가 무르익어야 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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