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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나섬이야기2020-02

2월의 나섬 이야기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어느 날 갑자기 등짝이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말로만 듣던 대상포진이 이렇게나 아픈지 생전 처음 알았습니다. 너무 아파 잠을 이루지 못하던 날 문득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아프다는 것에 대하여 오히려 감사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셨습니다. 아픔은 내게 또 다른 영성의 발견이었습니다. 새해를 아픔으로 시작했으니 올해는 이보다 더 아플 일이 없으리라 생각하며 이 또한 감사합니다. 이제는 다 감사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해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언제나 두렵고 약해지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또 어떻게 한해를 살아야 하나?’ 생각하면 두려움이 앞섭니다. 적지 않은 식구들을 이끌고 광야 같은 세상을 살아야 하는 처지이기에 갈 길을 앞두고 발길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매년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시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신 분의 능력을 믿으면서도 여전히 인간적인 고민을 다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역자님!

저와 나섬의 사역자들이 지속적으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새해에 나섬은 네 번의 선교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5월 초순 터키에서 이란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수련회, 7월에는 몽골 평화캠프, 10월경 인도 판카즈 선교사와 함께 하는 북인도 선교지 방문, 12월에는 투하 선교사와 함께 하는 베트남 선교지 방문 등입니다. 3월부터 5월까지는 뉴라이프 비전스쿨도 계획되어있습니다. 동대문을 중심으로 시니어 사역자들이 사명을 감당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해 보입니다. 지난 해 12월 베트남에 방문하였을 때 그곳에서 사역하시는 문영일 이주영 선교사 부부를 보면서 시니어선교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역파송 선교사와 뉴라이프 선교사의 동역은 그 자체로 엄청난 시너지가 생기는 사역입니다.

 

존경하는 후원자님!

지난해 재한몽골학교는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올해 학교는 다시 새 출발을 합니다. 앞으로의 10년은 질적인 성숙을 통해 몽골 땅에 하나님 나라를 위한 지도자를 제대로 키우고자 합니다. 저는 그것을 위하여 더욱 열심히 고민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아시아청소년학교와 베트남학교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할 일들을 바라보면서 감사함을 고백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연약함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강함이 드러남을 고백합니다. 저 또한 바울 같은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강함이 드러나는 나섬이 되도록 겸손히 무릎 꿇겠습니다.

 

눈이 안 보이는 데다 고혈압과 당뇨, 전립선과 불면증, 이제는 대상포진까지 겹쳐 육체의 가시는 점점 더 저를 괴롭게 하지만 지금 여기 살아있는 것 자체가 은혜이기에 버려진 돌 같은 저를 여전히 이곳에 남겨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정말 주님의 은혜가 족합니다. 이렇게 고백하니 갑자기 아픈 것이 사라졌습니다. 이상합니다. 오히려 감사하니 아프지 않습니다. 새해에도 이렇게 감사하고 은혜를 잊지 않고 살려합니다. 2월 한 달도 평안하시고 복된 날 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광나루 아차산 중턱에서 유해근 올림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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