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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 310 나는 아내가 무섭다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여하간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아내가 내 삶과 사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큰소리나 칠뿐 모든 사역의 이면에는 아내가 있다. 그것은 아내가 나를 뒤에서 섭정한다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영적 통찰력과 기도의 힘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고백이다. 나의 의지와 열정 혹은 내 능력으로 나섬의 사역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기도와 믿음이 나와 나섬을 존재하게 한다. 아내는 기도를 한다. 모든 일에 앞서 기도하고 마음으로 생각하고 또 다시 한 번 의심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다. 반면에 나는 확신이 있으면 강하게 덤벼들어 목적한 것을 이루어내는 저돌적인 리더십을 갖고 있다. 아내는 조용하게 그리고 섬세하고 철저하게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짜 맞추듯 과정보다는 결과에 방점을 두고 일을 하는 스타일이다. 아내와 나는 정반대의 스타일이다. 어떻게 내가 그런 여자와 결혼하여 오늘까지 함께 살았는지 모르겠다. 여하간 사람들은 내가 가장 잘한 것 중 하나가 아내와 결혼한 것이라 한다. 사실일까? 전에는 그런 말을 들으면 그냥 웃어넘기곤 했지만 요즘 들어 그 말을 인정하고 산다. 정말 나는 아내와의 결혼이 내 삶 최고의 은총이라 말할 수 있다. 아내는 치밀하다. 그녀는 디테일에 강하고 정확하다. 어떤 경우 아내는 완벽주의자처럼 보인다. 그러니 나는 매번 모든 것에 허술하고 실상은 속빈 강정 같으며 언제나 허점투성이다. 아마도 아내의 눈에 나는 허울 좋은 개살구일 것이다.  

매일 혼나고 또 혼이 나도 나는 변할 줄 모른 채 큰소리만 친다.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나는 큰소리다. 그러나 아내는 조용하다. 그냥 웃는다. 그러다 하도 같지 않으면 한마디를 한다. 그 한마디가 무섭다. 아내의 눈 밖에 나면 후일이 두렵다. 그래서 나는 사실 아내의 눈치를 보고 산다. 눈이 안보여도 아내의 마음과 생각을 엿보려고 이리저리 눈치를 본다. 혹시 나의 허물과 잘못이 들킨 것은 아닌지 알아볼 요량으로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내의 심기를 건드려본다. 그러나 웬만해서 아내는 속을 보이지 않는다. 아내의 장점이자 무서운 구석이다. 아내는 속내를 보이지 않게 숨겨놓고 산다. 아내가 무섭다. 정말 나는 아내가 무섭다.

마지막에는 언제나 아내가 옳았기에 아내가 나를 이기고 나의 생각과 조급증마저 허물어 버리는 기막힌 결과를 낳는다. 이제는 아내에게 덤비지 않겠다. 아내의 능력과 기도와 그녀의 믿음 앞에 나는 무릎을 꿇기로 했다. 이제 나는 아내의 식민지 통치를 받고 살기로 했다. 아내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살려한다. 아내가 마지막 승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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