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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 313 고(故) 안국선 목사님을 추모하며

   내가 목사님을 처음 뵈온 것은 1990년대 후반 우리 공동체가 뚝섬에서 강변역의 작은 지하실에 둥지를 틀었던 때다. 정말 가난했고 모든 것이 고통스럽던 때다. 나는 눈에 문제가 생겨 시력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며 내 작은 골방에는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께서 우리 공동체를 찾아 오셨다. 당시만 하여도 약하게나마 시력이 남아있었기에 나는 목사님의 얼굴을 기억한다.

잘생기신 외모와 우렁찬 음성은 목사님에 대한 나의 첫 번째 기억이다. 그 후로 목사님은 나섬공동체의 협동목사님으로 나그네를 섬기셨다. 목사님은 소천하시기 전까지 우리 공동체의 울타리이며 그루터기 같은 분이셨다.

목사님은 매주일 나에게 안수기도를 해주셨는데 그것은 내 눈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시는 간절한 마음에서다. 목사님은 내 얼굴을 만지시며 특별히 두 눈을 뜨겁게 안수하며 기도하셨다. 나는 지금도 목사님의 그 따스한 손길을 몸으로 기억한다. 내 몸은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통하여 조금씩 위로와 치유의 은총을 받았다. 비록 지금은 모든 시력을 잃었지만 내 영혼은 목사님의 그 간절한 기도를 통하여 진정한 위로와 회복을 체험하였다.

 

그 당시 목사님은 대방동에 살고 계셨는데 우리 공동체가 있는 광진구 광장동까지 꽤나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으셨다. 당뇨로 고생하시는 사모님의 손을 꼭 잡고 먼 길이지만 기쁨으로 오가시던 목사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는 더 이상 그 모습을 뵈올 수 없음이 참으로 가슴 아프지만 목사님의 아름다운 헌신과 순종의 삶만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목사님에 대한 두 번째 소중한 기억은 하나님 나라 선교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이다. 우리 공동체는 선교하는 곳이니 목사님은 우리 공동체의 모든 식구들에게 가장 모범적인 분이셨다. 목사님께서는 외국인 나그네들을 손수 만져주시며 기도해 주셨고 시간만 나시면 탑골공원이나 전철역에서 전도지를 돌리며 전도하셨다. 나는 지금도 그것이 여전히 놀랍고 기이하다. 목사님의 그런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목사님의 간증집을 읽고, 목사님의 설교를 통하여 알게 된 것이지만 목사님은 아주 일찍이 하나님 앞에 헌신한 분이었다. 고재봉이라는 사형수를 회개시킨 일화에서부터 경상도에서 결핵환자들을 돌보시던 이야기까지 전설 같은 삶을 사셨다.

어떻게 그렇게 쉼 없고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사실 수 있었을까! 우리 교인들은 한결같이 목사님을 그리워하며 추모한다. 지금도 주일이면 목사님과 사모님이 나란히 앉아 계셨던 자리를 잊을 수가 없다. 목사님은 언제나 일찍 오셔서 앞자리에 앉아 기도하셨고, 설교시간에는 큰 음성으로 아멘 아멘하며 응답하셨다. 모든 교인들은 그런 목사님에게서 힘을 얻었고 언제나 믿음의 아버지 같은 분으로 존경하였다. 그런 목사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 안타깝고 애통하지만 목사님에 대한 우리의 아름다운 기억은 영원할 것이다. 지금은 하나님 나라에서 우리를 보고 계실 목사님을 생각하며 위로를 얻는다.

세 번째 목사님에 대한 기억은 움직일 수 없는 극도의 고통 가운데서도 우리 공동체에 대한 사랑으로 우리의 사역을 위해 기도로 소중한 사역을 이어가셨다는 것이다. 목사님은 몇 년 전부터 줄곧 병원에 계셨으며 그 시간은 때로 길었고 그 고통의 시간은 목사님 외에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외롭고 긴 투병생활은 아파본 사람만이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님은 우리 공동체와 나를 변함없이 사랑해 주셨다. 마치 예수님의 사랑 같은 느낌이었다. 목사님은 보훈병원에서 오랫동안 입원하고 계셨는데 목사님을 찾아뵈면 언제나 당신 걱정보다는 우리 공동체에 대한 기도가 우선이었다. 내가 기도를 해 드리면 목사님은 더 뜨겁게 나와 우리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해 주셨다. 한번은 목사님이 조금이나마 걸을 수 있다하시며 좋아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반드시 다시 일어나 나섬에 오시겠다고 하였는데 결국 다시 일어나시지 못하고 천국으로 떠나셨다. 그렇게 오고 싶어 하시던 나섬이었는데...

 

나는 아직도 목사님이 그립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자꾸만 눈물이 난다. 목사님이 늘 우리 아버지 같았기 때문에 나는 목사님에게서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고 그것이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목사님은 천국에 가셨다. 더 이상 목사님을 만날 수 없다. 목사님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 그러나 내 가슴과 나섬의 교우들에게 목사님은 영원한 나섬공동체의 목사님으로 살아계시다. 다시 한 번 목사님을 큰 소리로 불러 본다.

 

안국선 목사님!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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