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급등대비 해외농지 개발권 놓고 한, 중, 일 각축]
최근 식량안보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몽골에 새만금 간척지 7배 크기의 대규모 해외식량기지를 임대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다음 달 부터 본격 추진된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기업도 같은 지역을 놓고 치열한 물밑각축을 벌이고 있어 자칫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새만금 간척지의 7배 크기 )
정부는 다음달부터 국제협력단(KOICA) 주관으로 2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몽골 동부 '할흐골' 지역 27만ha에 대한 농업개발 마스터플랜 작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외교적 절차는 마무리됐다"며 "일정이 매우 바쁘게 돌아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문하영 에너지·자원 대사도 조만간 몽골을 방문할 계획이다.
할흐골은 농축산 분야에 관한 한 몽골의 노른자위로 불릴 만큼 토질이 좋은 곳으로 평가된다. 국내 중견기업인 H사는 20만ha의농목축지 개발을 위해 초기에만 1000만달러를 투자하는 사업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이 지역은 통일 이후를 대비한 전략적 차원에서도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몽골정부는 탈북자들의 정착지나 북한 급변사태 때 난민촌으로 활용해도 좋다고 밝히는 등 매우 적극적이다.
(한국 주도권 빼앗길 위기)
교민 사업가인 안흥조씨는 "농업뿐 아니라 축산·관광·식량안보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이 반드시 진출해야 할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할흐골 개발은 지난 2006년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이 처음 제안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긴 겨울잠을 자는 사이 중국과 일본은 발빠른 행보로 우리와의 간격을 좁혀오고 있다.
중국은 내몽골 자치구의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토지 임대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수도 울란바타르에 대규모 투자를 한 일본계 기업도 현지 정치인들과의 각별한 관계를 무기로 해당 지역을 선점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런 탓에 주몽골 한국대사관은 본국정부에 올린 보고서에서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다. 신상균 영사는 "(그러나) 서울에서 느끼는 온도 차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CBS경제부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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