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통령 당선자 엥흐바야르
22일 치러진 몽골 대선에서 남바린 엥흐바야르 인민혁명당(MPR) 후보가 승리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공산당 후신인 MPR은 2000년 나차긴 바가반디 대통령에 이어 집권에 성공했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나차긴 바가반디 대통령의 후임을 뽑기 위해 22일 실시된 투표에서 엥흐바야르 전 총리는 50% 이상을 득표, 선투표 없이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민주당의 멘드사이칸 엥흐사이칸 후보는 격차가 벌어지자 패배를 인정했다.
몽골인민혁명당은 1996년 대선에서는 패배했지만 2000년과 올해 대선에서 연속 승리했다.
모두 네 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엥흐바야르 후보는 몽골의 고질적인 빈곤을 퇴치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해외투자 유치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현지 언론들은 유권자들이 정치불안 이후 안정을 선택했다고 선거결과를 분석했다. AP 통신은 공산당 지배와 구 소련 지원 등 과거에 대한 향수라고 풀이했다.
남바린 엥흐바야르는 47세의 많지 않은 나이지만 문화부장관과 총리를 지내고 현재 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정치인이다.
지난 1980년 모스크바문학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리즈대학에서 수학한 문학도 출신으로 1980∼1990년대 몽골작가연합에서 사무총장, 부회장을 지냈으며 번역가로 활동해 몽골의 고전 서사시들을 소개하고 찰스 디킨스 등 서양작가들의 작품들도 번역했다. 1985년 MPRP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입문, 1992년 의원으로 선출돼 그해부터 1996년까지 몽골 문화부장관을 지냈고 2000년 7월26일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총리로 지명돼 4년간 재임했으며 2004년에는 의회의장이 됐다.
그가 총리 재임시절 여러 반대세력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구(舊) 소련 붕괴 후 원조 중단에 따른 경제파탄과 그에 따른 고용 창출 등 몽골의 국내 현안을 해결할 능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6월에 임기를 시작하는 엥흐바야르는 공약대로 당분간 빈곤퇴치와 외국투자 유치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1921년 중국에서 독립한 이후 친 소련 시절 누린 안정을 찾아 러시아와의 관계복원도 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