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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 218 이제 노아의 방주가 이해되는 이유

 

모두가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조롱할 때에도 노아는 방주 짓기를 멈추지 않았다.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좋은 날에도 그는 방주를 지었다. 한가롭게 먹고 즐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그는 홀로 방주를 만든다. 고독하고 힘든 시간이지만 그는 결코 자신의 방주 짓기를 멈출 수 없었다. 그에게는 오직 하나, 비가 오는 날 모두가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노아의 할아버지인 무두셀라의 이름 뜻은 '그가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라는 의미다. 무두셀라가 죽던 날부터 드디어 비는 내리기 시작했다. 홍수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비는 폭우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비가 차오르며 사람들은 드디어 노아의 방주 짓기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믿음은 이해하기 전의 결단이다. 이해하면 늦는다. 모두가 이해하는 믿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 모두가 다 아는 것은 지식이 아니듯이 모두가 이해하는 사실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비가 내리기 전에 이미 알았어야 했다. 아니 믿었어야 했다. 비는 내릴 것이고 그 비가 내리는 날을 위하여 노아의 방주는 필요한 것이다. 내일이라는 다가올 미래를 위하여 오늘 우리는 방주를 짓는다.

 

한국교회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조금씩 내리던 비가 갑자기 폭우로 바뀐다. 여기저기 아우성이더니 급기야 비가 내리는 현실이 장난이 아님을 알겠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던 이들이 우산을 찾고 방주를 찾는다. 비가 내리는 날이 되어서야 어리석은 사람들은 노아를 이해하고 방주의 의미를 알아차린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과연 나섬과 몽골학교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섬의 모든 사역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그네를 섬기고 역파송 선교를 하며 아시아청소년학교와 새로운 미래선교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자고 선포한 모든 것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지속가능한 선교가 안되면 오늘의 모든 수고가 헛것이 된다. 물거품 같은 껍데기는 본질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알갱이이며 끝까지 존속하는 것만이 생명력 있는 사역이다. 목회와 교회, 나아가 선교와 하나님 나라의 모든 사역은 지속가능할 때만이 의미가 있다.

전체적으로 교인이 줄고 헌금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 선교비로 나가던 것들은 이미 삭감되었고 외부로 나가는 후원금은 생각할 수도 없다. 후원으로 살아가는 특수 사역지와 나섬 같은 선교단체는 된서리를 맞는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선교하던 선교사들도 고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들에게 보내지던 선교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장의 교회 운영비가 버거워지고 건축하던 교회가 부도가 난다. 예배당을 크게 지으면 교인들은 몰려올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자각하기 시작한다. 크게 짓는 것에 혈안이 되었던 한국교회가 경쟁력을 상실한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를 지탱하는 것마저도 힘든 실정이 되고 있다.

나섬과 몽골학교 같은 작고 연약한 공동체는 이 거센 비바람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대로 살다간 망한다. 망하게 되어 있다. 과연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내가 나섬의 목회를 하면서 단 하루도 잊지 않지 않은 것은 경제적 자립이었다. 후원과 외부의 도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특수목회의 현실은 냉정하다. 나섬과 같은 공동체는 경쟁력은 물론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도 대단히 작다. 스스로 살아갈 힘이 없다면 미래는 없다.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경제력이다. 한국사회는 물론이고 교회도 경제력이 힘이다. 그래서 교회는 교인수를 늘리고 그 교인들이 내는 헌금으로 힘의 강도를 결정한다. 많은 교인은 곧 그 교회의 힘이고 그것은 그 교회 목회자의 힘이다. 힘은 권력이며 존재근거다.

그러나 우리가 착각한 것이 한 가지 있다. 그 힘이 교인수이고 헌금의 액수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미래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며 우리의 미래다. 통찰력과 안목이 믿음이다. 노아는 그 통찰력과 안목이라는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고 아무도 하지 않는 방주를 지었다. 반드시 비는 내릴 것이라는 사실을 믿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것을 믿고 살았다. 준비하지 않으면 반드시 비가 오는 날 망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경제적 자립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며 만들어 왔다.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세우고 작지만 버섯사를 짓고 버섯을 키운다. 양평의 나섬다문화생태마을도 그런 목적을 위한 것이다. 사회적기업도 만들어보고 할 수 있는 모든 도전을 한다. 비가 오는 날 살아남기 위하여 방주를 짓던 노아의 마음으로 말이다.

비가 오면 방주의 존재를 알게 되듯이 한국교회와 나섬에 비가 오는 날 사람들은 우리의 도전을 이해할 것이다. 그날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비가 오려는 것 같다. 우리의 준비도 더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비가 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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