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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5 : 21 - 26

두 개의 성공, 빼앗을 것인가?  창조할 것인가?

빼앗는 성공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전쟁의 속성은 근본적으로 빼앗는 탐욕으로부터 시작된다.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아닌, 내 이웃의 것을 탐하고 싸워서 빼앗아야 한다는 죄성의 발현이 전쟁이다. 원시시대로부터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쟁의 원인은 탐욕에 있다.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는 더 강해져야 하며, 강함은 곧 성공이라는 등식이 세워지는 이유다.

빼앗음의 전쟁을 통한 성공 모델은 지금까지의 보편적 성공모델이다. 소위 시장나누기(market share)라는 것은 경쟁하는 빼앗음의 시장 논리다.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시장을 점유하는가는 성공의 열쇠다.

군사력을 동원한 전쟁은 그런 빼앗음의 경쟁의 극치다. 강한 군대는 곧 승리를 보장하며 그렇게 승리한 국가나 공동체는 약한 자의 것을 약탈할 수 있고 강제로 소유할 수도 있다. 세계 역사의 모든 제국은 그런 전쟁을 통한 빼앗음으로 강해진 나라들이다. 로마제국을 비롯하여 페르시아와 몽골제국 그리고 오늘날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에 이르기까지 제국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며 그 전쟁은 빼앗음의 역사와 통한다. 빼앗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간사의 보편적 상식은 그런 전쟁에서 비롯한 각인된 유전자다.

오늘날 교회도 마찬가지로 경쟁과 빼앗음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다. 누가 더 많은 교인들을 확보하는가는 목회의 성공여부를 가름한다. 그래서 목회자와 교회는 교인들로 전도 특공대를 조직하여 전도하는 일에 몰두하려 한다. 때로 옆 교회의 교인들까지 빼앗아 오는 일까지 서슴없이 감행하는 이유는 빼앗아서라도 성공해 보겠다는 탐욕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성공은 빼앗음으로부터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군사력을 통한 전쟁이든 경제적 논리에 의한 경제 전쟁이든 모든 전쟁의 근본에는 빼앗음의 성공이라는 본질적 이유가 숨어 있다.

전쟁을 통해 성공을 이룬 대표적인 나라가 몽골제국이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옆 나라에서 빼앗아 오자는 유혹은 자연히 전쟁을 하게 한다. 칭기즈칸의 후예들은 그런 전쟁을 통하여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시켰다. 그것을 막기 위하여 중국의 진시황제를 비롯하여 명나라까지의 제후들은 만리장성을 쌓으며 유목민의 침략을 막으려 했다. 공격하고 막아서는 그 치열한 전쟁은 오늘날 미국의 세계 지배 논리와 맞닿아 있다. 미국은 그들이 필요한 에너지 자원을 빼앗아 오기 위하여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전쟁으로 죽음을 당하거나 고통을 받아도 결국 그 탐욕의 성공을 막아서지 못했다.

과연 하나님께서는 그런 전쟁을 통한 빼앗음의 성공을 용인하실까? 성서는 빼앗음의 성공보다는 창조의 성공을 진정한 성공이라 가르친다.

다투어 싸워 빼앗는 성공 모델에서 각자의 은사대로 창조의 성공을 이루라는 것이 하나님의 노마드경제 원리다.

만약 강자만이 성공하고 전쟁에서 이기는 사람만이 성공하는 세상이라면 이미 이 세상은 강자의 폭력만이 존재하는 지옥이 된 것이다. 승자 독식의 문화는 결코 하나님 나라의 모델이 될 수 없다. 빼앗는 자의 일방적 성공 논리는 하나님의 노마드 성공 경제학의 모델이 아니다.

창조하는 성공

야곱은 태어날 때부터 에서의 발목을 붙잡고 태어날 정도로 형을 견제하고 질투하던 사람이다. 그는 원초적 한계를 갖고 태어난 사람이다. 장자가 아닌 차자의 운명은 그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든 성공의 자리를 빼앗고 싶을 정도로 성공을 꿈꾸던 사람이 야곱이다. 그는 결국 형 에서를 꼬득여 팥죽 한 그릇에 상속권을 팔아버리도록 했으며, 아버지 이삭을 속여 축복의 기도를 얻어 냈던 사람이다. 할 수 있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상속권과 축복권을 빼앗으려 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치열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속권과 축복권은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하나님은 빼앗아 이루는 성공을 원하시지 않기 때문이다.

처절한 실패의 경험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깨달은 야곱의 삶은 새롭게 변화되어야 했다. 그것은 바로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가축을 키우는 목자의 삶을 통하여 철저하게 드러난다. 창조하는 인생이 진정한 성공자이며, 빼앗아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 창조하는 인생으로 살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성공 모델은 빼앗음을 통한 성공이 아니라 창조하는 성공이다. 야곱이 그렇게도 형의 것을 빼앗아 성공하고 싶었지만 결국 그의 목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빼앗는 것은 전쟁이며 갈등이고 질투와 시기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성공을 이루는 삶은 복되다. 그러나 그 과정이 정당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이루어질 때에 그 성공이 의미있는 은총의 열매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성공이 성공이 아니다. 빼앗아 만들어진 성공은 진정한 성공일 수 없다. 창조하여 만들어진 성공이어야 진짜 성공이다.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전쟁에 이겨 만들어진 성공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역사는 약자의 역사이며 굴욕의 역사였다. 전쟁에서 이겨본 경험보다 갈기갈기 찢겨지고 나누어진 역사였다. 끌려가고 흩어지는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그들이 남들과 겨루어 이기는 성공이 아니라 약자임에도 하나님의 은총으로 얻어지는 성공 모델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고난의 역사 속에서 창조하고 경쟁하지 않는 블루오션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 간다. 전쟁보다는 경제, 경제 안에서도 다른 이들과 겨루는 경쟁의 경제가 아니라 그들만의 창조적 경제 모델을 만들어 냈다. 그것이 오늘날 금융산업의 모태이며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창조의 성공 모델

야곱은 빼앗음의 성공이 아니라 창조하는 성공 모델의 상징이다. 형 에서와 아버지 이삭의 것을 강제로 혹은 속여서라도 빼앗고 싶었으나 그의 그런 성공에 대한 욕망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성공은 오직 창조를 통한 성공이다.

하나님 자신이 모방하시는 분이 아니며 그는 오직 유일한 창조를 이루시는 분이시다. 모방자가 아니라 창조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아류가 아니라 창조자의 삶을 통하여 성공을 이루어야 진정한 성공이다.

아버지와 형에게서 쫓겨난 야곱이 선택한 삶은 목자다. 목자에게 무슨 선한 것이 있을까? 그러나 야곱의 잠재적 힘은 그곳에서 드러난다. 창조성이 발휘되는 것이다. 그렇게 빼앗아 성공하고 싶었던 야곱에게 창조성이 내재되어 있었다.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비법을 알고 있었다. 돌연변이를 만드는 창조적 능력이 있었다. 요즘말로하면 야곱은 유전자를 변형시키어 돌연변이의 창조적 상품을 만든 사람이다. 그는 그 창조를 통하여 성공을 이루었다. 빼앗는 야곱이 아니라 창조하는 야곱을 주목하여야 한다.

21세기는 창조의 시대

구글(google)은 어떻게 성공했는가를 볼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구글의 새로운 창조성은 어디까지 이를 것인가가 오늘날 전 지구적 관심사가 되었다. 인터넷 검색 엔진을 대중화시킴으로 성공의 길에 들어선 구글의 성공 신화는 혁명적이다.

구글은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으로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다. 특히 영어권에서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006년 구글은 유튜브라는 세계 최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인수했으며, 2007년에는 최고의 디지털 마케팅 회사인 더블클릭을 인수하였다. 구글은 2008년 증권거래위원회에 보낸 공개문서에서 "우리는 기술회사로 시작해서 소프트웨어, 기술, 인터넷, 광고, 미디어 회사가 모두 하나로 합해진 기업으로 진화했다" 고 말했다.

'Don't Be Evil' (사악해지지 말자)이라는 모토를 사용하고 있는 구글의 철학은 "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악해지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와, "You can be serious without a suit."(정장 없이도 진지해질 수 있다). 그리고 "Work should be challenging and the challenge should be fun."(일은 도전이어야 하고 도전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이다.

구글은 지구 온난화 문제에도 관심을 보여 사옥 지붕에 미국 기업 캠퍼스 가운데 가장 큰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1천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만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들의 도전은 끝이 없어 보인다. 무인 자동차의 시대를 넘어 스마트 건축과 스마트 시티 등 온갖 사물인터넷을 망라하는 혁신적 기업을 창조하려는 구글의 시도는 두렵기도 하다. 창조는 끝이 없다. 창조하는 삶은 기하급수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

엘런 머스크(Elon Musk)도 창조하는 기업인이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서슴없이 개척하는 머스크의 삶은 경이롭다. 테슬라 모터스에서 솔라 시티와 우주 개발을 전담하는 스페이스 엑스로의 도전까지 모두 창조적인 것들이다.

어느 누구와도 경쟁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구글과 얼란 머스크의 도전을 신비롭게 바라보면서 나 자신의 삶과 목회 그리고 새로운 사역을 생각한다.

나섬은 최고가 아니라 최초가 되고 싶다.

나는 최고가 아니라 최초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한마디로 나섬은 창조하는 공동체로 성공하고 싶었다. 이주자 선교에서부터 재한몽골학교와 역파송 선교, 뉴라이프 선교회, 통일선교 등에 이르기까지 온통 창조적인 사역의 모델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류가 아닌 창조의 사역을 통하여 한국교회를 혁신하고 새로운 미래의 희망을 만들고 싶었다. 이는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창조하는 사역은 고난의 연속이었으며 그로 인하여 나는 장애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뒤로 돌아가고자 했던 적이 없었으니 나는 이미 성공한 창조자인지도 모른다.

21세기는 창조적 목회를 요구한다. 선교도 창조이며 실제로 창조적이지 않다면 살아남을 수도 없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창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목회야말로 레드오션의 전형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빼앗아야만 살아남는 목회 생태계는 이미 동물의 왕국이 되어 버렸다. 승자독식과 일등만이 살아남는 동물의 생태계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강하고 센 놈이 살아남는 동물의 세계에서 나섬은 외톨이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나섬은 다투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서 빗겨나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나섬은 아웃사이더다.

그러나 그 아웃사이더가 블루오션을 넘어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 될 수 있음은 한편의 역설이다. 아웃사이더의 세상이다. 역설적이게도 아웃사이더만이 히든 참피언의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 신영복 선생은 그것을 ‘열등감 없는 변방성’이라 했다. 역사는 열등감 없는 변방성에서부터 변화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빼앗아 성공하는 삶보다 창조하는 성공이 좋다. 힘들고 고단할지라도 창조하는 삶의 길을 가고 싶다. 하늘은 내게 그렇게 가르쳐 주셨다. 창조하라! 창조하라! 창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