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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104 단순하고 가볍게 살아야 나그네다


단순하고 가볍게 살아야 나그네다

우리의 삶이 너무 무겁다. 삶의 무게가 이렇게 무거우면 움직일 수 없다. 여기서 저기로 이사하는 날에는 짐이 많아 이사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유목민들은 짐이 없다. 가벼운 의자 서너 개에 양털로 만든 침구류 몇 개와 간단한 살림도구, 게르라는 텐트가 전부다. 언제든 이사하고 싶은 날이면 간단하게 짐을 꾸려 낙타 등에 싣고는 주저 없이 떠날 수 있다. 그래서 유목민이다. 나그네란 그런 유목민적 기질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짐은 가급적 단순하여야 한다. 입고 있는 옷 몇 가지와 달랑 가구 몇 점, 그리고 난로 위에 물을 끓이고 양고기를 조리하는 그릇 몇 개면 족하다. 불을 지피는 연료는 지천에 말라비틀어진 말똥이면 된다. 집이란 작은 텐트가 전부다. 집이 넓어야 할 필요가 없다. 잠을 자고 추운 겨울날 함께 몸을 맞대고 추위를 피할 정도면 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짐이 없다. 가급적 짐이 없어야 나그네 유목민이 되는 것이다.
내가 초원의 유목민들을 찾아가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 단순성과 가벼운 삶의 양식을 배우고 싶어서이다. 그들이 가진 짐이란 낙타 등에 싣고 떠날 수 있을 만큼이다. 얼마나 가볍고 자유로운 여행자의 삶인가. 그렇게 가볍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인생을 배워야 한다. 예수님은 이 땅에 여우도 굴이 있고 새들도 둥지가 있건만 머리 둘 작은 움막조차 소유하지 않으셨다. 집이란 잠을 자는 곳에 불과하고 옷이란 벗은 몸을 감싸줄 수 있을 정도면 족하다. 먹을 것이란 비록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일지라도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여유와 애정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더 많이, 더 화려하게, 더 큰 것이 필요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 그 자체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가려는 마음이다.
예수님은 유목민 나그네셨다. 주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삶이란 소유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였다. 소유가 축복의 기준이 아니라 존재함으로 오직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소유에서 존재로 바뀌어 살라 하신 것이다. 나아가 그 존재를 사랑이라는 관계로 승화시키는 삶이 복되다고 하셨다. 소유에서 존재로, 그리고 다시 존재에서 관계로 삶의 양식을 전환하라 하신 것이다. 
그렇게 살기 위하여 우리의 삶은 단순하고 가벼워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가볍게 살라 말하지 않는다. 복잡하고 무겁게 사는 것이 성공의 길이라고 가르친다. 성공하려면 무거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집은 커야하고 옷은 화려하게 입어야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입지 않고 버려둔 옷들이 옷장에 가득해도 우리는 자꾸만 사들인다. 쇼핑에 중독된  현대인들이다.
가급적 비우고 버리는 삶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 이 세상에서 무엇을 더 소유하랴 하는 마음으로 집에 쌓아둔 것들을 정리하고, 구별하여 필요 없는 것들은 나섬가게로 가지고 오면 된다.단순하고 가볍게 사는 훈련을 하여야 한다. 짐이 많으면 이사하기 어려운 것처럼 인생이 무거우면 하나님 나라에 갈 수 없다. 단순하게 사셨던 예수님을 따라가야 한다. 가난한 인생을 살라는 것이 아니라 자유한 인생을 살라는 것이다. 
나섬도 가볍게 모든 것을 구조조정하려 한다. 짐스러운 것들은 모두 정리할 것이며 남은 것도 단촐해야 한다. 교회가 재산이 많으면 분명 다툼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고 보니 나섬도 꽤나 기득권자가 되어 있다.
내 삶도 그렇다. 아버지가 주신 재산도 팔아 없애려한다.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맞다. 주어진 인생에 남기는 것의 크기가 우리의 삶을 규정하지 못하게 가급적 조용히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집도 작게 만들어야 한다, 집을 지을 때에도 큰 집이 아니라 작은 집이 더 좋은 것이다. 우리조상들은 크게 집을 짓지 않았다 한다. 
교회도 작게, 집도 작게, 삶은 더 작게 그렇게 구조 조정할 시점에 우리가 서 있다. 지금이 더 단순하도록 더 가벼워지도록 삶을 조정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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