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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와 역사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 5월 2일 우리 몽골학교와 나섬공동체를 방문한 울란바타르 바트울 시장과의 만남에서 이야기 되었던 사진전시회가 곧 열릴 예정이다. 오는 8월 17일 오후 2시부터 4일간 울란바타르시 회관에서 '150만 울란바타르 시민에게 전하는 한국 속 몽골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이 계획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몽골인이 약 3만 명 입국하여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그리고 유학생 등의 신분으로 살고 있다. 1995년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한 몽골인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몽골 사람들에게 한국은 마치 천국 가는 지름길이라고 소문이 날 정도다. 몽골인들이 우리나라를 그만큼 좋아하고 오기를 원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250년대 몽골이 고려를 침공하고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이래 우리는 몽골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어왔다. 약 100년 동안 우리나라는 몽골의 부마국으로 대접을 받았다. 하긴 몽골이 지배한 나라 가운데 오직 우리 고려만을 부마국이라 했다니 특별한 대우를 했던 것이다. 
그 후 몽골은 명나라의 등장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몇몇의 몽골인들이 거란족과 함께 백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이주해 들어와 살기도 했다. 나중에 일어난 청나라는 만주의 여진과 거란 그리고 몽골이 함께 힘을 모아 세운 나라이니 몽골이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만도 아니다. 
1921년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몽골은 그 후 71년 동안 사회주의 국가로 있어 우리와는 거리가 먼 나라가 되었다. 1990년에 우리나라와 외교관계가 형성되었지만 그들의 사회주의 노선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1992년이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역사는 한쪽으로만 흐르지도 않는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누가 그 강한 몽골이 우리나라에 외국인 근로자로 혹은 이주여성으로 찾아올 것이라 예상했겠는가? 우리를 부마국이라 부르며 지배했던 나라 몽골이 이제는 우리의 도움을 받아야 사는 나라가 되었다. 누가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어떤 천재적 역사가도 이 사실을 예견하지 못했다. 몽골제국에서 사회주의 국가로, 이제는 우리나라에 의존하며 살아야하는 약소국가 되어버린 몽골의 현실을 말이다.
역사는 분명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그 메시지는 역사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역사를 안다고 말하는 자에게 역사는 겸손하라고, 교만을 절제하라고 권고한다. 역사상 가장 강한 제국은 누가 뭐라고 해도 몽골제국이었다. 그렇게 강한 몽골제국이 불과 100여년의 짧은 운명으로 끝난 것이다. 영원히 존속할 것 같은 힘과 권력과 제국도 어느 순간 바람처럼 흩어지고, 몽골초원에 피었던 야생화처럼 그렇게 피었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아니 초원의 들꽃처럼 잠시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역사이던가? 그것은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인생과 역사가 그렇게 허무한 줄 안다면 우리는 더 이상 그렇게 살아서는 안된다. 결코 교만할 것도 자랑거리도 없는 것이 인생이며 역사다. 교만하고 싶을 때 잘해야 한다. 우리가 힘이 있을 때에 절제하고 사랑하며 배려하고 이해하여야 한다. 힘이 없을 때에는 비굴하게 되므로 우리가 힘이 있다고 생각할 때에 잘해야 한다. 나중에 역사가 바뀌고 인생이 허무해질 즈음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할 말을 잃어버리는 날이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강한 것도 영원하지 않으며, 약한 것도 오래가지 않는다. 인생은 언제나 반전하고 뒤바뀔 수 있음을 기억하고 사는 자가 지혜로운 사람이다.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는 아니며 지금의 우리가 미래의 우리가 아님은 확실하다. 나중에 보자는 사람만큼 실없는 사람도 없지만 그래도 나중에 볼 날이 있을 때를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800년 전에는 몽골이 우리를 부마국이라 불렀고 2015년에는 우리가 그들을 외국인 근로자라 부른다. 그러나 다시 역사는 바뀔 것이다. 그때는 몽골이 우리를 무어라 부를까? 지금 사랑의 씨앗을 심으면 그 씨앗이 우리를 살리는 열매를 맺을 것이다. 울란바타르에서 있을 사진 전시회를 생각하며 나중에 그들이 거꾸로 '몽골 안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전시회를 열게 될지 누가 알까? 하긴 내가 꿈꾸는 탈북자 난민촌이 몽골에 세워지면 그날도 머지않아 올 것이다. 그런 사진 전시회가 열릴 것이 확실하다. 지금 잘해야 나중에 제대로 산다. 까불다간 한방에 날아갈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 역사다. 역사는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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