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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 478 우리는 길을 잃었다

우리는 아니 나는 길을 잃어 버렸다. 분명 나는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느 순간 길을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어떻게 하여야 하나?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렇게 살면 되는 줄 알았다. 이렇게 목회하고 선교하면 되는 줄로 알았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이 보이던 하늘에 수많은 축제의 난장이 걸리고 하늘을 향하던 찬양의 소리가 어느 날부터인가 목사의 이름을 불러주는 용비어천가로 바뀌었을 즈음 우리는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부흥과 성장의 노예가 되어 나도 저런 대형교회 목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지배하기 시작할 즈음, 그 욕망이 목사로부터 신학생들에게까지, 아니 그보다 앞서 신학교 교수들이 대형교회의 맨 앞줄에 앉아 대형교회 목사의 눈도장이라도 받고 싶어 찾아가기 시작할 즈음부터 우리는 모두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 신학교 교수들과 목사들로부터 배우고 훈련받은 신학생들의 꿈이 대형교회 목사가 되면서부터 한국교회는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교인들이 정치 진영논리에 갇혀 정치인들의 전위부대로 전락하고, 진영논리가 마치 신앙인양 호도되기 시작할 즈음 우리는 모두 길을 잃었다.

소위 총회와 교회의 지도자들이라고 자처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돈과 권력에 취해 교회정치의 바람잡이가 된 것은 길을 잃어버린 교회의 증거일 따름이다.

 

몽골에 가서 길을 잃어버린 운전자를 본적이 있다. 길을 잃어버린 순간 그는 일단 모든 것을 멈춘다.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사라진 길 앞에서 운전자는 멀리 목적지를 바라본다. 가려던 곳이 어디인가를 찾아보는 그의 눈초리는 매섭다. 마치 독수리의 눈처럼 가느다랗게 눈을 뜨고 멀리 가급적 더 멀리 보려고 애쓴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강물로 변한 길을 곧바로 넘어갈 수는 없다. 그쪽은 물에 잠긴 길이다. 이미 버려진 카드다.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유목민의 삶이다.

 

에베소교회는 큰 교회였지만 결국 첫사랑을 잃어버렸음으로 책망 받고 무너졌다. 돌더미로 변해버린 무너진 교회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결국 이것이 운명이었다면 왜 그리 요란스러웠을까? 차라리 작게 그리고 겸손하게 역사의 흐름에 맡겨두었다면 좋았을 것을. 에베소교회를 보며 지혜를 찾지 못한 인간의 욕망의 끝을 보았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의 모습이 그와 다르지 않다.

욕망은 또 다른 욕망을 낳는다. 노욕은 더 큰 노욕을 만든다. 결국 노욕의 끝은 죽음이고 해체이며 심판이고 돌더미다. 그것이 역사의 교훈이며 성서가 가르쳐주는 진리다. 왜 그것을 모르는가? 평생 설교하고 살았다는 사람들이 왜 그리 미련한가? 사람의 입을 다물게 할 수는 있지만 역사의 입을 다물게 할 수는 없다. 시간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세월이 모든 것을 증명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후배들이 길을 잃어버린 선배들의 모습을 두고 또 말할 것이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인간의 욕망에 대하여 말이다.

나는 다시 길을 찾아야겠다. 길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면 다시 길을 찾아나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시 돌이켜 길을 찾아야겠다. 잠시 나도 길을 잃어 더 큰 후회를 하기 전에 다시 길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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