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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656_고비에는 에덴의 정원이 있다

매년 여름이면 나는 몽골에 간다. 일 년에 한두 번 혹은 세 번도 가지만 모두 여름에 간다. 작년에도 여름에만 세 번을 갔다. 아르항가이를 거쳐 하라호름과 어기노르 호수를 다녀왔다. 올해에는 고비에 가는데 매년 갔던 곳이 아닌 차강소브라가라는 새로운 곳이다. ‘차강소브라가는 남 고비라 불리는 지역으로 20여 년 전에 가보고 올해에 가게 되었다. 몽골에 가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초원이나 광야에서 느끼는 소중한 경험 때문이다. 그 느낌은 매우 특별하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이후로 어떤 공간에 가면 냄새로 그곳을 기억하게 되는데 초원에 가면 그곳의 향기가 더 압도적으로 향기롭게 느껴진다. 초원이나 광야에는 허브가 자란다. 사실 그 초원의 향기는 허브향인 것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초원이나 광야에서 맨몸으로 바람을 맞다 보면 그 바람에 섞여 날아온 향기는 얼마나 놀랍고 향기로웠던가!

오래전 처음 고비에 갔을 때 광야에서 나는 강렬한 허브에 반했고 그 향기에 취했다. 그것은 창조의 냄새였고 태초의 향기였다. 에덴은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향기로 충만했던 곳이리라. 나는 고비에서 에덴을 생각하고 태초의 향기를 맡는다. 척박한 고비이지만 오히려 그곳에서 나는 에덴을 경험한다. 에덴의 아름다움은 눈이 아닌 향기로 느끼는 은혜의 체험이었다.

 

또 하나의 기억은 들꽃이다. 들꽃의 아름다움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몽골의 여름 초원은 들꽃의 정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땅에 달라붙어 눈에 잘 띄지 않아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광야에서 들꽃을 만나면 그 생명력에 감탄하고 만다. 들꽃은 보기에는 별 볼 일 없어 보이지만 그 생명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들꽃의 뿌리는 깊이 박혀 있어 맨손으로는 땅을 헤집고 그 뿌리를 뽑을 수 없을 만큼 깊고 강하다. 들꽃은 햇볕과 바람과 메마른 대지 위에 헐벗은 모습으로 피어있지만, 나는 들꽃에서 삶을 생각하고 인생을 보았다. 나는 들꽃처럼 살고 싶었다. 그래서 한때 우리 공동체의 이름을 들꽃공동체라 부르고자 했었다.

 

 

 

허브향 가득한 들꽃의 정원을 보았는가? 고비에는 허브향 가득한 에덴의 정원이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황망하고 절망적인 광야에 놀랍게도 에덴의 정원이 있다. 허브와 들꽃, 바람과 뜨거운 햇빛으로만 만들어진 정원이다. 그런 에덴의 정원이 있는 고비가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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