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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439 몽골에 바라는 것

   몽골에서 총리가 온다고 며칠 전부터 준비가 요란스럽다. 우리나라에 공식방문을 하면서 첫 번째 일정이 우리학교 방문이라 한다. 몽골은 소위 이원집정부제의 권력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양분해 갖고 있지만 실상은 총리의 권한이 더 강한 나라다. 그런 의미에서 총리의 방문은 매우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나는 총리가 오면 오는 것이지 라고 생각하였지만 교사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자국 총리의 방문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몇날며칠 청소를 하고 준비를 한다. 총리가 일 년에 한 번씩만 와도 우리 학교는 매우 깨끗해질 것이라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었다. 

총리가 오면 학교측 대표로 내가 환영사를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총리를 위한 공연도 준비를 했다. 나는 무슨 말로 환영을 할까? 환영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몽골정부의 대표에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생각한다. 나는 왜 몽골학교를 설립하였는가? 나는 어떤 생각으로 지금까지 몽골학교를 이끌어 왔는가? 총리에게 무엇을 바라는가를 말하여야 한다.

아침부터 생각을 했지만 도무지 할 말이 없다. 고작 잘 왔다고 한국에서 원하는 일정을 잘 소화하고 돌아가라고 하면 될 것이 아닐까? 나는 왜 몽골학교를 세워 이 고생을 하며 살았을까?

총리에게 이 말만은 해주어야겠다. 나는 23년 전 8명의 오갈 데 없는 몽골 아이들을 만나 작은 공부방을 시작했다. 지난 23년 동안 단 하루도 제대로 편히 살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이 되었고 초로의 중년으로 늙어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충분히 행복했고 감사하기 때문이다. 나는 몽골학교를 통하여 너무 많은 은혜를 받았기 때문이다.

총리에게 바라는 것 하나는 우리 학교를 잊지 말아달라는 것뿐이다. 한국에 어느 작은 한국인 한사람이 몽골을 너무 사랑하여 눈의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몽골과 몽골아이들을 위해 한평생을 헌신하여 한국에 작은 몽골학교가 세워졌다. 그것을 기억해주면 그것만으로 되었다 말해 주어야겠다.

나는 몽골정부에 바라는 것이 없다. 그들이 나에게 줄 것도 없지만 바라는 것이 없으니 받을 것이 없다. 그저 우리 학교 아이들이 미래의 몽골을 잘 이끌어 갈 지도자가 되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그것이 우리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의 다리가 되어주면 족하다. 나는 몽골을 사랑한다. 몽골아이들을 사랑하므로 몽골학교를 설립했고 비록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내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몽골 학교를 통하여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몽골학교를 설립할 것이고 몽골학교를 하다가 또 눈을 잃어버린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 몽골학교는 의미 있는 사역이었고 많은 보람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고 몽골에 요청할 말도 없다. 오늘은 총리에게 한국에 오셨으니 일정을 잘 소화하고 건강히 돌아가시라고 말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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