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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섬사람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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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섬사람들이야기3월
길가는 나그네들에게 겨울은 잔인합니다. 너무 추워서 하루의 삶도 참아내기가 힘듭니다. 그러다 아프기라도 하는 날이면 괜히 눈물만 납니다. 먹을 것 없고 쉴 곳도 없는 날이면 절망입니다. 그런 나그네들을 위해서라도 나섬이 있어야 합니다. 겨울을 함께 보내면서 우리는 또 여기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여러분이 계셨기에 나섬이 존재할 수 있었고 그래서 고단한 나그네들에게 잠시라도 위안이 되었기에 고맙습니다.

이란에서 온 아브라함 '자파드 형제'의 가정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몇년전 외국인 근로자로 왔다가 나섬에서 세례를 받고 자국으로 돌아갔던 그는 2년 전 온 가족을 이끌고 아브라함처럼 무조건 나섬을 찾아왔습니다. 신학공부를 하고싶다며 제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그순간 저는 화들짝 놀라고 가슴이 답답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황당한 경우를 처음 보았기 때문이지요.
그날부터 저는 그 가족을 아브라함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네 식구는 머물 곳도 없어 지금까지 우리 공동체 쉼터에서 살고 있습니다. 2년 동안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했지만 이번에 한국어인증시험(3급)에 낙방하였습니다. 장로회 신학대학에 조건부입학을 하고 이제 한국어 인증만 받으면 되겠구나 하던 우리 모두에게는 큰 실망이었습니다. 남아있는 비자 기간도 없으니 큰일났다 싶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이란에서 슬픈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자파드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낙심하고 힘들어 하던 자파드에게는 큰 시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시험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인도 형제 판가즈가 신대원에 합격하였습니다. 떨어지고 합격하고 우리는 언제나 이렇듯 역동적입니다. 좋아만할 수도 슬퍼만할 수도 없는 인생의 교차점이 나섬의 일상입니다.

몽골학교의 재정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볼 것이라고 장담하고 믿었지만 그래도 스트레스가 여간 아닙니다. 얼마 전 병원에 갔더니 혈압이 너무 높다고 조심하라네요. 심장도 부정맥이 있다고 하니 이러다 홍해가 갈라지는 것 못보는 것 아닌가 싶어 걱정도 됩니다. 그래도 마음 편하게 살아야지 생각하지만 돌아서면 긴 한숨만 나옵니다. 그래도 즐겁고 행복한 것이 제겐 나섬이 운명인 것 같습니다. 웃기죠?

3월이 되면 나섬은 왁자지껄합니다. 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몽골 아이들과 이주 여성들의 한국어 학교, 그리고 점심 무료급식에 오시는 어르신들까지 ...
광나루 골목 끝 작은 나섬에서는 오늘도 생명과 희망이 절망과 함께 교차합니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큰 바닷가처럼 오늘도 파도가 쉴 새 없이 나섬과 나그네들 사이에 오고 갑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이 희망과 생명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광장동 골목끝자락에서 유해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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