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1일 우리학교 7학년 여학생인 설렁거가 몽골로 돌아갑니다. 우리학교를 거쳐간 아이들이 수없이 많고 몽골로 돌아간 아이들도 많지만 오늘은 특별히 설렁거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설렁거는 4년전인 2005년 엄마와 함께 처음 우리학교를 찾아왔습니다. 그 당시 설렁거는 초등하교 5학년 재학 중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한국에 온 것은 6살 때. 2년간 유치원을 다니고 당연히 자연스럽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한국아이와 똑같이 생활하였습니다. 아이는 몽골 알파벳을 배우기전 가나다를 먼저 익혔고 몽골어보다는 한국어를 더 쉽게 배웠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잠깐씩 만나는 부모보다 학교에서 한국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이지요. 아이는 한국에 살면서 별다른 불편함 없이 잘 지냈습니다. 아이의 부모도 매일 일하느라 아이의 교육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부모가 문득 아이를 보고 몽골어를 전혀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아 이 아이는 한국아이가 아닌데... 곧 몽골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쩌나!"그날부터 엄마는 고민에 빠졌고 주변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마침 그 때 우리 몽골학교에 가보라는 얘길 들었고 그날로 아이를 데리고 우리학교를 찾아온 것이었죠. 아이의 한국어 실력은 고급반 수준이었지만 몽골어는 초등 1학년과 함께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는 어린 동생들과 몽골어 공부하는 것이 자존심 상했는지 처음 3개월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학교에 간다고 집을 나와서는 전철역사에 앉아있거나 놀이터에 있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러다 점차 몽골친구들과 친해지고 몽골어를 익히기 시작하여 이젠 몽골어를 잘 하고 잘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가 먼저 몽골에 가셨고 아이는 엄마 곁으로 가기로 한 것입니다. 이제 아이는 한국어는 물론 몽골어와 영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하며 컴퓨터를 할 줄 아는 글로벌리더로서의 기본교육을 받고 몽골로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몽골에 가면 바로 학교에 전학하여 7학년을 마치게 되겠지요. 아이는 몽골에서 대학에 들어가면 다시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싶다며 그때 다시 우리학교에 찾아오겠노라고 하였습니다. 하마터면 몽골아이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사춘기에 방황할 뻔하였지만 부모가 결단하고 우리학교에 보낸 것이 아이를 살린 것입니다. 우리학교는 이렇게 아이들이 몽골인으로서 당당하고 자신있게 자라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한국인들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 자라나는 이 아이들은 한국을 이해하고 한국을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한국어에 능통한 이 아이들이 몽골에 돌아가면 한국과 몽골이 친구의 나라로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몽골학교에서는 몽골을 변화시킬 리더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기대하십시오. 불과 30-40년이 지나지 않아 몽골의 대통령, 대기업가, 법조인, 학자, 의학박사, 목회자 등의 모교가 바로 재한몽골학교가 될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