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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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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22 16:46 조회10,4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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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아이들과 함께 산행을 하였습니다.
60여명의 아이들과 교사들과 함께 아차산 중턱까지 오르내리는데 2시간 반 정도 
걸리더군요. 
산행이라고는 하지만 길이 완만하고 계단도 잘 되어있어서 동네 뒷동산에 오르는 
가벼운 기분으로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 바가지로 약수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땀을 흘리며 아이들과 손잡고 토요일 오전시간을 보내고 나니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가는 길에 칭벌러르(남, 7세)의 손을 잡고 갔는데 한국에 온 지 9개월 되었다는 어린녀석이
저에게 유창한 한국말로 묻더군요. "우리 몽골학교가 너무 좋아요. 선생님은 어떻게 이런 좋은 
학교를 만들었어요?  왜 만들었어요?" 
어린아이가 하는 말이 기특하기도하고 한국말을 하도 잘하니까 기가차기도 해서 잠시 할 말을 
잊었습니다. 그러다가  "음~ 너희 몽골아이들을 사랑해서..."  제가 학교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대답하였지요. 그리고 제가 되물었습니다.  "칭 벌러르, 너는 이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사장되고 싶어요"  "왜?"  "돈 많이 벌어서 이런 몽골학교 만들고 싶어요."  "... ..."  
순간 감동이 되어 할 말을 잊었습니다.
우리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고 학교에 다니는 것을 즐거워하니 제 맘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지난 8월 29일, 우리학교에 '잉흐만다흐'라는 5학년 남자아이가 전학을 왔습니다. 그 아이는 한국에 온지 8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한국말은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전학시키고자 하는 이유를 그 어머니께 물었더니, "우리 애가 한국와서 한국 유치원 다니고 한국초등학교 다니다가, 제가 일자리를 옮기느라 학교를 잠시 안다니다가 다시 한국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다니고 있는데, 지금 몽골말을 전혀 쓸 줄도 할줄도 몰라요. 제가 이제 1년쯤 있다가 몽골 가려고 하는데 아이가 몽골말, 글자 아무것도 모르니까 걱정하고 있다가,  몽골학교가 있다는 말 듣고 회사도 안가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선생님 우리 아들  꼭 받아주세요."
그 어머니로부터 사연을 들으니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아이는 분명 몽골아이이지만 몽골어를 쓸 줄도 할 줄도 모르는 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아이는 풀이 죽어 고개도 제대로 들지못하고 묻는 말에 자신있게 대답하지도 못하였습니다. 한국아이도 아니고 몽골아이도 아닌 채 자신감도 잃고 활기도 없어 보였습니다.
5학년이 정원 초과인 상태였지만 우리학교가 아니면  그 아이가 갈 곳이 없겠구나 생각되니 뿌리칠수가 없더군요. 결국 그 아이를 받아주었고 그 아이가 우리학교에 온 지 이제 달포가 되었습니다. 처음 우리학교에 왔을 때의 모습과 지금 그 아이의 모습은 확연히 다릅니다. 지금은 너무나도 의기양양(?)한 모습입니다. 얼마나 장난꾸러기이고 활달한지... 너무 활기가 넘쳐 야단을 쳐야될 정도입니다.
아무튼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고 쉬는 날이면 학교가는 날을 기다린다고 하니,
학교를 운영하는 저희들 마음엔 보람과 기쁨이 한층 더해집니다.
오늘 산행은 그래서 더 기분좋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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