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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학교와 미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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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22 16:46 조회9,2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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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은 분명 선택받은 나라인 것처럼 보인다. 세계의 경찰로 ‘팍스 아메리카나’를 이룩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도 지켜야 하고 이라크도 지켜야 하는 미국 사람들은 참으로 바쁠 것도 같다. 머리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세계의 지도자로 군림하고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막강한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미국은 분명히 힘이 세다. 골리앗처럼 그들에게는 엄청난 군사력과 경제력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미국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미국에 유학가는 것은 곧 출세와 성공을 위한 징검다리이며, 실제로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주류집단은 미국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은 미국 사람들이 쓰는 영어를 공통어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 역시 평생 영어공부에 보낸 시간이 여간 적지 않다. 그래도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니 어지간히 머리 나쁘고 무능한 나다. 그래서인지 몇몇 아는 친구들은 자식들 유학 보내고 아니면 한국에 있는 미국학교로 보내어 조기영어 교육을 시키는 모양이었다. 한 달에 거의 일백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학비를 들여서라도 미국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미국 학교는 인가만 받으면 장사(?)가 된다. 무진장한 한국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안달이 날 정도니 걱정없이 학교를 운영하고 돈도 버는 모양이다. 몽골도 한때는 미국처럼 ‘팍스 몽골리카’를 외치던 국가인데... 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보다 더 막강했던 칭키스칸의 나라였는데... 이제 몽골은 지도에서 찾기도 쉽지 않은 가장 빈곤한 나라로 전락했다. 세계를 지배하던 권력도 무상하게 이름 없는 약소국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지는 낙옆을 보면서 미국도 저 몽골처럼 언젠가 세계에서 가장 볼품없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나라 사람들 얼굴 보는 것도 힘들지 모를 판이다. 힘이 정의라고 틸리히인가 뭔가가 말했다는데 정말 힘은 한때의 정의를 규정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시점의 일일뿐, 영원한 역사를 담보하지는 못한다. 몽골학교를 시작해 벌써 수년이 흘렀고, 미국 학교처럼 외국인학교로 인가도 받았는데 우리 학교에는 한국 아이들이 올 생각을 안한다. 아예 이런 학교가 있는지도 모르니 사실 얼토당토않은 넋두리일 뿐이다. 역사는 이렇게 두 모습으로 드러난다. 지는해와 뜨는해의 차이일까? 지나간 영화와 현존하는 영화의 세속적 차이일까? 오늘 우리 학교에 또 몽골아이 하나를 받아달라며 젊은 몽골 엄마가 찾아왔다. 용인에서 일한다는 젊은 몽골 여인은 여섯 살 먹은 딸아이를 맡아달라며 졸라댔다. 아이의 아빠는 오래전 사망했고 지금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도 했다. 아이가 너무 보고 싶어 두 달전 몽골에서 아이를 데려왔다며, 그러나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아이를 우리 학교에 맡기고 싶단다. 그런데 학교하고 집이 너무 멀어 우리 학교 기숙사에서 받아달라고 부탁이다. 이미 기숙사는 정원을 초과하여 더 이상 받을 수 없는데도 아이의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졸라댄다. 미국학교에는 한국 아이를 입학시켜 달라며 비싼 학비는 걱정하지 말고 무조건 받아 달라고 졸라댄다. 젊은 한국 엄마는 아이의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미국학교에 입학시키려 한다. 오늘 내겐 가난하고 불쌍한 몽골엄마가 찾아와 그렇게 졸라대고 돌아갔다. 그리고 또 다른 한국엄마는 미국인 교장에게 그렇게 부탁하고 돌아갔을 것이다. 다시 세월이 흘러, 어느 날 ‘팍스 몽골리카’를 꿈꾸던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날 우리 학교도 그 위상이 바뀔까? 내게 그런 꿈은 없다. 그러나 오늘 이주노동자의 자녀와 그들의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에, 그리고 우리 사회에 편만한 미국 편력주의에 이렇게라도 빈정거리고 싶은 것이다. 2005.11.5 이사장 유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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