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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몽골학교이야기-멘토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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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21 18:13 조회3,8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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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이강애

1)재한몽골학교 설립의 의미와 배경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재한몽골학교는 이름 그대로 한국에 있는(在韓) 몽골학교입니다. 현재 몽골 이외의 나라에 세워진 몽골학교는 재한몽골학교가 유일할 것입니다. 우리학교가 1999년 개교한 후에 몽골교육부에 학력인정을 받고자했을 때 몽골교육부에서 우리에게 준 대답은 "몽골이외의 국가에 몽골학교가 세워진 유래가 없으니 먼저 한국정부로부터 인가를 받는다면 우리도 당연히 학력인정을 해주겠소."라는 답변을 주었으니 이러한 사실을  보더라도 재한몽골학교가 해외에 세워진 유일한 몽골학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인권 변호사 한 분은 수 년 전 우리 몽골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라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자국이 아닌 타국의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상에 널리 알려 자랑해야할 자랑거리라고까지 이야기 했습니다. 그것도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가 자발적으로, 한국이나 몽골정부의 지원도 없이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웠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몽골학교관계자들을 격려하였던 일이 기억납니다.

재한몽골학교는 약 11년 전인 1999년 8명의 몽골아이들로 시작된 학교입니다. 지금도 전교생의 수는 70~80명 정도로 작은 학교입니다. 하지만 개교 이래 지금까지 재한몽골학교를 거쳐 간 학생의 수는 수백 명에 이릅니다. 지금은 학교장 재량에 따라 초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에도 갈 수 있는 길이 열려있습니다만, 우리학교가 개교할 당시 외국 아이들은 한국학교에 갈 수 있는 길이 전혀 없었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 온 외국아동들은 자국 정부에서 자국민의 자녀를 위해 세운 학교가 있었으니 학교에 갈 걱정이 없었겠지요. 하지만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들어온 부모를 따라 입국한 이주근로자자녀들은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몽골학교가 세워진 것이지요. 오랫동안 외국인근로자들을 돕던 한국인 목사님께서 외국인근로자들 사이에서 아이들을 보게 된 것입니다. 부모가 일터로 나간 사이 갈 곳 없는 아이들이 길거리를 배회하거나 집안에 방치되어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나머지 학교를 세운 것입니다.

처음엔 8명이던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 30~40명을 넘게 되었고 처음에는 주로 초등학생들이었으나 현재는 중학교 3학년까지 80여 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2)몽골학교 재학생의 유형

아이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아닌, 중도에 부모를 쫓아 입국한 경우입니다. 몽골인들은 우리와 생김새가 매우 흡사하고 거리도 비행기로 3시간 정도 걸리는 멀지않은 곳입니다. 그래서 몽골인들이 한국에 일자리를 찾아 많이 들어오고 있고 그 비율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현재 몽골국의 인구가 270만 정도라고 하는데 국내에 유입된 몽골인은 3만 3천 명정도 입니다. 몽골인 100명 중 1명은 한국에 이주한 상태인 것이죠.
몽골은 아직도 목축업이 50%를 차지하는 유목국가입니다. 세계에 마지막 남은 유목민인지도 모릅니다. 유목민은 여러 가지 특징을 갖고 살아가지요. 그 중 대표적인  특징은 어딜 가든 가족이 함께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유목민은 초원에서 게르라고 하는 이동식 천막가옥에서 생활합니다. 양과 염소가 물과 풀이 있는 곳을 찾아가면 그 가축 떼를 따라 사람들도 이동하며 사는 것이지요. 그때 가족은 함께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유목민의 습성이 타국에 갈 때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몽골인들이 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 입국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오거나 불러들여 함께 사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한시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왔지만 가족은 떨어져살면 안된다는 철칙이 있기에 근로를 하기 위해 오면서도 가족을 동반하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유목민의 가족단위 생활방식을 길게 설명한 이유를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바로 재한몽골학교의 설립 배경을 말하고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 중 국내에 돈을 벌기 위해 온 근로자의 숫자가 가장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단신으로 온 경우입니다. 혼자 와서 돈 벌고 그 돈을 고향의 친척과 가족에게 보내는 것이 상식이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유목생활을 하던 몽골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타국에 가더라도 가족과 헤어져 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국내의 70여만명 외국인근로자 숫자비율로 볼 때 몽골인은 5%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자녀들의 비율은 전체 외국인근로자 자녀의 80%에 달합니다.
그러므로 11년 전 이주근로자자녀는 대부분 몽골아동들이었고 그래서 몽골학교가 세워지게 된 것입니다.
몽골학교의 재학생비율을 보아도 부모가 근로자인 경우가 가장 많은 비율(70%)을 보이고 그 다음이 사업이나 유학생으로 오는 경우이며, 10%정도는 부모 중 한 편의 재혼으로 중도입국하는 경우입니다.
학교에 전입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몽골로부터 갓입국하여 들어오는 학생이 90%이상을 차지하며 한국학교에 다녔으나 적응하기 어려웠거나, 몽골교육을 받기위해 전학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한국학교에 다니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몽골학교에 전학온 학생들은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사고가 발달하고 자아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기이므로 한국학교에서의 따돌림이나 놀림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3)멘토링시 유의할 점과 지켜야할 것들

본교학생들과 멘토 멘티의 관계로 맺어져 앞으로 아이들을 만나게 될 때 바라는 점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본교의 몽골아동들이 우리사회의 소외계층이며 도와야할 대상임은 분명하지만 일방적인 시혜의 눈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대할 때 무조건 불쌍하다는 생각으로 지나친 호의를 베풀거나 너무 자주 칭찬해주는 것은 지양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대할 때 아이들이 기본적인 예의나 태도를 벗어날 경우 엄격하고도 단호하게 바로잡아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처음부터 끝까지 선생님의 입장을 지켜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약속시간을 잘 지키도록 멘토께서 먼저 모범을 보이시고,  멘토께 미리 양해를 구하지않은 상태에서 만나는 장소에 나오지 않거나, 허락없이 다른 친구를 데리고 오는 경우는 반드시  바로잡아주고, 담임선생님이나 기숙사 선생님께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 한 달에 한 번 문화행사로 밖에서 만나는 것과 정기적인 만남 외에 밖에서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은 가급적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꼭 만나야할 경우 학교에  그 사실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네 번째, 아이들과의 만남을 갖기 전 아이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담임선생님 혹은 기숙사선생님과 만나 아이에 대한 전이해가 있은 후 멘토링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에 의해 어린 나이에 힘겨운 타국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의 일반아동들에 비하면 안타깝고 애처로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거듭 이야기하지만 일방적으로 잘해주려는 생각보다는 아이들과 상호 교감하면서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노력하면서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주길 바랍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한다면 아이들이 그 진심을 알고 따르게 될 것입니다.

형과 아우의 만남이 될 수도 있고, 선생님과 제자의 만남이 될 수도 있으며, 멘토와 멘티의 만남이기도하지만 여러분과 우리 아이들과의 만남은 국가와 국가 간의 만남이기도 합니다. 몽골과 한국의 만남, 한국과 몽골의 만남이기도 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본교의 아동들을 만나면서 단편적이지만 몽골을 알게 되고 그 문화를 이해하게 되듯이 아이들 또한 여러분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게 될 것입니다.

몽골에서는 한국을 '솔롱거스'라고 부릅니다. 솔롱거는 한국어로 '무지개'라는 뜻이지요. 무척 신비롭고 좋은 이름이지요. 어쩌면 다문화를 가장 잘 표현하는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서로 다른 일곱 빛깔이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다운 무지개가 만들어지듯이 우리 사회 안의 서로 다른 언어와 인종, 문화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사회는 '아름다운 무지개가 뜨는' 진정한 솔롱거스(무지개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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